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KBS 이사회의 사장 후보자 선출 절차가 결국 잠정 중단됐다.

6일 열린 KBS 이사회는 운영 이사들을 통해 사장 선출 과정 전반에 대한 입장을 모은 뒤, 논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사장 후보자 재공모가 유력해 보인다. 

여야 추천 이사가 간담회로 합의했던 이날 KBS 이사회는 서기석 이사장이 ‘결선투표’를 산회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재공모’ 등 사장 선출 관련 논의는 일부 이사의 불참, 현 상황에서 결론 불가 등의 이유로 진행되지 않았다. 사의를 표명한 김종민 이사와 재판 변호인 일정으로 조숙현 이사가 불참했다. 

KBS 이사회는 여·야 운영 이사 통해 사장 선임 절차 전반에 대한 입장이 모아지면 관련 논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KBS 여·야 운영 이사는 각각 이은수, 정재권 이사다. 

지난 4일 KBS 이사회는 박민·최재훈·이영풍 후보자 면접 심사를 진행하고 최종 후보자 선출 투표를 진행했으나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다. 여권 이사들 사이에서 이탈표가 발생했다는 얘기다. 또한 이탈표가 김종민 이사의 사의 표명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얘기가 많다.

당일 다득표자인 박민·최재훈 후보 양자 결선투표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서기석 이사장이 합의된 사장 후보 선출 규칙을 깨고 결선투표를 6일 오전 9시로 연기했다. 서 이사장은 '이사 한 분의 피치 못할 사정으로 투표를 진행하지 않고 6일 오전 9시에 재개한다'고 통보한 뒤 의사봉을 두들겼다고 한다.

현재 최재훈 후보자의 돌연 사퇴로 사장 내정설이 제기된 박민 후보자가 단독 후보가 된 상황이다. 현재 KBS 양대노조 모두 재공모를 촉구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6일 오전 KBS 본관 앞에서 '낙하산 인사 반대 및 재공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성원 KBS본부장은 “새로 들어온 여권 추천 이사장과 이사들은 본인들이 졸속으로 선임되다 보니, 사장 선임마저 졸속으로 하면 될 줄 알았나 보다"라며 "여·야 이사 합의를 통해 만들어진 사장 선임 규약도 스스로 무너뜨렸다”고 규탄했다. 강 본부장은 “헌법재판관 출신 이사장에게 법과 원칙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절차적 정당성과 최종 후보자인 박민은 자격을 상실했다”며 재공모를 촉구했다.

보수성향 KBS노동조합과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KBS방송인연합회는 5일 공동 성명을 내어 “KBS 이사회는 이제라도 정신차리고 박민 소동으로 벌어진 이 혼란을 빠르게 수습해야 한다"며 "하루빨리 재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진정으로 KBS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장 후보를 제청하라”고 말했다.

한편 박민  후보자는 문화일보 논설위원 출신으로 법조언론인클럽 회장을 지냈으며 지난 5월부터 서울대 출신 언론인 모임 관악언론인회 회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인 박민 후보자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대학 후배다. 또 최근 표결로 선출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역시 법조언론인클럽 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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