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 보궐사장 공모에 내정설이 불거진 박민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지원했다. 2017년 KBS 파업의 도화선이었던 고대영 전 KBS 사장도 이번 공모에 지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언론노조 KBS본부)는 "함량 미달 지원자만 가득하다"며 재공모를 촉구했다.
KBS 이사회(이사장 서기석)는 지난 21일부터 25일 오후 6시까지 실시된 제26대 사장 후보자 공모 결과, 총 12명이 지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후보자들 이력을 보면 KBS 외부 출신은 2명, 내부 출신은 10명이다. 외부 출신은 박민 문화일보 논설위원, 박문혁 케이큐뉴스 대표기자다. 내부 출신은 ▲고대영 전 KBS 사장 ▲박선규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김인영 전 KBS 보도본부장 ▲최철호 전 KBSN 사장 ▲권혁부 전 KBS 대구방송총국장 ▲전진국 전 KBS 부사장 ▲배재성 전 KBSN 부사장 ▲황우섭 전 KBS 이사 ▲최재훈 전 KBS 노동조합 위원장 ▲이영풍 전 KBS 노동조합 정책공정방송실장 등이다.

KBS 이사회는 후보자들이 낸 지원서와 경영계획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서류 심사를 거쳐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할 계획이다. 이후 KBS 이사회는 압축된 후보자 3명을 대상으로 10월 4일 면접심사를 실시,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한다. KBS 사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이다.
이번 KBS 사장 임명과정에서 시민참여단 구성·운영 방식은 채택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양승동·김의철 전 KBS 사장은 시민참여단을 상대로 정책설명회를 실시하고, 시민평가단 점수와 이사회 평가를 합산해 사장 자리에 올랐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시민참여단 구성을 요구했으나 여당 추천 이사들이 거부했다.
박민 KBS 사장 내정설이 돌고 있다. 박 논설위원은 2019년 법조언론인클럽 회장을 역임했다. 최근 임명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법조언론인클럽 회장 출신이다. 지난 4월 임명된 한국언론진흥재단 상임이사 3명도 법조기자 출신이다. 박 논설위원은 지난 5월부터 서울대 출신 언론인 모임 관악언론인회 회장을 맡고 있다. 박 논설위원은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으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대학 후배다.
KBS 구성원들은 박 논설위원 반대입장을 밝혀왔다. 보수성향의 KBS 노동조합은 일찍이 "전문성도 없는 무경험자가 권력과의 친분으로 사장이 되면 개혁 명분을 잃는다"며 박 논설위원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25일 성명에서 "알려진 건 오직 현 대통령과의 친분뿐"이라며 "만약 정권의 지령을 받아 공영방송 축소를 위해 사장으로 오는 것이라면 애초에 꿈을 접어라"라고 비판했다.
고대영 전 사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해임된 후 해임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 지난 6월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해임사유 중 ▲KBS 신뢰도·영향력 하락 ▲조건부 재허가 판정 ▲파업사태 초래 및 직무수행능력 상실 등에 대해 고 전 사장의 책임이 인정되지만 해임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고 판결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언제적 고대영인가. 박근혜 정권 당시 최순실 보도 참사를 이끌어 공영방송의 신뢰도 추락 1등 공신으로, 구성원 대다수의 사퇴 촉구를 받았던 인물이 다시 사장에 지원하는 게 말이나 되는가"라며 "법원에서 부당해임 선고를 받았지만, 고대영에 대한 구성원들의 심판은 이미 끝났다. 철면피를 들이미는 그 용기는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다른 KBS 출신 지원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인물들로, 정권의 편에서 서서 KBS보도와 프로그램을 폄훼했거나 동료를 제물 삼아 자신들의 정치적 입신을 노리는 등 공영방송을 나눠먹고 팔아먹은 이들이 다수"라며 "밥상의 반찬이 이토록 형편없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중략)능력을 갖춘 인물이 없다면 공모 절차부터 다시 진행하라"고 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사회에 경고한다. 공영방송 사장을 공석으로 오래 둘 수 없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를 들이대며 함량 미달의 인사를 제대로 검증도 거치지 않고 사장에 선임할 생각은 하지도 말라"면서 "현재 공영방송은 수신료 분리고지와 2TV 폐지 논란 등으로 백척간두의 상황에 있다. 때문에 이번 사장 선임은 공영방송이 직면한 위기들을 타개할 수 있는 능력과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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