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한국 사회에서 발생하는 성차별의 구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또다시 드러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법정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윤 후보에게 ‘우리나라에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는 발언에 대해 사과할 생각 없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전 세계적으로 성평등 문제는 매주 중요한 문제”라며 “우리나라 현실이고 엄청난 차별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무책임한 발언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이 질문에 대해 많이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답변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집합적 남자, 여자 문제에서 개인 대 개인 문제로 보는 것이 피해자 약자 권리 이익을 잘 보장해줄 수 있다는 말”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이 후보가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는 발언 관련 질문에 대해 왜 대답을 하지 않나, 대답 안 하는 것은 결국 ‘내가 잘못 말했다’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자 윤 후보는 “그거 대답하는 데 시간 쓰기 싫어서”라고 말했다.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해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개인 페이스북에 “대통령 후보가 우리 사회의 구조적 성차별을 지우고 왜곡하는 것을 넘어 아예 공식 TV토론에서 성차별 문제에 대해서는 시간을 쓰기 싫다고 이야기하는 상황이 황당하고 분노스럽다”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OECD 국가 중 성별임금격차 1위, 유리천장지수는 OECD 국가 중 9년째 꼴찌, 100대 기업 임원 중 여성 비율 4.8%, 30대 중반 이후 기형적으로 줄어드는 여성 고용률 그래프까지 이 모든 문제들이 윤 후보에게는 그저 개인 대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권 의원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윤후보 당신도 현안이라고 생각하는 저출생, 고령화, 경제 성장의 해결도, 그리고 여성, 남성 모두 행복한 사회를 꿈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윤 후보를 보니 토론을 준비하며 부담스러운 상황을 잘 넘어가는 기술을 열심히 배운 것 같다”며 “상대방의 질문에 엉뚱한 답을 늘어놓고 성차별에 대해서 무조건 냉소하라는 기술까지 포함해서 말이다”라고 꼬집었다.

박지현 민주당 디지털성범죄 근절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같은날 개인 페이스북에 “도대체 윤석열 후보에게 ‘성차별’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박 위원장은 “(윤 후보가) 토론회에서 현재 한국 사회에서 발생하는 성차별의 구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또 한 번 드러냈다”며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 하지만 적어도 윤 후보는 오늘 자신이 한 말에 수치를 느꼈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적어도 대통령 후보로서, 윤 후보는 여성차별의 현실을 직시하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7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더 이상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며 “차별은 개인적 문제”라고 주장해 성평등 인식이 뒤처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날 윤 후보는 “남성이 약자일 수도, 여성이 약자일 수도 있다"며 "여성은 불평등한 취급을 받고 남성은 우월적 대우를 받는다는 건 옛날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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