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의 불법 임명 논란에 처한 신동호 EBS 사장의 꼼수 출근이 무산됐다.
3일 오후 2시 55분께 신 사장은 여권 이사들이 소집한 ‘이사회 간담회’ 참석을 위해 EBS 사옥 진입을 시도했다. EBS 구성원들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방통위 불법 인사 철회하라' '위법으로부터 EBS 지켜내자' 등 피켓과 구호로 막아냈다. 사옥 밖에서는 보수언론단체가 노조 규탄 구호를 쏟아냈다.
여권 이사들은 이날 오후 3시 EBS 사옥 안에서 '이사회 간담회'를 소집했다. 간담회는 이사 3인 이상의 요구로 소집 가능하다. 통상 이사회 간담회는 사옥이 아니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렸다. EBS 구성원들의 저지로 출근을 못하는 신 사장이 이사회 개최를 요청했으나 다수 이사들이 "가당치 않다"고 거절했다.

보수 유튜버들이 여권 이사들과 함께 신 사장의 진입로를 뚫기 위해 나서 EBS 사옥 입구는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보수 유튜버들이 EBS 지부장을 조롱하는 목소리를 높이자, 신 사장은 “어떤 경우에도 몸싸움이 있어서는 안 된다. 물리적 접촉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 사장은 “EBS의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사회(간담회)를 막는 것은 출근 저지보다 훨씬 심각한 업무방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신 사장 뒤로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여성이 나타나 “좌파 방송을 어떻게 보여주냐”며 고성을 질렀다. 신 사장의 길을 트기 위해 앞장서던 여권 이사들은 15분가량 대치한 끝에 EBS 사옥 안으로 들어갔고 신 사장은 5분 뒤 발길을 돌렸다.

차량에 타기 전 신 사장은 기자들에게 “EBS 노조도 동료들이기 때문에 관용을 대원칙으로 가지고 있다”면서도 “공정과 상식을 벗어난 부분에 대해서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 EBS 식구를 제외한 외부에서 온 시위 동조세력들이 업무 방해를 동조, 부추긴 것에 대해 면밀한 검토를 거쳐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이 모습을 나타내기 1시간 전부터 보수 유튜버들과 보수언론단체 인사들이 EBS 사옥 앞에 진을 쳤다. 일부는 사옥 안으로 난입을 시도하고 EBS 구성원들을 상대로 욕설과 고성을 질렀다. 여권 이사들은 ‘유시춘 이사장 퇴진’을 주장하는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고 보수언론단체는 '유시춘 이사장 퇴진' 조화를 정문 앞에 세워 놓았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신동호 사장 임명 집행정지’ 가처분 심문을 진행하고 “가능한 신속하게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처분을 신청한 김유열 전 사장은 법원 출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사장을 대통령이 임명한 위원 2인으로만 결정하는 즉시 정치적 중립성은 의심받게 되는데, 정당 출신이 사장이 된다면 EBS가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다고 누가 믿겠나”라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은 “샘물 같은 방송, EBS가 왜 갑자기 정치적 논쟁의 한가운데 서게 됐는지 원망스러울 뿐”이라면서 “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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