[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박민 KBS 보궐사장 후보자가 2021년 문화일보에 휴직계를 내고 3개월간 일본계 기업 자문을 맡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KBS 이사회는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박민 후보자는 해당 기업의 경영상 이유를 들어 거부했다. 또 박민 후보자는 ’KBS 사장 내정설‘과 관련해 터무니없다며 ”윤석열 대통령과는 취재원 관계 외에 특별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4일 KBS 이사회는 박민 후보자에 대한 심사 면접을 진행했다. 이사회는 이날 후보자 3인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 후 최종 후보자를 선출한다.
박민 후보자는 문화일보 출신으로 법조언론인클럽 회장을 지냈으며 지난 5월부터 서울대 출신 언론인 모임 관악언론인회 회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인 박민 후보자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대학 후배다. 또 최근 표결로 선출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역시 법조언론인클럽 회장을 지냈다.

이사회는 박민 후보자에 대해 ‘KBS 사장 내정설’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문화일보 재직 당시 기업 자문 겸직 논란’ 등을 집중 질의했다.
야권 추천 이사들에 따르면 박민 후보자는 2021년 4월부터 6월까지 문화일보 보도국장 퇴임 직후 휴직계를 내고 일본계 다목적 아웃소싱 회사 ‘트랜스코스모스코리아’에서 월 500만 원의 급여를 받고 자문을 맡았다. 지난달 이사회는 ‘트랜스코스모스코리아’ 업무 관련 자료를 요구했다. 그러나 박민 후보자는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박민 후보자는 이날 면접에 앞서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경영상의 이익이나 대표자의 개인적인 신상 때문에 자료 제출은 힘들다”며 “당시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받고 자문을 맡았다”고 밝혔다. 박민 후보자는 “이 업체가 일본계 다국적 아웃소싱 화사인데, 수익 전액을 국내에 투자하고 고용을 많이 하는 회사”라며 “제가 당시 자문을 맡을 때 반일 감정이 고조되던 상황이었다.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업 대표가 저에게 자문을 요청한 것이다. 그와 관련한 것은 공식 기록으로 남아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조숙현 이사가 “주 1회 회사에 방문해 3개월간 자문을 했나”라고 묻자 박 후보자는 “기본적으로 방문 작업이고, 전화·오찬 등을 통해 자문했다”며 “법률적이거나 실무적인 자문이었으면 변호사가 맡았을 것인데, 당시 대표가 저에게 기대한 자문은 전반적인 정세 분석이나 기업 이미지와 관련한 것이기 때문에 임원들과는 2차례 회의를 했다”고 말했다.
조 이사가 “3개월간 임원이 포함된 회의에서의 자문은 한두 차례였고, 그 외에는 대표이사 개인에 대한 1대1 자문으로 이해하면 되나”라고 묻자 박민 후보자는 “그렇다”면서 “어떨 때는 자문이 30분 안에 끝날 때도 있었고, 심각할 때는 3시간씩 할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자문 업무가 사실상 기업의 홍보팀의 역할로 보이고, 그 업무를 언론사 편집국장으로 지냈던 본인이 월급 500만 원의 급여를 받고 하는 것은 이해충돌 소지가 있어 보인다’는 지적에 박민 후보자는 “편집국장을 끝냈기 때문에 맡은 것”이라며 “기업 자문을 맡을 당시 휴직한 회사에 단 한 차례도 전화한 적이 없다. 이해충돌과 관련해 권익위에 물어보니 ‘그 정도 수준은 괜찮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사장 내정설’과 관련해 박민 후보자는 “그걸 확인하러 전화한 기자들이 많았는데,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분명히 답변했다”고 말했다. 또한 박민 후보자는 ‘윤 대통령 친분설'을 일축했다. 그는 “사회부장, 편집국장 당시 취재원 관계 외에 특별한 것은 없다”며 “(대선) 당시 그쪽에서 선거 운동을 도와달라는 요청이 있었을 때 정식으로 거부한 바 있다. (정치 쪽에)관심이 있었으면 그때 손들고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일형 이사가 수신료 분리징수와 관련해 “너무 손쉬운 해법만 내놓고 있다”며 “KBS를 쉽게 판단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자 박민 후보자는 “KBS를 쉽게 생각해본 적 없다”며 "수신료 문제는 누구든 깔끔한 해법을 내놓을 수 없을 것이다. 시행령이 개정된 이상 유일한 방법은 신뢰회복의 노력을 바탕으로 한전과 접극적인 협상을 하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민 후보자는 모두 발언에서 “KBS의 진짜 위기는 국민의 신뢰 상실”이라며 “국민이 등을 돌린 것은 공익과 공정의 가치를 외면하고 편파방송을 했기 때문이다. 전직 KBS 사장은 노조 등 특정 세력을 등에 업고, 경영권을 장악한 뒤 효율성을 외면한 채 퇴행을 거듭해 왔다”고 말했다. 박민 후보자는 “국민들은 KBS의 왜곡된 인식과 잘못된 관행에서 자유로운 외부 인사가 뿌리부터 개혁하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 후보자는 경영계획서에서 사장 취임 직후 불공정 보도에 대한 사과 및 재발방지 다짐 기자회견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불공정 TV·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 즉시 교체 ▲오보 당사자 엄중 문책 ▲제작 자율성 명목으로 약화된 게이트 키핑 대폭 강화 및 거부 제작자 업무 배제 등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방만 경영 비판과 관련해 박민 후보자는 저성과자를 퇴출하고 호봉제를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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