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노하연 기자] 국민의힘이 고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 관련 특별법을 추진하기로 한 가운데,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고인의 죽음을 정쟁으로 몰고 갈 것이 아니라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만 되고 처리되지 않는 수많은 특수고용노동자 관련법을 처리하자”고 밝혔다.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MBC 아나운서 오요안나 사건을 계기로 다시 특수고용노동자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의원은 “평소 노동자 문제에 관심도 안 보이던 인권위원회 안창호 인권위원장이 갑자기 성명을 내더니 어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자처해 법안처리 대신에 ‘MBC 청문회’를 주장하고 있다”며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정쟁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근로기준법에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이 생긴 것은 2019년이지만 여전히 일하는 사람 중에는 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며 “현행법이 사용자와 근로자 관계에서만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제대로 된 처벌규정도 없어 있어도 무용지물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뉴진스-하니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이슈화됐다. 뉴진스 하니가 직접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국민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현행법상 뉴진스의 하니는 노동자가 아니므로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하는 직장 내 괴롭힘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해석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2월 일명 ‘뉴진스-하니법’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이 발의한 일명 ‘뉴진스-하니법’은 근로기준법 76조의4 ‘노무 제공자 및 예술인에 대한 특례 조항’을 신설해 특수고용노동자(노무 제공자)와 예술인에게도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을 적용하자는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지난 11월 26일 정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정 의원은 “뉴진스-하니 법에서, 고 오요안나 법으로, 법 앞에 수식어가 하나씩 늘어가고 있다. 그만큼 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분들의 피해가 확인되고 있다는 말”이라며 “고 오요안나님 사건을 계기로 특수고용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이 적용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국민의 힘 최형두 의원 외 20여 명이 관련법을 발의했다. 환영할 일이다. 이제 내용상으로 여야의 의지가 확인되었으니 빨리 법안소위를 열어 법을 처리하자”며 “법안소위 첫 안건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개정안이 되어야 한다. 국민의힘이 진짜 법안처리에 진심이라면, 법안처리에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직장 내 괴롭힘 범위를 확대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근로기준법 안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를 명시한 특례 조항을 마련해 프리랜서,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까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적용 범위를 적용할 수 있도록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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