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검찰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TV조선 재승인 심사위원 2명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경섭)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 위원장과 심사위원 2명을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2020년 상반기 'TV조선 종편 재승인 심사 점수조작 사건'을 수사한 결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주도로 방통위 관계자 및 종편 재승인 심사위원장 등이 계획적·조직적으로 TV조선 재승인을 불허하기 위해 평가점수를 누설·조작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3월 2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울북부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3월 2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울북부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은 한 위원장이 임명 후 평소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던 TV조선의 종편 재승인을 불허하기 위해 ▲종편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편향성을 이유로 심사위원 추천단체에서 제외됐던 F시민단체를 추천단체 포함 ▲재승인 심사위원에서 탈락해 자격이 없는 F시민단체 소속 K 씨를 심사위원 선정 등의 사전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F시민단체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이다. 

검찰은 한 위원장이 TV조선이 재승인 기준 점수를 획득하자 하급자에게 강한 불만을 표시했고, 이후 방통위 국장 등이 점수를 누설해 TV조선이 중점심사항목에서 과락 평가를 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은 "한 위원장은 일련의 ‘평가점수 누설과 점수조작’을 수차례에 걸쳐 보고받아 명확히 알면서도 이를 승인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은폐할 것을 지시해 마치 정상적인 심사가 이루어진 것처럼 방통위원들을 속여 TV조선에 대해 ‘조건부 재승인 의결’을 하게 했고, 유효기간을 최단기 3년으로 부당하게 단축했다"며 "나아가 언론에서 관련 의혹을 제기하자 '평가점수 누설이나 사후조작'이 없었다는 허위 보도자료까지 작성해 배포토록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TV조선 감점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구속영장 실질심사 당시 ▲심사위원 선임은 심사일정 변경에 따라 결원이 발생해 정상적인 절차로 이뤄졌으며 방통위 간담회는 필수 요건이 아니며 ▲적극적 조작 사실은 결코 보고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또한 ▲TV조선 승인 유효기간 부여는 방통위 전체회의 따른 결정으로 직권남용으로 볼 수 없고 ▲보도설명자료는 허위가 아니고, 허위일지라도 허위의 인식이 없어 죄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9월 검찰이 압수수색 중인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 건물에 직원들이 오가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9월 검찰이 압수수색 중인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 건물에 직원들이 오가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법원은 한 위원장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주요 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현 단계에서의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의 정도, 수사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피의자의 자기방어권 행사 차원을 넘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감사원은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가 조작된 정황을 확보했다며 '수사참고자료'를 검찰에 이첩했다. 감사원이 확인했다는 '정황'은 수정 전 점수가 병기돼 있는 심사위원들의 채점표로 추정된다. 점수 수정은 심사위원 재량이다. TV조선은 653.39점을 받았지만 중점심사사항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 및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 항목에서 과락 평가를 받았다. TV조선은 청문절차를 거친 뒤 방통위로부터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다. 

한편, 한 위원장은 지난 3월 30일 노컷뉴스에 자신이 기소될 경우 윤 대통령이 자신을 직위해제 또는 직무정지를 시키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한 위원장 직무가 정지되면 위원장 포함 총 5명의 위원으로 운영되는 방통위에는 김현·김효재 위원만 남게 된다. 윤 대통령은 국회가 추천한 최민희 방통위원 후보자, 대통령 지명 몫 방통위원을 임명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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