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한국여성민우회·서울여성노동자회·전국여성노동조합 등이 참여하는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TV광고가 여성혐오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조적인 채용 성차별이 윤 후보 광고 속에서는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5일 공개된 윤 후보의 TV광고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국민편'은 신입사원 공개채용 면접 자리에 앉은 한 남성 면접자의 모습을 담고 있다.

면접관 3명 중 2명은 여성이다. 응시자 3명 중 가운데 있는 남성은 위축된 표정으로 양옆의 다른 남성 면접자와 밝게 웃고 있는 여성 면접자를 차례로 흘겨본다. 이후 이 남성 응시자는 면접장을 나오면서 가슴팍의 수험표를 거칠게 떼어낸다. 이 장면에 "무너진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라고"라는 내레이션과 자막이 사용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TV광고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 - 국민편' 갈무리

22일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성명을 내어 윤 후보가 채용 성차별 현실을 왜곡하는 TV광고로 여성혐오 조장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공동행동은 "윤 후보의 광고는 여성이 웃고 남성은 좌절하는 채용 면접이 마치 일반적인 상황인 것처럼 묘사한다"며 "'여성할당제' 때문에 남성이 채용 과정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성차별주의자들의 근거 없는 주장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당대표가 앞장서 '여성할당제 폐지'를 외치는 정당의 광고답다"고 꼬집었다.

공동행동은 윤 후보 광고내용과 현실은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2019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채용담당 임원이나 면접 담당자 중 여성 비율은 실무면접 22%, 최종·임원면접 16.5%로 매우 낮았고, 금융권·공공기관 등에서 면접 점수를 조작해 여성을 탈락시킨 사건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공동행동은 "지난해에는 여성 응시자에게만 군대 관련 질문을 던진 동아제약 채용 성차별 사건이 터졌다"면서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채용 성차별 질문 경험담이 이어졌다. '남자친구는 있냐', '결혼이나 자녀 계획은 없냐' '애는 낳아야 하지 않겠냐' '야근할 수 있냐' '미투는 여자가 잘못해서 발생한 문제 아니냐' '남자를 먼저 승진시키는 것이 회사 원칙인데 이의 없냐' 등"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TV광고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 - 국민편' 갈무리

공동행동은 지난 7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발언한 윤 후보를 비판했다. 공동행동은 "윤 후보는 TV토론 중 '구조적 성차별'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받자 '그 대답하는 데 시간을 쓰기 싫다'고 말했다"면서 "또 성평등 공약을 묻는 언론 취재에도 '답변 거부'라고 회신했다. 이준석 당대표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윤 후보만 답변을 거부했다'는 기사를 자랑하듯 SNS에 게재했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윤석열, 한겨레 성평등 질의에 나홀로 '답변거부')

공동행동은 "윤 후보에게 청년 여성은 유권자가 아닌가"라며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여성혐오를 확산해 표를 얻으려는 선거전략을 중단해야 한다. 윤 후보는 지금이라도 책임있는 답변을 내놓고, '성평등 대선 후보'가 될 것인지 '혐오차별 대선 후보'로 남을 것인지 택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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