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관련해 방송계 전반에 대한 고용노동부 차원의 근로감독과 국회의 제도개선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은 MBC에 비정규직 노동환경 개선을 주문하는 한편, 과방위 차원에서 고 오요안나 씨 사망 사건 진상규명과 제도 개선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이소영 의원은 3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고 오요안나 씨의 명복을 빌며, 그 분의 안타까운 죽음이 우리 사회 곳곳의 요안나 씨를 구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고인의 죽음을 대하는 MBC의 차가운 태도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고인이 매일같이 일하던 일터에서 정식 구성원이 아닌 '프리랜서' 계약으로 노동법의 보호 밖에 있었다는 사실도 씁쓸함을 넘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고 했다.
이소영 의원은 "사실상 정규직 근로자와 다르지 않은 상주형 노동형태를 요구하면서도 '고용계약'이 아닌 '프리랜서 업무계약'을 체결해 외부화시키고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는 행태는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클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국민들에게 뉴스를 전하는 공공성 높은 방송사에서 이 같은 고용형태를 자성없이 남발한다면, 그러한 방송사의 뉴스가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것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이소영 의원은 ▲MBC 뉴스외전·뉴스투데이 작가 해고 ▲광주MBC 아나운서 근로계약서 미작성 ▲KBS 프리랜서 아나운서 일방적 업무배제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ubc울산방송 이산하 아나운서 소송 등을 언급하며 "국회와 같은 정치권은 물론이고 방송사 역시 '남을 비판하는 일'을 하는 곳이다. 스스로에게 더 엄격해야만 그 비판의 진정성이 국민들에게 가닿고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소영 의원은 고 오요안나 씨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은 MBC 자체조사가 아닌 노동청 등 제3의 기관 조사로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또 고용노동부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상캐스터, 아나운서, 작가, PD, AD 등 방송종사자들이 노동법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닌지 대대적 근로감독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소영 의원은 국회 차원의 제도개선 노력을 촉구했다. 이소영 의원은 "방송계만의 문제도 아니지만, 이런 상황을 방치한다면 노동법상 보호를 강화하는 일이 정규직 범주 내에 편입된 소수의 형편 나은 노동자만을 대상으로 하게 되어 노동시장 내 양극화만 부추기게 될 것"이라며 "우리 당 소속 환노위와 과방위 위원들을 포함하여 당 언론특위에 구조적 대책 마련을 함께 연구해주십사 의논하겠다"고 했다.
이소영 의원은 MBC를 향해 "고 오요안나 씨 사망에 대한 책임이 자사에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고인의 죽음과 관련한 진상을 밝히는 데에 모든 협조를 다해야 한다"며 "특히 고인의 죽음에 대해 책임있는 태도를 보이기도 전에 입장문에서 'MBC 흔들기 세력의 준동'과 같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도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MBC는 지난달 28일 고인이 자신의 고충을 담당부서나 책임자 등에게 알리지 않아 해당 사건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유족 요청 시 진상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정확한 사실도 알지 못한 채 마치 무슨 기회라도 잡은 듯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MBC는 지난달 31일 고 오요안나 씨 사망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3일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입장문을 내어 "고인이 남긴 유서와 SNS 대화 등에 따르면, 오요안나 씨는 적지않은 기간동안 동료 기상캐스터들로부터 폭언과 모욕, 따돌림을 당한 정황이 확인된다"며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의 시간을 겪었을 고인의 명복을 빈다.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유족들의 비통한 마음에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번 사건이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라 하더라도, MBC는 무관할 수 없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혀 유족들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스스로 밝힌대로 한치의 숨김 없이 오요안나 씨에게 있었던 일을 밝히길 요청한다"고 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진상규명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기상캐스터를 포함한 방송사내 비정규직들의 노동 환경 전반을 점검하여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하고 악습이 있다면 도려내야 한다"며 "과방위도 함께 진상규명과 제도 개선을 위해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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