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감사원이 MBC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에 대해 약 3주 동안 사전조사에 착수한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 KBS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반 년 넘게 진행 중이다.  

감사원은 오는 13일부터 31일까지 방문진을 대상으로 자료수집을 위한 사전조사를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방문진 감사 착수 소식을 알리면서 본 감사 착수시기와 일정은 자료수집 협조 정도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고 한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감사원 (사진=연합뉴스)

감사원의 사전조사가 고강도로 진행된 사례가 있다. 지난해 6월 22일부터 한 달 남짓 이어진 방통위 사전조사가 대표적인 사례로 당시 감사원은 방통위에 상설감사장을 두고 15명 안팎의 감사위원을 보내 면담조사와 PC하드디스크 포렌식(디지털 증거분석) 등을 진행했다. 

감사원은 지난 2일 한 보수단체가 제기한 국민감사청구를 수용해 방문진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보수단체는 방문진이 MBC의 방만경영에 대한 관리·감독에 소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MBC의 경영적 판단을 문제삼은 것이다. 방문진은 특수법인 공익재단으로 감사원의 '선택적 감사' 대상이지만, 상법상 주식회사인 MBC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가능하지 않다.

감사원은 보수단체가 청구한 감사 항목 9개 중 ▲미국 리조트 개발 투자로 인한 105억 원 손실 ▲울트라뮤직페스티벌(UMF) 수익금 지급 지연 ▲미국프로야구(MLB) 월드투어 선지급 투자금 회수 난항 ▲MBC플러스 100억원 이상 손실 ▲MBC아트 적자경영 방치 ▲대구MBC 사내근로복지기금 과잉 출연 방치 등 6건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성명을 내어 "모두 MBC 또는 자회사와 계열사 고유의 경영적 판단에 관한 것이다. 감사원이 MBC 경영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건데,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세금 한 푼 지원되지 않는 상법상 주식회사인 MBC의 경영적 판단에 관여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더욱이 방문진법과 MBC 관리지침 등에서 MBC가 방문진에 보고할 사항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방문진 이사들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이사진을 교체하고 MBC를 장악하겠다는 불순한 목적이 깔린 감사"라고 비판했다.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사진=연합뉴스)

이번 방문진 감사는 장기화 될 공산이 크다. 지난 3일 문화일보는 <[단독]KBS감사, 내달 7일까지 또 연장… MBC와 함께 방송개혁 ‘고삐’>에서 "감사원이 KBS에 대한 감사 기간을 4월 7일까지 연장했다. 지난해 9월 감사를 시작한 뒤 세 번째 연장"이라며 감사원이 방문진과 KBS '동시 감사'에 나서 양대 공영방송에 대한 개혁의 발화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KBS 감사는 이번 방문진 감사와 마찬가지로 보수단체의 국민감사청구를 감사원이 수용하면서 시작됐다. 

방통위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종결되지 않았다. '감사보고서 작성' 단계에 멈춰 있다. '감사보고서 작성' 단계가 끝나더라도 '감사보고서 검토 및 심의', '감사보고서 시행 및 공개준비'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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