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이사회의 사장 후보자 선출이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사장 재공모가 확실시 되는 상황으로 박민 사장 내정설은 설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이사회는 6일 사장 후보자 결선투표 대신 간담회를 개최한다.

5일 밤 여권 추천 이사들은 사장 선출 과정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제안했고 야권 추천 이사들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 추천 이사들은 간담회에서 '사장 재공모'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오전 여권 추천 김종민 이사가 사의를 표명했으며 야권 추천 이사들은 결선투표를 위한 이사회에는 불참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종민 이사가 참석하지 않을 경우, 여권 추천 이사들이 결선투표를 강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6인 이상이라는 의결 정족수에 모자라기 때문이다. 현재 KBS 이사회 여야 구도는 6대 5다. 

여기에 최재훈 후보자가 5일 저녁 돌연 사퇴하는 일이 벌어져 사장 내정설이 불거진 박민 후보자만 남게 됐다. 결선투표가 아예 불가능해졌다는 얘기다.  

지난 4일 KBS 이사회가 박민·최재훈·이영풍 후보자 면접 심사를 진행하고 최종 후보자 선출 투표를 진행했으나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다. 여권 이사들 사이에서 이탈표가 발생했다는 것으로 김종민 이사의 사의 표명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얘기가 많다. 

결국 다득표자인 박민·최재훈 후보 양자 결선투표가 당일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서기석 이사장이 합의된 사장 후보 선출 규칙을 깨고 결선투표를 6일 오전 9시로 연기했다. 서 이사장은 '이사 한 분의 피치 못할 사정으로 투표를 진행하지 않고 6일 오전 9시에 재개한다'고 통보하고 의사봉을 두들겼다고 한다.

현재 KBS 양대노조 모두 ‘낙하산 사장’을 경계하며 재공모를 촉구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결선투표가 연기된 직후 성명을 내어 “지금이라도 이사회는 졸속 선임 과정임을 인정하고 공모절차부터 다시 시작하라”며 “더이상 정부의 지령을 받아 낙하산 인사를 사장으로 앉힐 생각일랑 애초에 접어라"라고 촉구했다.

보수성향 KBS노동조합과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KBS방송인연합회는 5일 공동 성명을 내어 “KBS 이사회는 이제라도 정신차리고 박민 소동으로 벌어진 이 혼란을 빠르게 수습해야 한다"며 "하루빨리 재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진정으로 KBS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장 후보를 제청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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