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서기석 KBS 이사장이 '박장범 사장 특별감사' 보고를 위한 이사회 개최를 거부하자 KBS 구성원들이 "전형적인 법비"라고 비판했다. 헌법재판관 출신인 서 이사장은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이사회 개최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 구성원들은 “서 이사장은 즉각 이사회를 소집하고, 윤석열의 공영방송 장악에 부역한 과거에 대해 구성원들에게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성명을 내어 “서기석 이사장마저 감사의 이사회 개최 요청을 회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KBS 이사회가 사규와 법령을 위반하는 사장 보호에 동원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여권 소수 KBS 이사들(김찬태·류일형·이상요·정재권)은 입장문을 내어 “박찬욱 KBS 감사가 박장범 사장을 상대로 진행하고 있는 특별감사를 보고하기 위해 요청한 임시이사회를 서기석 이사장과 다수 이사(야권 추천 류현순·권순범·이인철·허엽·이건·황성욱)들이 거부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야권 다수 이사 7인은 이진숙 위원장 체제 2인 방통위가 제청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했다.

여권 KBS 이사들은 “서 이사장과 다수이사들은 이사회 소집을 위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등의 근거 없는 이유를 들며 임시이사회 개최를 회피하고 있다”며 “이는 이사회의 책무를 의도적으로 방기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오는 20일 특별감사를 보고받는 이사회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이사회 개최를 피하는 지금, 서기석 이사장 역시 내란수괴 윤석열과 똑같은 ‘법 기술자’라는 것이 드러났다”며 “이사회 소집 요구는 법적 해석의 영역이 아니라 명확한 적용만 있을 뿐이다. 서 이사장은 전직 법관으로 법원의 판결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법관의 버릇은 남았는지 규정을 적용해야 할 부분에는 검토를 운운하는 것은 전형적인 법비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서 이사장은 KBS 위기를 키우고 망가뜨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면서 서 이사장 취임 이후 KBS 이사회의 ▲김의철 전 사장 해임 제청 ▲박민 전 사장 임명 제청 ▲박장범 전 사장 임명 제청 등의 주요 의결을 나열했다.
김의철 전 사장 해임 무효 소송 1·2심 재판부는 KBS 이사회가 제시한 해임사유를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항소를 취하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김의철 전 사장에 대한 해임이 부당하다는 판결이 확정됐다.
KBS본부는 “서 이사장은 이런 불법적 해임, 권력에 의한 공영방송 KBS 장악에 앞장서고도 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헌법재판관 출신이라는 이력이 무색할 지경”이라며 “법원이 본인이 저지른 행위가 부당하다고 판시했음에도, 법관 출신이라는 인물이 입을 꾹 닫고 있음에 비애가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서 이사장은 KBS 장악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낙하산 박민’ 선출에도 적극 나섰다”며 박민 전 사장 임명 제청 과정에서 불거진 투표 방해 논란을 거론했다. 지난 2023년 10월 KBS 이사회는 사장 후보자(박민·최재훈·이영풍)에 대한 1차 투표를 진행했으나 과반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다. 당시 여권 이사 6인 중 이석래 이사가 박민 후보에 투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KBS이사회는 박민·최재훈 후보자에 대한 결선투표를 실시해야 했으나, 서기석 이사장은 1시간여의 휴회 끝에 결선투표를 연기했다. 휴회 과정에서 박민 사장 선출에 동의하지 않았던 이석래 이사에 대해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KBS본부는 당시 서 이사장을 KBS 사장 선임 업무에 대한’ 업무방해 및 강요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KBS본부는 “이사회를 파행으로 이끌면서까지 '낙하산 박민'을 KBS 사장으로 임명제청한 결과, 일방적인 프로그램 폐지와 수신료 분리고지 수용, 광복절 방송 참사 등 KBS 파괴는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현실이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KBS본부는 “서 이사장은 즉시 ‘파우치 박장범’에 대한 특별감사를 보고할 이사회를 소집하라”면서 “또한 지난 2년, 공영방송 KBS를 지켜내야 할 이사장이라는 자리에서 윤석열의 공영방송 장악에 부역한 과거에 대해 구성원들에게 사과하라. 구권력으로부터 KBS를 지키지 않고 내란정권 윤석열의 공영방송 장악 총독 노릇을 한 서 이사장은 한시도 KBS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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