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동아일보 김순덕 대기자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한가하다"고 날을 세웠다.
김 대기자는 수직적 당정 관계와 '김건희 리스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의원 정수 감축 등을 개혁안이라고 내놓는 것은 이번 총선에 절박하지 않다는 얘기라고 했다. 이언주 전 의원은 윤석열·김건희당, 검찰당이 되어가는 모습에 실망했다며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김 대기자는 18일 칼럼 <한동훈은 절박하지 않다>에서 한 위원장이 지명된 지 한 달이 되어가지만 국민의힘 지지율도 높이지 못했고, 총선 정부견제론도 줄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대기자는 한 위원장이 여의도 문법에 따라 '삼고초려'하지 않고 비대위원장으로 나선 것, 운동권 세력 폭주를 막겠다며 8도 사나이 친화력을 보인 것은 나쁘지 않았지만 "거기까지"였다고 했다. 김 대기자는 한 위원장이 불체포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의원의 재판 중 세비 반납, 의원 정수 감축안 등의 정치개혁안을 연달아 내놓았지만 이는 인요한 혁신위가 이미 발표한 내용이라며 "그만큼 한동훈이 절박하지 않다는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칼럼 소제목에는 '의원 수 감축 국힘개혁안쯤은 한가하다'는 문구가 실렸다.
김 대기자는 "'윤석열 아바타' 소리까지 듣는, 심지어 민주당에서 '한나땡'(한동훈이 나오면 '땡큐') 하는 한동훈을 국힘이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한 것은 그의 개인기 때문만은 아니었다"며 "대통령의 '버럭'이 무서워 아무도 못 하는 '고양이 방울 달기'를 한동훈만이 할 수 있다고 믿었을 터"라고 진단했다. 김 대기자는 한 위원장이 대통령과의 수직적 관계를 청산하고, 총선 공천에서 용산 입김을 막고, '영부인 리스크' 해결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대기자는 1월 둘째 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부정평가 이유 두 번째가 '(김건희)특검 거부권 행사'였다며 "한동훈은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면 원하는 공이 들어오지 않아도 후회 없이 휘둘러야 한다'며 타석에 들어섰다. 그런데 후회 없이 휘두르기는커녕 벌써부터 '대통령 사인'에 도리도리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김 대기자는 '김건희 특검'을 '도이치 특검'으로 바꿔 말하며 특검 반대를 밝히는 한 위원장은 시시하고, 윤 대통령의 '공정과 상식'은 무너졌다며 "이젠 한동훈의 국힘이 무슨 공약을 내놔도 믿기 힘들 만큼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김 대기자는 한 위원장의 경우 국민의힘 총선 패배 이후 변호사 개업을 해 수억 원대의 연봉을 챙길 수 있고, 해외 유학을 떠났다 대선 전 돌아와 주자로 뜰 수도 있지만 국민은 다르다며 "윤석열 정부의 남은 3년을 허비하면, 한동훈이 참신하게 외쳤던 '동료 시민'의 귀한 3년도 맥없이 낭비된다"고 했다. 보수진영의 위기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김 대기자는 한 위원장이 '사즉생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쌍특검법 재표결에 당당하게 임할 것 ▲추미애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배제당한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풀어주도록 법무부에 촉구할 것(검건희 수사 촉구) 등을 주문했다. 김 대기자는 "그리해 준다면 한동훈은 한사코 기자회견을 피하는 윤 대통령과 대비되면서 국힘은 물론 종국에는 윤 대통령과 나라를 수렁에서 구한 정치인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이언주 전 의원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국민의힘을 탈당한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일말의 희망을 갖고 지켜봤지만, 윤석열·김건희당, 검찰당이 되어가는 국민의힘에서 더 이상 희망을 찾기는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국민들이 운동권을 비판하는 이유는 그들이 기득권화되었기 때문"이라며 "지금 우리사회는 운동권보다 검찰세력의 기득권이 더 심각한데도 윤 정권과 국민의힘은 스스로 기득권을 청산하고 더 잘할 생각은 안 하고 여전히 운동권 청산만 외치고 있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공정과 상식'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끄러운 단어가 됐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해병대 채 상병의 죽음에 수사단장을 항명죄로 수사하고 특검과 국정조사를 방해하는 정권, 쌍특검법을 반대해 민의를 배신하는 정권, '상명하복 권위주의'의 상징적 조직인 검찰세력의 집권이 '공정과 상식'이라는 가치를 무너뜨렸다고 봤다.
또 이 전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갈라치기' 세계관을 질타했다. 이 전 의원은 "문제가 있으면 근본적 해법을 고민하기보다 특정 집단이나 특정인을 악마화하여 마녀사냥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며 "난리통에 뭔가 해결된 것 같지만 실은 아무런 해결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윤석열 정권 실정 사례로 ▲화물노조 사태 ▲일타강사 때려잡기 ▲고금리 기조에 금융기관 때려잡기 ▲이선균 사태와 마약과의 전쟁 ▲숭미숭일·반중반러 극단적 외교 ▲지나친 북한 적대시로 한반도 긴장 고조 ▲이태원 참사 ▲잼버리 실패 ▲엑스포 대망신 ▲오송 참사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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