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천광암 동아일보 논설주간이 뉴스타파 '김만배 음성파일' 보도에 대한 여권의 극언·법적조치에 대해 언론자유 위축을 우려했다. 뉴스타파 보도가 문제적이라고 지적하는 언론에서도 현재 여권의 공세에 대해 '비판언론 길들이기' 소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11일 천 주간은 칼럼 <김만배 음성파일… ‘악마의 편집’과 ‘국가반역죄’ 사이>에서 뉴스타파의 보도를 '조작'으로 규정했다. 인용보도 매체에 대해서도 저널리즘 윤리에서 크게 벗어났다고 비판했다.

2022년 3월 6일 뉴스타파는 <[김만배 음성파일] “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보도에서 '대장동 사건' 김만배 씨가 윤석열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사건 주임 검사, 박영수 변호사(전 국정농단사건 특검)를 통해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불법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했다고 밝힌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천 주간은 "뉴스타파가 보도한 편집은 윤석열 중수 2과장이 조 씨에게 직접 커피까지 타줘가며 형식적인 조사를 한 뒤 수사를 무마해줬다고 들리게 돼 있다"며 '조작'이라고 했다. 뉴스타파 보도에서 김만배 씨는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이러면서… 박OO(검사가) 커피주면서 몇 가지를 하더니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라고 말했다.
천 주간은 "파일 원문을 들어보지도 않고 뉴스타파가 공개한 편집본을 인용해 의혹을 전파하거나 확대 재생산한 매체들의 태도도 저널리즘의 기본이나 보도윤리에서 크게 벗어났다. 특히 MBC는 문제가 많다"면서 "철저한 경위 조사와 진솔한 반성,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응분의 책임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천 주간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이번 건을 '사형에 처해야 할 만큼의 국가반역죄'로 규정하고, 당이 나서서 뉴스타파, MBC, JTBC 등의 전현직 취재기자들을 다짜고짜 고발부터 한 것이 적절한 대응인지는 의문"이라며 "여권의 대응이 도를 넘게 되면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을 길들이려 한다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천 주간은 김기현 대표에 대해 2021년 원내대표 시절 민주당이 처리하려던 언론중재법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반대한 인물이라고 짚었다. 천 주간은 "(김 대표는)'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가장 기본적인 가치'라고 강조했었다"며 "일부 잘못된 보도를 바로잡는다는 명분으로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천 주간은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수사무마 의혹에 대해 "10억 원의 뒷돈을 챙긴 조우형이 중수부에 불려 가고도 입건조차 되지 않은 것은, 설령 김만배 음성파일이 조작된 것이라 하더라도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쉽게 수긍이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천 주간은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해 온 관련 해명에 대해 "어렴풋한 기억, 전언, 당시 관행 등에 근거한 설명이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는 지난 8일 사설 <김만배 허위 인터뷰 전모 밝히되 언론 통제로 가서는 안돼>에서 "검찰은 허위 인터뷰 의혹의 전모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 민주당이 인터뷰 이후 인터뷰에 언급된 내용과 비슷한 주장을 하며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주장을 펴왔는데 김씨 측과 교감이 있었는지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면서 "하지만 이 사태가 언론의 보도 기능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국민의힘이 7일 인터뷰 내용을 보도한 다수 언론사 기자들을 무더기로 경찰에 고발했는데 지나친 대응이다. 여권 고위층이 뉴스타파의 보도를 정치공작이라 단정하고 ‘폐간’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거론한 것도 우려스럽다"면서 "허위 사실임을 알고도 고의로 유포한 게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가 신문법 위반 및 발행정지나 등록취소 여부 검토에 착수했는데 현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을 손보려 한다는 의심을 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썼다.
11일 한겨레는 사설 <‘커피 타준 검사’ 틀렸다고 “폐간” 운운, 언론 겁박하나>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김기현 대표 등 여권 인사들의 공세를 비판했다. 이동관 위원장은 지난 8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뉴스타파 '김만배 음성파일' 관련 보도에 대해 "(대통령)당선자를 바꿀 수도 있었을 만큼의 엄청난 충격을 줬기 때문에, 일반적인 가짜뉴스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참으로 황당한 궤변"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당시 언론들이 제기한 문제의 본질은, 2011년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수사 때 대검 중수부가 대장동 사업 관련 대출 브로커를 조사하고도 왜 처벌하지 않았는지에 있다"며 "이 브로커에게 '커피 타준 검사'가 누구였는지는 곁가지일 뿐"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당시 주임검사는 윤석열 대검 중수2과장이었고, 그와 각별한 관계였던 박영수 전 특검이 대장동 일당의 변호사였다"며 "유력 대선 후보에 대한 검증은 언론으로서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런데도 '커피 타준 검사'가 윤 대통령이 아니었다는 사소한 흠결을 들어 폐간 운운하며 협박하다니, 이 위원장은 어디 독재국가에서 살다 왔는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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