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이사회에서 김의철 전 KBS 사장의 해임을 주도한 서기석 이사장과 권순범 이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서기석 이사장은 “다수결로 사퇴를 의결하면 사퇴하겠다”고 응수했다. 현 KBS 이사회는 여·야 4대 7 구조다. 

김의철 전 사장은 ‘부당 해임 확정 판결’이 나오자 “부당한 해임과 '낙하산 박민 사장' 임명 과정을 주도한 서기석 이사장과 권순범 이사는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즉각 이사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야권 추천 KBS 이사들(왼쪽부터 정재권, 이상요, 류일형, 김찬태 이사)이 4일 오후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KBS 이사회 개최 및 이사장 선출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야권 추천 KBS 이사들(왼쪽부터 정재권, 이상요, 류일형, 김찬태 이사)이 4일 오후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KBS 이사회 개최 및 이사장 선출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KBS 이사회는 27일 박장범 사장 특별감사 결과에 대한 박찬욱 감사의 보고를 청취하기로 계획했다. 지난 25일 박찬욱 감사는 박장범 사장이 감사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여권 추천 김찬태 이사는 보고 공개 여부를 표결하기에 앞서 “이미 감사가 다 끝나 공표됐는데, 지금 보고가 무슨 의미가 있냐”며 “지난 20일 임시이사회 소직을 요구했는데 (야권 이사들은) 아무 얘기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이사회가 일부 이사들이 정당하게 일할 권리를 방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찬태 이사는 "이사라는 사람이 미디어를 통해 회사 상황을 파악하는 게 정상이냐”고 따져물었다. 여권 소수 이사들이 ‘특별감사 보고’를 위한 20일 임시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찬태 이사는 “일부 이사들은 윤석열 방송장악 선봉장으로 (부당한)해임 사유로 김의철 사장을 자르고,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에도 아무 말도 못하고 집행부 감싸기만 했다. 반성하는 모습이 없다”면서 “김의철 사장이 서기석 이사장과 권순범 이사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는데 당사자는 어떤 입장이냐”고 따져물었다. 김찬태 이사는 “(김 전 사장의) 해임사유 6개 중 인용된 게 있냐”면서 “오늘 감사 보고를 청취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서기석 이사장은 “다수결로 사퇴를 의결하면 사퇴하겠다”며 “(김 전 사장 해임 취소 확정 판결에) 내가 왜 답변을 하나. 퇴장 안 하시나”라고 응수했다.

서기석 KBS 이사장 [KBS 이사회 제공]
서기석 KBS 이사장 [KBS 이사회 제공]

지난 22일 법원의 김의철 전 KBS 사장 부당 해임 판결이 확정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재판부에 항소 취하서를 제출한 지 약 한 달만이다. 피고 보조참가인 KBS가 지난 21일에서야 항소 취하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김의철 전 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KBS를 비롯한 공영방송 장악 과정의 진상이 명확히 규명되고 이를 주도한 인사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시간”이라며 “먼저 저의 부당한 해임과 '낙하산 박민 사장' 임명 과정을 주도한 KBS 서기석 이사장과 권순범 이사는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즉각 이사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KBS 장악과정에 협조한 이후 이사직에서 연임한 이들이 KBS 이사직을 지키는 한 정상화의 길은 요원할 뿐"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1심은 김의철 전 사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해임 무효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무능·방만 경영 ▲불공정 방송으로 인한 대국민 신뢰 상실 ▲수신료 분리징수 관련 직무유기 ▲특정 노조 일색의 편향된 인사정책 ▲부서장 임명 동의 대상 확대 단협 체결 ▲취임 당시 공약 이행 부진 ▲남영진 이사장 해임 원인 제공 등 해임 사유를 모두 기각했다. 

박장범 KBS 사장과 박찬욱 KBS 감사 (사진=연합뉴스, KBS)
박장범 KBS 사장과 박찬욱 KBS 감사 (사진=연합뉴스, KBS)

여권 추천 이사들은 이미 감사 결과 내용이 공개됐다며 박 감사의 보고를 비공개로 청취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상요 이사는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감사 내용이 공개됐기 때문에 비공개할 이유가 없다”며 “이사회 일원으로서 이런 내용을 공식 석상이 아닌 비공식적으로 알게되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대단히 부적절하다. 그간의 이사회 운영 과정 문제를 봤을 때 공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일형 이사도 “이 중요한 일을 갖고 한 달 넘게 구걸하다시피 이사회 소집을 요구헀다”며 “이미 국회에서 이미 깊이 있게 감사 내용이 다뤄졌기 때문에 비공개가 필요한 사안만 비공개로 진행하면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찬태 이사 퇴장 후 서기석 이사장은 회의 공개 여부에 대한 표결을 붙였고 다수 이사가 비공개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박찬욱 감사 보고는 비공개로 진행 중이다. 박장범 사장은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직무에 복귀한 박찬욱 감사의 감사실장, 기획감사부장, 방송감사부장, 기술감사부장, 경영감사부장 인사 요구를 7차례나 거부했다. 이에 박찬욱 감사가 특별감사에 돌입하자 자신의 최측근을 ‘특별감사 직무공동수행자’로 지정했다.

이와 관련해 박장범 사장은 이사회 모두발언에서 “특별감사와 관련한 모든 결정과 절차는 이해충돌방지법을 비롯한 법령과 규정에 근거해 정당하게 이뤄졌다”며 “특별감사 직무공동수행자로 지정된 경영본부장으로부터 특별감사 관련 보고를 일체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