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구성원들이 남영진 전 이사장 해임 취소 판결에 “환영하면서도,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법원이 남 전 이사장의 해임무효 집행정지 가처분을 인용했으면 박민·박장범 사장 체제의 KBS는 없었다는 얘기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고은설 부장판사)는 19일 남 전 이사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낸 해임 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를 판결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어 “당연한 결과”라면서 “이 모든 것이 공영방송 장악이라는 목표 아래 이뤄졌다. 실제로 남영진 이사장 해임 이후 정권의 KBS 장악이 본격화됐다”고 지적했다.
남 전 이사장 해임 이후 KBS 이사회는 여권 우위로 재편됐으며, 서기석 전 헌법재판관을 이사장에 호선했다. ‘서기석 체제’의 이사회는 김의철 사장 해임을 제청했고, 윤 대통령은 이를 재가했다.
이후 KBS 이사회는 보궐 사장으로 ‘윤석열 술친구’라고 입에 오르는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임명제청했다. 또 KBS 이사회는 연임에 도전한 박민 사장 대신 ‘조그마한 파우치’ 박장범 ‘뉴스9’ 앵커를 사장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 박장범 사장은 지난 10일 임기를 시작했다.
KBS본부 쟁의대책위는 “윤석열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시도에 철퇴를 내린 이번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며 “지연된 정의이기 때문이다. 법원이 남 전 이사장의 해임에 대해 서둘러 집행정지를 인용했다면 공영방송 KBS가 처한 현실은 많이 달라져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 전 이사장은 해임된 지 8일 만인 지난 2023년 8월 22일 해임 처분 취소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남 전 이사장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KBS본부 쟁의대책위는 “윤석열의 술친구로 알려진 낙하산 박민이 KBS 사장이 되지 못했을 것이며, 낙하산 박민 체제에서 벌어진 파우치 대담, 세월호 10주기 다큐 불방, 광복절 방송 참사, 땡윤방송 등 국민이 공영방송으로부터 등돌릴 일들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기회주의자 파우치 박장범이 윤석열과 김건희에게 아부해 공영방송 사장이 되는 일을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남 전 이사장의 해임 이후 1년 KBS는 많은 것을 잃었으며, 신뢰 상실이라는 복구하기 힘든 피해를 여전히 입고 있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내란수괴 윤석열 정권이 자행한 방송장악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한다. 그리고 이에 관여한 방통위와 공영방송 내외부의 방송장악 조력자들을 철저히 조사하고,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S본부 쟁의대책위는 “나아가 더 이상 정권이 권력을 이용해 공영방송의 의결기구를 흔들고 장악하려는 시도를 할 수 없도록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그 시작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할 수 있는 ‘지배구조 개선’이 되어야 한다. 국회는 이번 사법부 판결을 계기 삼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즉각 돌입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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