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박민 KBS 사장 후보자가 회장을 지냈던 법조언론인클럽이 대장동 일당 김만배 씨의 주요 로비 대상이었다고 밝혔다. 박민 회장 시절 법조언론인클럽 부회장들이 김만배 씨와 금전거래를 하거나 화천대유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것이다.
박 후보자는 ‘청탁금지법 위반'에 이어 '기타소득 급증' 의혹에 휩싸여 있다. 박 후보자의 기타소득은 2018년 정치부장 재직 시절에는 120여만 원 수준이었으나 이듬해 1600여만 원, 2020년에는 3200여만 원으로 증가했다. 박민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재직하던 2019년 8대 회장에 선출돼 2022년 1월까지 법조언론인클럽 회장을 지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3일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박민 후보자가 회장으로 있던 법조언론인클럽이 김만배의 집중 로비 대상이었던 것이 확인됐다”면서 “당시 부회장이었던 김 모 H일보 사회부장은 2020년 5월 1억 원의 금전을 김만배로부터 수수한 것이 드러나 소속사가 지난 1월 사과문을 게재했고 당사자를 해고했다. 또 다른 부회장 이 모 J일보 논설위원은 법조언론인클럽에 몸담고 있다가 2021년 5월 회사를 사직하고 아예 화천대유 고문으로 영입돼 억대 연봉을 받았다”고 밝혔다.
고 최고위원은 “법조언론인클럽 핵심인사들이 김만배로 엮인 이 시기는 대장동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기 직전으로 김만배의 돈 거래와 로비가 집중됐던 시점”이라며 “본인이 선임한 핵심 집행부들이 김만배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데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넘어, ‘정작 회장이었던 박민 후보자는 김만배의 로비 대상이었나, 아니었다면 왜 회장만 빠졌나’하는 의문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고 최고위원은 “2007년에 설립된 법조 출입 간부 기자들의 모임인 법조언론인클럽은 지금까지 9명의 회장을 배출했는데, 이 가운데 3분의 1인 3명이 윤석열 정권 아래에서 언론탄압 첨병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박노황 TBS 재단 이사장도 법조언론인클럽 회장 출신이다. 지난 3월 임명된 한국언론진흥재단 상임이사 3명도 법조기자 출신이다.
고 최고위원은 인사청문위원의 검증을 '허위 주장'이라고 치부한 박 후보자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박 후보자 측은 1일 민주당 인사청문위원회가 제기한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을 멈추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박민 후보자에 대해 ‘일본계 기업 자문료 청탁금지법 위반' 기타 소득 급증' ’초과 가계 지출‘ 논란이 일고 있다.
고 최고위원은 “인사청문회 시작도 하기 전에 여당 과방위 의원실을 일일이 찾아 인사를 하는 부적절한 처신을 하더니, 청문위원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 해명은 단 한 줄도 없고 허위 주장이라고 입장을 냈다”며 “인사청문회고 뭐고 어차피 대통령이 임명할 것이라는 생각에 인사 청문이라는 절차를 우습게 여기는 행위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고 최고위원은 “청문위원은 국민을 대신해 공영방송 사장 후보자를 꼼꼼하게 검증할 권리와 의무가 있고 후보자는 여러 의혹에 대해 국민 앞에 성실하게 해명할 책임이 있다”며 “박민 후보자의 청문회 무시, 국민 무시 행태에 대해서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다시 한번 사과를 요구한다. 지금이라도 성실하게 청문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민정 의원실 관계자는 미디어스에 “박민 후보자 측에 자료제출과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으나, 답변이 하나도 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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