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구성원들이 박민 사장의 불공정 보도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에 대해 “그동안 정부여당이 문제 삼았던 내용과 판박이”라며 “그들이 머리를 조아린 대상은 국민인가 용산인가, KBS도 모르고, 공영방송 의지도 없는 낙하산 박민은 대국민 사과가 아닌 사퇴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박민 사장은 14일 첫 공개 행보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사장은 ▲검언유착 보도 ▲고 장자연 씨 사망 관련 보도 ▲생태탕 보도 ▲뉴스타파 인용 보도를 문제적 보도라고 거론하며 “지난 몇년 간 공정성 비판이 거듭됐지만 과오는 계속 되풀이됐다. 앞으로 이런 사례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관련기사▶'대국민 사과' 박민 "지금은 KBS 사장…공영방송 가치는 공정성")
같은 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성명을 내어 “‘불공정 방송’을 사과한다 했지만, 기자회견 내용은 그동안 정부 여당이 문제 삼았던 내용과 판박이였다”면서 “문화일보 재직 시절 썼던 그의 기사는 공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낙하산 박민의 언론관과 정치적 편향성대로라면 업무에서 배제하고 징계받을 자는 KBS의 양심 있는 제작진이 아닌 낙하산 박민 자신”이라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계획했던 인터넷 중계마저 취소한 기자회견에서 그들이 머리를 조아린 대상은 국민인가 용산인가, 과연 KBS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자는 과연 누구인가”라면서 “박민은 비효율적 인력구조를 개선하겠다며 구조조정을 언급했는데, 30년 동안 수신료는 그대로인 상황에서 인건비 총액 비중이 30%가 넘어 과도하다는 것은 KBS 구조를 전혀 모른다는 고백이다. 한 조직의 수장이라면 공적책무 수행을 위해 재원을 어떻게 확보하겠다는 것인지 제시했어야 한다”고 따져 물었다.
KBS본부는 “최대 위기의 근원인 수신료 분리징수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면서 “본인이 뾰족한 수를 못 낸다면 허울 좋은 공정성 타령을 하더라도 국민들에게 수신료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납부를 설득하는 얘기를 했어야 하지 않은가, KBS 물적토대가 최대 위기를 맞는 상황에서도 어떤 이야기도 꺼내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낙하산 박민은 자격없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방통심의위의 징계를 수용하겠다’는 입장과 관련해 “단순히 3천만 원을 내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만약 과징금 부과 건을 수용한다면 박민을 배임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것이다. 법률 자문을 받은 결과 해당 보도는 과징금 부과가 나올 정도의 건이 아니며, 만약 사측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을 시에는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을 이미 받아두었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박민은 앵커나 진행자 교체, 프로그램 삭제 등 실정법 위반이 될 민감한 사안은 보도본부장에게 책임을 미루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구성원들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정부여당의 목소리를 받아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는 사람을 어떻게 공영방송 KBS의 사장이랄 수 있겠는가, 방송도 모르고 KBS도 모르고, 공영방송 의지도 없는 낙하산 박민은 대국민 사과가 아닌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사장은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경영 개선 방안과 관련해 “KBS의 임금 비율은 전체 지출의 33% 정도 되는데, 20%대로 낮추려면 전체 구성원의 임금을 거의 20%대 가까이 삭감해야 한다”며 “20%대 임금 삭감으로는 KBS 경쟁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명예퇴직을 적극 활용할 것이다.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불가피하게 인력 조정을 위한 구조조정도 해야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박 사장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과징금 제재에 대해 “보도의 경위나 내용을 보면 명백한 문제가 있었다”며 “그래서 방통심의위의 결정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과징금 처분을 받은 MBC는 즉각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JTBC는 재심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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