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조선일보·중앙일보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영입한 3명에 대해 특정 유튜브 방송 출연진이라고 보도했다. 주간조선은 '한동훈 1호 영입인재' 박상수 변호사가 '차OO'이라는 이름으로 유명 로스쿨 강사 활동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에 대한 보수언론의 비판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9일 조선일보는 <한동훈이 영입한 3명, 親與 유튜브 ‘빨대왕’ 출연진>라는 제목의 기사를 출고했다. 한 위원장이 비대위원으로 영입한 김경율 회계사와 민경우 시민단체 길 대표, 영입인재 1호 박상수 변호사가 '조국 흑서' 저자인 서민 단국대 교수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빨대왕'에 출연했다는 내용이다. 제작진은 "우연의 결과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 및 영입 환영식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인 박상수 변호사에게 당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선일보는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때 시작된 이 방송은 주로 보수 성향 인사들이 나와 정권 초기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고 부연했다.  

조선일보는 "김경율 회계사는 ‘생계형 한동훈 팬클럽 김경율’ 같은 주제로 해당 방송에 출연했다. 역시 ‘조국 흑서’ 저자인 김 회계사는 서 교수와 함께 ‘조국 사태’ 이후 한 위원장과 서로 연락을 주고받아 왔다고 한다"며 "역시 한 위원장이 비대위원으로 임명했던 민경우 시민단체 길 대표도 공식 임명장을 받기 전날까지 해당 방송에 나와 '비대위원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할 만큼 자주 출연했다. ‘비대위원 민경우와 김경율의 빨대왕 활약상’ 같은 편집본도 따로 방송됐다"고 했다. 민경우 비대위원은 노인폄하·일제미화 발언으로 임명 하루 만에 사퇴했다. 

조선일보는 "총선 인재 영입 1호 케이스로 임명한 참여연대 출신 박상수 변호사도 작년 ‘검수완박의 미래, 한동훈이 싸우는 이유’ 같은 주제로 이 방송에 여러 번 출연했다"며 "그는 작년 한 위원장의 온라인 팬카페에 가입하며 '빨대왕에 나왔던 변호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고 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한 위원장은 평소 온라인 여론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보도했다. '빨대왕' 운영자 서민 교수는 조선일보에 "그간 방송에 나왔던 출연진들이 많기 때문에 (방송 출연과 국민의힘 영입이)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그분들이 잘해서 영입이 된 것일 뿐 우리 방송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같은 날 <한동훈 영입한 인사 3명, 서민 유튜브 '빨대왕' 출연진이었다>라는 기사를 냈다. 

주간조선은 10일 기사<[단독] 한동훈 1호 영입 인사 박상수, 차명으로 로스쿨 입시학원 강사 활동>에서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인 박상수 변호사가 ‘차00’이라는 이름으로 유명 로스쿨 입시 학원에서 강사 활동을 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국민의힘은 박 변호사 영입 배경에 대해 "학교폭력 등 무너진 공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이 학생과 학부모들의 염원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주간조선은 박 변호사가 3년 전부터 최근까지 유명 로스쿨 입시학원에서 언어이해 분야 강의를 해왔다고 전했다. 최근까지도 ▲2024최종합격을 위한 차변의 면접 모의고사 ▲2024 차변의 출제원리를 꿰뚫는 언어이해 트레이닝 등 총 19개의 강좌가 개설됐다. 강좌당 60만 원대 중반에서 20만 원대 후반까지 수업료가 책정돼 있다고 한다. 해당 학원 홈페이지에서 박 변호사의 사진이 삭제된 상태다. 

한 법조계 인사는 주간조선에 "로스쿨 사교육 입시로 돈 버는 사람이 공교육 개혁하겠다고 나서는 게 법적으로는 문제없을지 몰라도 이상해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인사는 "비대위원장이 법조인 출신이라서 이런 법조계 관행들이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일반인들의 시각에서 보면 굳이 차명을 써 돈을 벌면서 국민들한테 학폭 전문 변호사라고 소개하는 것은 모양새가 어색하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주간조선에 "영입 검토할 때 차명 강사 관련해서 말이 좀 돌았다. 그때 공식자료를 당으로 보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집도 대출로 8억 9000만 원짜리를 주담대 5억 1000만원 끼고 샀고 벤츠도 할부 매달 90만원 낸다"며 "오히려 문재인 정부 정책으로 그 집이 18억으로 올라서 그게 수익이 더 많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학교폭력 변호를 10년 해왔다고 소개했는데 한진칼 사내 변호사를 하면서 그게 가능하냐'는 주간조선의 질문에 "변호사법에 연간 공익활동 30시간을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데 그 시간을 학폭 피해 변호활동을 했다"고 답했다.

조선일보·주간조선 박상수 변호사 관련 기사 갈무리 (네이버 뉴스) 
조선일보·주간조선 박상수 변호사 관련 기사 갈무리 (네이버 뉴스) 

한편, 박 변호사는 자신이 개설·운영한 법조인 커뮤니티에 여성혐오 발언이 올라왔으 방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향신문은 9일 기사 <[단독]‘한동훈 영입 1호 변호사’ 만든 커뮤니티 보니…여성혐오·모욕성 표현 여전>에서 박 변호사가 개설·운영한 온라인 커뮤니티 '로이너스'에 극단적인 여성혐오 표현이 올라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커뮤니티는 2018년 2월 서지현 전 검사의 폭로로 촉발된 검찰 내 '미투'(Me too·나도 성추행 피해자) 국면에서 '여자=잠재적 성매도충' '여자는 잠재적 영아 살인범' 등 극단적 여성혐오 발언을 담은 게시물이 올라와 논란을 빚었다고 한다. 

최근까지도 로이너스에는 '이쁜 여자는 페미니즘을 하지 않는다' '페미니즘은 공산주의 같은 것으로 경쟁에 도태된 사람들이 공산주의에 찬동' '30살 전에 결혼 못하고 아기 안 낳으면 남녀불문 아오지 탄광으로 보내야 한다' 등의 글이 게재돼 있다고 경향신문은 보도했다. 박 변호사는 해당 커뮤니티의 '개인정보 보호자' 직책을 맡은 적 있다. 

박 변호사는 경향신문에 "인터넷 카페 관리자가 회원이 올린 게시물을 임의로도 삭제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도 있는 만큼, 커뮤니티 내 게시물을 무단으로 삭제할 경우 역으로 운영진들이 고소·고발을 당할 수 있다"며 "그래서 로이너스 운영진들은 ‘블라인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특정 게시물에 회원 신고가 지속적으로 접수되면 해당 게시물 접근을 차단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박 변호사는 "로이너스는 법조인들이 익명으로 고충을 폭로 및 공론화할 수 있는 순기능도 있다. 실제로 (성비위) 판사가 징계까지 받은 사안도 있었다"면서 "작년 상반기에는 로이너스 운영진 직을 내려놨다.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는) 공간에서 운영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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