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주요 일간지들이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의 119특수구조단을 방문을 두고 ‘통치자를 연상케 한다’ ‘상급자의 현장 시찰 느낌이 물씬 난다'고 입을 모았다. "더 이상 ‘순진한’ 분노로는 해결될 수 없을 것 같다. 곳곳에서 민주주의 감각을 되찾는 훈련부터 해야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건희 대통령, 윤석열 영부남”이라며 “김건희 여사는 사고 나면 뒤로 가만히 있다가 조금 (잠잠해지면)또 팍 하고 나오고, 이 판국에 국민 염장을 지르고 있다”고 질타했다.

11일 대통령실은 김건희 씨가 비공개 일정으로 119특수구조단 뚝섬수난구조대, 한강경찰대 망원치안센터, 용강지구대를 방문해 현장 근무자를 격려하고 이상 징후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여기 계신 분들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문제를 가장 잘 아는 현장의 목소리에 항상 귀 기울이겠다. 여러분이 존재해 주시는 것만으로 국가의 기본이 튼튼해진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마포대교 난간 등을 살펴보면서 “현장에 와보니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한강대교의 사례처럼 구조물 설치 등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앙일보 안혜리 논설위원은 12일 칼럼 <[안혜리의 시선]김건희 여사의 민생 행보>에서 “김 여사는 지금껏 본인에게 불리한 여론이 끓어오르면 공식 석상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대신 ‘우연히 어딘가에서 찍힌 사진’ 같이 변칙적 언론 노출을 반복해왔다”며 “그러다 부정적 여론이 잠잠해졌다 싶으면 광폭 행보를 다시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안 논설위원은 대통령실이 ‘김 씨의 자살 예방 구조현장 방문 일정’ 사진 18장을 공개하고 ‘현장근무자를 격려했다’고 설명한 것을 두고 “당장 ‘대통령 같은 행세’라는 비판이 나왔다. 공개한 사진을 보면 어려운 일 하는 현장 근무자를 챙기는 민생 행보라기보다 어쩐지 상급자의 현장 시찰 느낌이 물씬 나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안 논설위원은 "실제로 김 여사는 이날 현장 근무자들에게 ‘선제적 대응을 당부’하고 순찰인력과 함께 마포대교 도보 순찰에 나서 ‘추가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고도 한다”며 “대통령실은 분명 ‘격려 방문’이라는데 이런저런 뒷말이 나오는 건 결국 대다수 국민이 진정성을 믿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민생 행보도 좋지만 사과가 우선이라는 뻔한 얘기를 또 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구혜영 경향신문 정치부문장은 같은 날 칼럼 <김건희라는 비극 2>에서 김 씨의 22대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을 거론하며 “두 달 만에 ‘김건희라는 비극’이 다시 등장했다”고 비판했다. 구 부문장은 “사실이라면 김 여사는 공적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해 여권 권력지형 변화에 적극 힘을 행사한 셈”이라며 “흔히 견주는 최순실 국정농단과도 비교할 수 없다. 최순실은 비선이지만 김 여사는 권력의 원천에 있다”며 “장악력, 영향력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덧붙였다.
구 부문장은 “흉흉한 소문이길 바라지만 공천 개입 의혹에 정책책사로 포장된 역술인 이름도 떠도는데, 베갯머리 국정농단도 모자라 제사장의 영감으로 정치가 움직이는, 신정체제로 되돌아간 듯한 착시마저 든다“며 ”민주적 선출, 공정 선거가 민주주의의 핵심인데 김 여사가 단지 선출된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이유로 공천에 개입했다면 이는 민주주의의 본질을 무너뜨린 사건이라는 평가 말고는 빼고 덧붙일 게 없다“고 했다.
구 부문장은 “공천 개입 의혹은 험하고 깊은 심연이 될 게 분명하다“면서 ”김 여사가 지난 10일 서울 마포대교에서 현지 지도를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말했다. 구 부문장은 ”더 이상 ‘순진한’ 분노로는 해결될 수 없을 것 같다“며 ”‘충분한’ 분노가 필요하다. 곳곳에서 민주주의 감각을 되찾는 훈련부터 해야겠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같은 날 기사 <김 여사, 여론 질타 아랑곳 않고 전면에…‘통치자 같은’ 현장 행보>에서 “김 여사의 행보는 통치자를 연상케 한다”면서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함께 대국민 추석 인사 영상에도 다시 등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가 국정 전면에 나선 것은 야당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같은 날 기사 <명품백 면죄부 받은듯…김건희 여사, 사과 없이 공개 행보>에서 ”김 여사는 검찰이 명품 가방 수수 사건에 ‘혐의 없음’ 결론을 내린 지난달 20일 이후 공개 일정을 부쩍 늘리고 있다“면서 “‘황제 소환’에 종결 처리, 세탁 수사를 즐기더니 자기 마음대로 다 털었다며 정권 주인 행세를 다시 시작했다”는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의 브리핑 내용과 “김 씨가 다시 ‘대통령 놀이’를 시작하는 모양”이라는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 논평을 전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건희 대통령, 윤석열 영부남”이라며 “김건희 여사는 뭐만 사고 나면 뒤로 가만히 있다가 조금 (잠잠해지면) 또 팍하고 나오고, 이게 말이 되나. 청와대 홍보수석실 대변인들도 진짜 수준 이하 바보들인 게 지금 이 판국에 국민 염장 지르면서 사진을 18장이나 올려놨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추석 밥상에 계속 김건희 여사가 올라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도는 더 떨어질 것 같다”며 “(김 씨가) 대통령이니까 못 말린다. ‘국민은 떠들어라, 나는 나 하고 싶은 대로 한다’는 것인데 (민심을)무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야당의 ‘김건희 특검법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순봉 경향신문 기자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 처리 시기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면서 “전체적으로 보면 ‘채상병 특검법’이 늘 1순위였는데 ‘김건희 특검법’을 1순위로 가야 하냐는 고민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박 기자는 “(김건희 특검법에) 총선 개입 의혹이 추가됐고, 또 (김 여시가)그제 마포대교에 갔는데 그때 말하는 표현이나 사진 같은 것을 두고 민주당에서 ‘통치자 같다’는 표현이 나왔다. 김 여사가 단순히 격려 방문을 하는 게 아니라 어떤 사회적인 정책 대안 같은 것을 제시하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박 기자는 “이제 (김 여사가) 추석 (대통령 인사)영상에도 나올 것인데, 그런 상황을 봤을 때 민주당 입장에서는 김 여사 문제를 추석 밥상에 올리는 게 낫겠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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