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박민 KBS 사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 이사회에서 야권 추천이사들의 우려와 지적이 쏟아졌다.
15일 열린 이사회에 참석한 박민 사장은 “이사회는 KBS 주인인 국민을 대표하는 분들이고, 저희 집행부는 국민의 명을 받아 KBS를 운영하는 사람들”이라며 “생각이나 방법은 서로 다를 수 있겠지만 바라보는 방향은 같다고 생각한다. 지적하신 대로 방송·경영 경험도 없고, 낙하산이라는 지적도 받았지만 KBS를 위해 사심 없이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야권 추천이사들은 ‘특정 프로그램 편성 취소’ ‘진행자·앵커 물갈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등 박민 사장 취임 전후로 벌어진 사건들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이상요 이사는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과 관련해 “불공정 방송 이런 것을 이야기했는데, KBS는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등 권위 있는 신뢰도·열독률 조사 기관에서 매년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어떤 인식에 근거해 불공정에 대한 사과가 나왔는지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이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과징금 제재를 수용한다’는 입장에 대해 “보통 이런 결과가 나오면 행정소송을 하고, 대부분 이기는 결과가 나온다”면서 “과징금은 재허가 감점 요인이다. 단순히 과징금에서 끝나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아주 급작스럽게 진행자·앵커 교체, 프로그램 편성 삭제가 진행됐고, 외부에서는 ‘점령군식’이라고 표현한다. 시청자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급작스럽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숙현 이사는 “박 사장은 ‘낙하산’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더더욱 행보를 주의해야 하지만 사장에 취임되자마자 여당의 요구대로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정치적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됐다”고 비판했다.
조 이사는 “공정한 정책을 실행하더라도, 규정과 절차를 제대로 지키고 상대방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지만 내부 민심을 얻을 수 있다. 이 지점이 잘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권 이사는 “박민 사장 취임 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있었고,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그래서 취임 초기 연착륙할 것이라고 기대와 예상을 했는데 생각보다 경착륙 과정이어서 상당히 사내와 사회적으로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이사는 “취임 초기 구성원 충격과 공포 같은 느낌을 줄 경우 갈등과 반복이 커질 것이고 이것은 KBS 미래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박 사장이 KBS 내부를 대립과 반복이 아닌 통합을 지향하는 행보를 꼭 보여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권 추천이사들은 박민 사장 행보를 호평하면서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은수 이사는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은 그동안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공영방송의 역할을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이라고 평가했다.
이 이사는 “직원들과 국민은 KBS가 공영방송 역할을 잘 고 있는지 다 알고 있으니 그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제도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며 “지금 직원들은 박민 사장에게 경영위기 타개 역량을 가장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높은 자리에만 앉아 있지 말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적극적으로 뛰어달라”고 말했다.
이석래 이사는 “KBS라는 방대한 조직을 안정되게 꾸려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사원들이 가장 바라는 게 안정된 자원확보다. 직원들이 공영방송인으로서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민 사장은 “겸손하게 두루 살펴 균형잡히고 객관적인 경영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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