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최재훈 KBS 보궐사장 후보자가 정치편향성을 우선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며 사장에 임명되면 편성규약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디지털 대전환 과정에서 현 인력구조는 과도하다며 구조조정을 주장했다.

4일 KBS 이사회는 사장 후보 3인에 대한 면접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사들은 최 후보자에 대해 수신료 분리징수, 편성규약, 구조조정 관련 질의에 집중했다. 면접 심사에 앞서 최 후보자는 “KBS가 위기에 빠진 주요 원인이 정파주의, 무능경영, 파벌주의라는 생각”이라며 “편파적 방송이라는 비판을 애써 무시했고, 콘텐츠 신뢰와 경쟁력을 무너뜨렸다. 가장 중요한 것은 KBS 위상을 재정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BS 이사회 (사진=KBS)
KBS 이사회 (사진=KBS)

최재훈 후보자는 경영계획서에서 ▲KBS 공적책무 협약 제도 도입 및 KBS 재원산정위원회 설치를 통한 수신료 제도 안정화 ▲대체 공적재원 마련 등을 통해 ‘수신료 분리징수’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점진적으로 수신료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재훈 후보자는 편성규약 6조 4항과 7조 4항 개정 또는 삭제를 통해 정치편향성 논란을 해소하겠다고 했다. 또 최재훈 후보자는 KBS 구성원을 대상으로 ‘정치적 중립 담보 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해당 편성규약은 ▲책임자는 실무자의 취재 및 제작내용이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수정하거나 실무자에게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 ▲실무자는 직업적 신념에 반하는 프로그램의 취재 및 제작을 강요받을 경우 이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면접 심사에서 최재훈 후보자는 ‘노영방송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편향성 문제를 지적했는데, 그 근거를 제시해달라’는 질문에 “현재 프로그램 진행자부터 문제”라며 “유튜브에서 특정 정파를 대변하는 진행자를 왜 써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제작 자율성이라는 편성 규약 때문에 김제동, 주진우, 최욱 이런 진행자를 쓰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편성규약은 불균형적”이라며 “제작자 자율성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편향성 부분을 제어할 장치가 없다. 자율성은 개인의 정치사상의 자유가 아닌, 균형성과 합리성이 갖춰진 공적 양심”이라고 말했다. 최재훈 후보자는 “국장임명동의제도 현재처럼 특정 노조를 배제하는 형태로 운영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며 “보완하거나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훈 후보자는 ‘대표 노조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인데, 편성규약 개정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KBS본부가) 죽어도 제작 자율성을 보유하겠다라고 한다면 취업 규칙 등 경영진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면서 “현재 취업 규칙에 정당 가입 부분만 돼 있는데, ‘정치 세력화 하는 단체’에 가입한 경우에도 배제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재훈 후보자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신료 분리징수로 인한 손실을 줄일 수 있나’라는 질문에 “우선 한전과의 협상을 통해 수수료를 최대한 낮춰야 한다”며 “또 TV수신료 분리징수 방송법 시행령을 재개정해야 한다. 수신료 분리징수 이유가 편향성과 방만경영이라고 한다면 이 부분의 해소를 통해 재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훈 후보는 “국회와 행정부에 단계적으로 수신료를 폐지할 테니 BBC처럼 공적 기금으로 대체하는 방법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직접적인 재원 지원은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이상과 현실의 문제”라며 “수신료를 유지할 수 있다면 수신료 제도가 옳지만, 다채널 시대에서 KBS의 수신료에 의문을 갖는 국민이 많다. 이 부분은 국민을 설득하기 힘들기 때문에 다른 대체제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최재훈 후보자는 ‘KBS 인력 구조가 적절하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디지털 전환을 하려면 충분히 과하다는 생각”이라며 “편집국 기자가 수십 명씩 있는데, AI로 하면 그 많은 인력을 투입할 필요가 없다. IT부분 인력만 현재보다 많이 채용해 KBS 체질을 바꿔야 한다. 탈지상파를 하지 않으면 KBS는 유지가 안 된다”고 했다. ‘구성원들을 설득할 수 있겠나’라는 지적해 최재훈 후보자는 “KBS가 충분히 위기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동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설득은 경영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최재훈 후보자는 ‘현재 진행 중인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령 개정 관련 헌법소원을 중단할 예정인가’라는 질문에 “방어권 차원에서 헌법소원은 당연히 진행돼야 한다”면서 “전임 사장이 추진했다고 현 사장이 중단한다면 일종의 배임이라는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최재훈 후보자는 ‘뚜렷한 국가관과 견고한 민주주의 철학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국가기관 방송으로서 자유민주공화정을 알리는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 어떠한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면서 “과거 이승만, 백선엽에 대한 프로그램을 만들 때 내홍을 겪었다. 국가기관방송으로서 건국의 아버지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기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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