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이대남’ 전략으로 압도적인 대선 승리를 자신하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전망과 달리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0.73%p 차이로 신승을 거뒀다. 20대 여성들은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에게 표를 몰아줬다. 20대 여성의 58%가 이 전 지사를, 33.8%가 윤 당선자를 지지했다. 이러한 여성 표 결집 현상은 ‘성별 갈라치기’를 선거 전략으로 내세운 윤 당선자에 대한 여성들의 위기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성은 올마이티미디어 대표는 1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대선 막판 20대 여성이 이 전 지사에게 결집한 이유에 대해 “여성들이 혐오에 지쳤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여성들은 여성주의에서만이 아니라 연대의 감정이 크다”며 “‘권력’ 그 자체라는 이미지를 갖는 윤석열 당선인이 ‘혐오’까지 활용하니 (여성의 위기감이) 컸다”고 분석했다. 조 대표는 “(혐오 정치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연대밖에 없다는 (여성들의 생각이) 커다란 물결을 만들었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n번방 사건’의 실체를 밝힌 ‘추적단 불꽃’ 출신의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의 이재명 캠프 합류도 여성 표 결집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조 대표는 말했다. 조 대표는 “여성들의 경우 (영입 인사 자체에) 대해서만 평가하기보다 (영입 인사의) 포트폴리오를 지켜보고 결정한다”며 “박 위원장의 경우 여성들이 봤을 때 일시적인 (추적단 불꽃) 활동이 아닌 어려운 싸움을 굉장히 오랫동안 지속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또한 이 전 지사도 선거운동 기간 ‘혐오’를 이용하는 것은 올바른 정치의 방법이 아니라고 얘기했다”며 “이런 것들이 이 전 지사가 박 위원장을 대하는 태도가 진지하다는 것을 여성들에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단일화 선언이 여성 표 결집에 방아쇠를 당겼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안 대표의 사퇴가 굉장한 트리거가 됐다”며 “거대 양당을 싫어하는 (여성 유권자 사이에서) 안 대표는 선택지였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선택지 중 하나였던 안 대표의 단일화가 여성 유권자로 하여금 ‘혐오’ 정치에 대한 위기감을 고조시켰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 대표는 이준석 당 대표의 2030 남성 중심의 선거 전략에 대해 “매우 매우 실패했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물론 민주당이 패배하긴 했지만, 0.73%라는 역대 최소 격차가 나타난 것은 상식을 바라는 국민, 여성뿐 아닌 혐오 자체를 배척하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재명 전 지사는 그나마 선방을 했고 민주당은 굉장히 혹독한 심판을 받았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보수 정당의 이미지는 품격”이라며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선거운동 시절에는 이방인들까지 포용하는 국민 통합을 외쳤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 대표의) 젠더 갈등을 이용한 선거 전략 자체도 실패했지만, 유권자의 절반인 여성에 대한 낙인 여파는 쭉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제20대 대통령 당선자가 확정된 이후 트위터에서는 ‘호신용품’, ‘여가부폐지’. 등의 단어가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 트윗글을 살펴보면 윤석열 당선 이후 성범죄 무고죄 강화와 보복성 범죄 증가에 대비해 호신용품을 사겠다거나, 가격이 오르기 전에 여성용품을 사놔야 한다거나, 의료비가 오른다거나 하는 등의 우려섞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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