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의힘이 '신남성연대'와 공모해 '언론정화팀'을 구성하고 여론 조작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의혹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10일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신남성연대 관계자 7명을 공직선거법상 유사기관 설치 금지 위반 혐의, 형법상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피고발인은 ▲진종원 국민소통본부 국민소통실장 ▲이우진 조직본부 SNS종합상황실장 ▲임채덕 경기도당 대변인 ▲김종문 대전선대위 공동위원장 등 국민의힘 인사들과 김상진 윤석열팬클럽 회장, 배인규·송시인 신남성연대 대표이사 등이다.

민주당은 10일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신남성연대 관계자 7명을 공직선거법상 유사기관 설치 금지 위반 혐의, 형법상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사진=더불어민주당)

고발장에 따르면 피고발인들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당선을 조직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신남성연대를 통해 '언론정화팀'이라는 이른바 댓글부대팀을 운영하는 등 선대본 유사기관을 설립한 혐의 ▲신남성연대 회원들로 하여금 선거 기사 등에 댓글을 달도록 한 혐의 ▲ 그 댓글이 상위에 노출되도록 추천·반대를 조직적으로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민주당은 "피고발인 7명은 선거 관련 기사 등에 조직적으로 댓글 조작을 공모하고 실행함으로써 여론을 조작·왜곡한 혐의를 받고 있다"며 "또 댓글을 조직적으로 조작함으로써 포털서비스 운영자의 의사에 반해 컴퓨터 정보처리장치의 기능을 저해했고, 건전한 여론 형성을 위한 댓글 게시판 운영을 방해했다. 중대범죄에 해당할 수 있어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신남성연대 언론정화팀 행위를 구체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 등이 댓글조작 목표 기사와 댓글을 정하면 '디스코드'라는 해외 메신저 프로그램 단체대화방을 통해 작성된 댓글에 집중적으로 '추천' 버튼을 클릭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여론조작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또한 신남성연대 언론정화팀이 '디스코드' 메신저를 이용해 구체적인 업무를 하달·지시했고, 이 지시를 받아 회원들은 또 다른 단체대화방(카카오톡 등)에 전달하는 조직적 지휘체계를 갖추고 있었다고 민주당은 설명했다.

민주당은 10일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신남성연대 관계자 7명을 공직선거법상 유사기관 설치 금지 위반 혐의, 형법상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민주당이 언론에 공개한 증거이미지.

민주당은 지난 3일 지상파 3사 합동 대선후보 초청 토론 전후로 신남성연대 언론정화팀이 댓글 추천수를 조작한 기사가 최소 22건에 이른다고 했다. 민주당이 의혹의 증거로 제시한 이미지에 따르면 배진규 대표는 지상파 대선후보 토론회 직후인 지난 4일 '디스코드' 언론정화팀 게시판에 "어마어마한 여론전을 전부 승리로 이끌었다. 많은 알람에도 불구하고 내 일처럼 참가해주신 여러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여가부폐지 반드시 이뤄냅시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 달린 좋아요 수는 4596건이다.

민주당은 "피고발인 진종원, 이우진, 임채덕, 김종문 등은 선거 홍보 관련 핵심 직책을 맡고 있는 자들로 모두 위 단체 대화방에 참여하는 등 신남성연대와 상호 공모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피고발인들이 함께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 캡쳐사진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들 스스로 처벌 가능성을 자인하고 있어 신속한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상호 조직적 공모에 관한 증거가 인멸될 가능성이 높다"며 신속한 수사를 요청했다.

국민의힘이 지난해 11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댓글 조작' 대응 프로그램 '크라켄' 공개 시연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5일 국민의힘 국민소통본부는 전국 청년간담회에서 당에 유리한 포털 기사와 댓글을 클릭하고 '좋아요'를 누르는 '작업'을 당부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국민의힘은 ▲하루 세 번씩 10개 기사를 클릭해 '좋아요' '싫어요' 공감 표시 ▲'윤석열' 검색 기사를 클릭 ▲오전 10시 30분~12시, 오후 4시 30분~6시에 기사 클릭 ▲댓글란 '순공감순'에서 국민의힘에 좋은 건 '좋아요', 나쁜 건 '싫어요' 표시 등을 청년들에게 요구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국민의힘이 공개한 여론조작 방지 프로그램 '크라켄'의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좌표찍기'로 논란이 불거졌다. '크라켄'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 후보에게 대선 전략으로 제안한 '비단 주머니' 1호다. 국민의힘은 '댓글조작과의 전쟁'을 내걸고 '크라켄'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한 수사의뢰 방침까지 내놨다. (관련기사▶국민의힘, 댓글부대 모집·이준석 '가면' 토론 의혹)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