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가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와 관련해 "유족께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최단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매일신문 보도로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는 고인의 유서 내용이 알려졌다. MBC는 고인이 자신의 고충을 담당부서나 책임자 등에게 알리지 않아 해당 사건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고인의 죽음은 지난해 12월 10일 스포츠월드 [단독]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고인은 지난해 9월 사망했으며 유족은 조용히 고인을 떠나보냈고,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지난 27일 매일신문은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유서가 발견되었고, 유족들은 뒤늦게 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매일신문은 유서에 고인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고, 휴대전화에서는 직장 동료 등 MBC 관계자 4명에게 피해사실을 알렸던 기록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MBC는 28일 "MBC는 최근 확인이 됐다는 고인의 유서를 현재 갖고 있지 않다. 유족들께서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최단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며 "공영방송으로서, 동시에 구성원들의 소중한 일터로서 부끄럽지 않은 바른길을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MBC는 "고인과 관련된 사실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라 MBC로서는 대응에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부서(경영지원국 인사담당실·감사국 클린센터)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라고 했다.
MBC는 "고인이 당시 회사에 공식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 등 고충을 신고했거나, 신고가 아니더라도 책임 있는 관리자들에게 피해사실을 조금이라도 알렸다면 회사는 당연히 응당한 조사를 했을 것"이라며 "MBC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가혹할 정도로 엄하게 처리하고 있으며 프리랜서는 물론 출연진의 신고가 접수됐거나 상담 요청이 들어올 경우에도 지체 없이 조사에 착수하게 돼 있다"고 했다. MBC는 고인이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피해사실을 알렸다는 보도 내용에 관해 "그 관계자가 누구인지 저희에게 알려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MBC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에 대한 무분별한 유포와 의혹 제기를 자제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 고인의 명예와 직결돼 있을 뿐 아니라 또다른 차원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동시에 정확한 사실도 알지 못한 채 마치 무슨 기회라도 잡은 듯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관련기사
- MBC, 고 오요안나 괴롭힘 의혹 진상조사 실시
- "비정규직 죽음 대하는 MBC의 차가운 태도 실망"
- “MBC, 거악과 맞선다는 이유로 비정규직 노동자 죽음 뒷전”
- “국힘, 오요안나 사건 진심이라면 특수고용노동자법 함께하자"
- '특고노동자 노동자 추정' 근로기준법 개정안 발의돼
- 과방위, '2인 방통위 알박기' 신동호 증인 채택
- '고 오요안나' 어머니 "딸 이름 정쟁 이용 안돼"
- “어떤 정권이든 MBC 포섭 시도에 단호하게 싸울 겁니다”
- 오요안나 유족·노동계 "노동부, MBC 비정규직 착취 면죄부"
- 민주당·혁신당 "MBC, 특별근로감독 결과 무겁게 받아들여야"
- “MBC 비정규직 문제 바뀌지 않는다면 이재명 정부가 나서라”
- 비정규직 방송·미디어 노동자 지키는 ‘오요안나법’ 되려면
- 노동부, 지상파·종편 기획감독···‘무늬만 프리랜서’ 들여다본다
- MBC 익명 커뮤니티, 방송작가 혐오 난장판
- 고 오요안나 유족 "답변 없는 MBC 앞에서 단식 농성"
- 방송의날에 "고 오요안나 1주기 추모 주간 동참해달라"
- 고 오요안나 모친 "MBC 비정규직은 벌레만도 못해"
- "아무리 부정해도 오요안나는 MBC 노동자"
- "MBC기자도 카메라도 없는 오요안나1주기...정의로움 어디 갔나"
- MBC 기상캐스터 폐지에 "오요안나 두 번 죽여"
- 고 오요안나 어머니, 단식 28일만에 MBC와 잠정 합의
- 고 오요안나 헛되지 않은 거리 추석 차례상
- "MBC본사가 없어지지 않는한 오요안나 추모 공간 존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