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전문가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여성가족부 폐지’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남겼다.

15일 코리아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윌렘 아데마(Willem Adema)는 해당 매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윤 당선자의 ‘여가부 폐지’ 공약에 대해 “잘못된 정책 시그널”이라고 비판했다.

아데마 이코노미스트는 “성평등 측면에서 한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다른 OECD 국가들보다 성불평등이 심각한 한국에서 여성가족부 폐지는 다소 시기상조로 보이며 완전히 잘못된 정책 신호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데마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OECD 국가에 여성가족부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테면 총리실 소속이나 내각의 일부로서 성평등을 증진하는 공공기관은 꼭 있다”고 설명했다.

아데마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OECD 국가 중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크고, 성별 고용 격차가 거의 20% 포인트에 달하며 상장 기업 이사진에서 여성 비율이 가장 낮다”며 “또한 (한국의) 여성들은 공직 사회에서의 지위가 여전히 미약하고 남성보다 가정에서 무급으로 가사노동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울러 아데마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젊은 여성들은 학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지만 이것이 아직 노동시장 평등이나 사회 전반의 리더십으로 완전히 전환되지는 않았다”며 “(한국에서는) 남성이 정규직에서 성공적으로 경력을 쌓을 가능성이 여성보다 훨씬 더 높다. 여성은 비정규직으로 가거나 노동시장에서 물러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지난 7일 발표한 2022 유리천장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100점 만점 중 20점을 기록해 10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남녀 소득격차, 관리직 여성 비율, 기업 내 여성이사 비율 등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

유리천장지수는 남녀 고등교육 격차, 소득격차, 여성의 노동참여율, 고위직 여성 비율, 육아비용, 남녀 육아휴직 현황 등을 종합해 매년 산출된다. 점수가 낮을수록 여성의 고용환경이 열악하다는 의미이다. 한국은 남녀 소득격차, 관리직 여성 비율, 기업 내 여성이사 비율 등이 각각 29위, 여성 노동참여율, 남녀 고등교육 격차가 28위, 의회 여성 의석 비율 27위 등 대다수 부문에서 저평가를 받았다.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윤석열 당선자에게 ‘여성가족부 존치’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민주당 여성위는 “성평등정책의 필요성은 윤석열 후보의 당선 직후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며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주장해온 윤 당선인이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더 효과적인 정부 조직을 구상한다고 한들, 통합과 협치가 실현될 것이라 믿을 국민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 여성위는 “윤석열 당선인은 국민통합을 위해 여성가족부 존치부터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진정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하고 성평등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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