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윤석열 친구 헌재 알박기' 논란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는 '소식통'의 전언이 보도화됐다. 보수진영에서 때아닌 '한덕수 대망론'이 분출하는 가운데 한 대행 측이 언론플레이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10일 중앙일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덕수 대행의 지난 8일 밤 통화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관련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중앙일보에 "트럼프가 통화 중 한 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물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한 대행이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서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특정 선택지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대화를 매끄럽게 이어나가는 수준에서 짧게 문답이 오갔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통화가 이뤄진 날 오전 한 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등을 지명한 이후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본격화한 대선 차출론이 한·미 정상 간 첫 통화에서 화두로 등장한 건 이례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며 "한국 정치권에서 불거진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은 이슈를 트럼프가 인지하고 주제로 꺼냈기 때문이다. 그만큼 한국의 국내 정치 격변기를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고 했다.
중앙일보의 이 같은 보도에 대해 한 대행 측이 의도를 갖고 흘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진행자인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두 사람의 통화내용을 알 만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나. 이 정보를 언론에 전달한다면 취재원은 금방 드러날 수 있다"며 "그런데도 전했다. 이게 뭘 뜻하나"라고 물음을 던졌다. 김 평론가는 "만약 그랬다면 여기에는 의도성이 아주 진하게 배어 있다는 얘기"라며 "누구의 의도가 되겠나. 한덕수 총리 측의 의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 보도만 보고 한 대행에게 대선 출마 여부를 묻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 평론가는 "단순 언론보도를 가지고 트럼프가 질문을 한다는 것은 어패가 있다. 트럼프에게는 정제된 정보 내용만 추려서 보고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에게 어떻게, 어떤 판단이 보고됐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언론플레이 성격이 크다고 봤다. 김 전 위원장은 '트럼프-한덕수 대화 내용이 언론에 흘러나올 수 있는 정보인가'라는 김 평론가 질문에 "어떻게 해서 흘러나왔는지 모르지만 일부 한덕수 총리를 대통령 후보로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그런 짓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한 대행)본인 스스로가 안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정부관계자·정치권 출처의 언론보도들을 보면 한 대행은 당시 국무총리실 간부들에게 "내게 대선의 디귿(ㄷ) 자도 꺼내지 말라"고 말했다. 10일 중앙일보 보도내용에 비춰보면 한 대행은 간부들에게 대선 출마설을 일축한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고민 중"이라고 답한 것이 된다.

한 대행은 지난 8일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한 대행은 지난해 12월 "권한대행은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 권한 행사는 자제해야 한다"며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을 임명하지 않았다. 후보자들의 부적절한 이력도 논란이다. '윤석열의 방패'로 불리는 이 처장은 내란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다. 함 판사는 2017년 2400원을 횡령한 버스 기사를 해고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결을 내린 항소심 재판장이었다.
국민의힘에서 '대망론' '차출론'이 분출하고 있다. 한국일보는 지난 9일 기사 <때아닌 '한덕수 대망론'... 손사래 쳐도 보수진영이 등 떠미는 이유>에서 "한 대행의 행보에 술렁거리긴 보수 정치권도 마찬가지였다. '한 대행이 소극적 기조를 버리고 파격 행보에 나선 데는 '다른 이유'가 있지 않겠냐'는 뒷말이 쏟아진 것"이라며 "이 같은 외부인사 영입론은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겨뤄볼 만한 '대세 후보'가 아직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통화에서 한 대행 출마 가능성에 대해 "열려 있다고 본다. 추측성 얘기지만 현재 한덕수 본인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출마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얘기한 적은 없다"며 "만약 본인이 (의사가)분명하다면 측근들의 전언이라든가 주변의 전언을 통해서 얘기하기보다는 본인이 가볍게 얘기하면 되는 문제다. 불출마 의견을 얘기한 적 없기 때문에 어떤 꿍꿍이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 사무총장은 한 대행이 출마할 경우 민주당에서 대선 구도를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어렵게 보지 않고 있다"며 "한 대행이 내란 당시 적극적으로 제지해야 함에도 사실상 함께 했다고 보여지고, 그 이후 헌재 결정을 처리하지 않고 경제위기와 외교적 문제를 보여줬기 때문에 내란 동조자를 넘어 국가를 운영하는 리더로서 부적격하다는 국민적 인식이 높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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