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대통령실이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을 "조그마한 사고"로 인식하고 있으며 사건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호주대사(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사 외압에 이어 수사 축소까지 하려고 하느냐"고 비판했다.
MBC는 25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기사 <대통령실, 채상병 사망 사건? "조그마한 사고">에서 법무부가 이종섭 대사 출국금지를 해제시켜 준 지난 8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와 나눈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MBC는 이 대사가 신임장은 받고 떠나는지, 대통령실이 이 대사 출국금지 사실을 대사 지명 이후에 알았다는 게 사실인지 등을 물었다고 한다.
이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그거는 공수처의 문제고 시민단체의 문제"라며 "정부 입장에서는 조그마한 사고가 있는데 그것이 불행하긴 하지만 지금 전 해병대 지휘관이 법적인 문책을 받아야 된다는 거에 대해서는 국방장관이 의견을 가질 수는 있다. 정부는 그거를 사법적인 대상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MBC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채 상병의 죽음을 이렇게 인식하고 있으니, 채 상병 사건을 바라보는 대통령실 전반적인 시각과도 맞닿아 있다"며 "실제 대통령실은 지난 18일 피의자 신분인 이 대사에 대해 '검증 과정에서 고발 내용을 검토한 결과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고도 했다. 공수처가 고발 내용을 제공한 적도 없다고 한 만큼, 고발 내용을 대통령실이 어떻게 미리 확인한 것도 의문이지만 대통령실이 사실상 결론까지 내린 걸로 판단된다"고 보도했다.
이어 MBC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 대사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는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졔자의 발언을 전했다. MBC는 해당 발언은 대통령실이 이 대사 도피 논란과 관련해 '공수처-야당-좌파언론이 결탁한 정치공작'으로 규정했던 지난 14일 나왔다고 했다. MBC는 "이 관계자는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으로 작년 10월 장관직에서 물러난 만큼, 그에 대한 보답 형식으로 호주대사에 임명됐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노종면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채 상병 사망사건이 무슨 차량 접촉사고인가. 수사 외압에 이어 이제는 수사 축소를 하려고 하나"라며 "경악과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노 대변인은 "혹여나 대통령으로 향하는 윗선의 수사개입 의혹을 축소하기 위해 '조그마한 사고'를 과장하고 있다고 우기는 것인가"라며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국방부 법무관리실이 사단장을 처벌대상에서 배제하도록 주도해 놓고 '사단장을 빼라고 한 적이 없다' 잡아뗀 정황이 또 드러났다. 이렇게 계속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혐의들이 드러나니 호주대사로 임명해 도피켰던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실이 직접 이종섭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이 사실상 '보은성 인사'였음을 고백했다"며 "지휘관의 무리한 수색 작전 지시로 안전장비 하나 없이 물에 들어가 목숨을 잃은 장병에 대해서는 '조그마한 사고'로 여기더니, 사건 수사 축소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종섭 전 장관에게는 '미안한 마음' 때문에 호주 대사로 임명해 줬단다. 이게 정녕 대통령실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 맞나"라고 했다.
용혜인 더불어민주연합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은 SNS에 "구명조끼가 없어서 자식을 잃어야 했던 어머니의 애끓는 절규 앞에서, 지금도 트라우마와 죄책감에 시달리는 그의 동료들 앞에서 가장 무겁게 책임을 느껴야 할 주체가 바로 윤석열 정부"라며 "그러나 이 피끓는 절규 앞에서 대통령실이 내놓은 답은 '조그마한 사고'가 전부다. 안면수심, 이 말 말고는 지금의 정부를 표현할 말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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