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는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연속 특별기고 'SDGs 시대, 지역 지속가능발전 현장을 가다'를 총 24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1992년 Rio 국제회의의 결과인 '의제21'의 권고를 바탕으로 지방정부가 설치한 전국협의체로 유엔 경제사회이사회(UN ECOSOC) 특별협의기구입니다.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지자체별 Governance의 확산·발전을 통해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를 구현하고 대한민국의 지속가능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연속 특별기고는 전문가 기고와 실제 지속가능발전 정책이 실행된 지역 사례로 구성됩니다.  이번 대전시 사례는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17번 목표 사례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명구 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이 집필하셨습니다.

[미디어스=추명구 칼럼] 2015년 제70차 UN총회에서 결의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는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Leave no one behind)'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수립되었다. 지속가능발전목표가 지역의 상황에 맞게 수립되고 이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와 공감, 인식확산이 중요하다.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환경, 사회, 경제영역으로 따로 떼어내서 단편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 대해 융합적이고 교차적으로 보는 사고 능력이 필요하다. 지속가능발전목표는 다양한 사고를 길러주는 방법을 제공하고 기후위기, 코로나 19에서 경험하고 있듯이 지구의 문제가 곧 마을의 문제로 연결된다는 인식의 틀을 확장시켜준다.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차원에서는 ‘유엔 ESD 10년’(UN Decade on ESD, DESD 2005-2014), ‘ESD 국제 실천 프로그램’(Global Action Programme on ESD, GAP 2015-2019) 그리고 오늘날 ‘지속가능발전교육2030’(ESD for 2030)으로 변화되면서 교육이 교육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천과 행동으로 확장될 수 있는 ‘행동하는 교육’을 강조했다.

우리 지역에서는 2019년부터 대전사회적자본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마을에서 마을계획이 수립되었고 작년부터 SDGs 5P(경제-번영, 사회-사람, 환경-지구환경, 평화, 지구촌 협력-파트너십)를 활용하여 쓰레기 문제, 주차 문제 등 주민들의 민원성 의제보다는 전 지구적인 문제 인식, 마을이 어떻게 변해야 되는지 등 전환마을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다.

마을문화탐사/ 마을문화탐사와 마을공원 탐사팀/ 탐사 후 조별 공유시간 (사진= 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마을문화탐사/ 마을문화탐사와 마을공원 탐사팀/ 탐사 후 조별 공유시간 (사진= 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대전지속가능마을대탐사(이하 대탐사)는 마을 탐사라는 체험을 통해 지속가능발전목표 학습 및 촉진, 행동하는 교육 실천, 지구적인 문제가 마을과 연결되었다는 인식확장 등의 배경으로 기획되었다. 국가에도 국가지속가능발전목표가 있고, 지방정부도 지속가능발전목표가 있듯이 마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목표와 모니터링, 평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탐사는 지속가능발전목표라는 17개의 현미경으로 마을을 자세히 보고, 서로 연관 지어보고, 통합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마을공동체와 주민자치회 등이 회의를 통해 지속가능발전목표 17개 중 우리 마을과 연관이 있거나 우리 마을에서 목표로 삼고 싶은 것을 선택하여, 전문가와 마을주민이 함께 탐사를 통해 그 목표에 해당하는 마을 주제를 자세하게 들여다본다.

마을공원 탐사팀  (사진= 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마을공원 탐사팀 (사진= 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올해 세 번째를 맞이한 마을대탐사는 80년대에 형성된 마을이다. 주민자치회 회의를 통해 목표 4번 평화롭고 안전한 학교 만들기, 마을 전통시장 상인들과 함께 목표 8번 마을경제 활성화 조사, 목표 11번 안전하고 쾌적한 마을환경조사(어린이보호구역 및 대기질 조사), 목표 11번 마을문화유적 조사, 목표 11번‧15번 마을공원 조사, 목표 15번 마을 가로수 및 아름다운 길 조사 등 총 6개 분야를 탐사했고, 탐사 후 함께 모여 탐사결과를 공유했다. 11월 탐사결과를 토대로 주민자치회와 함께 지속가능마을 워크숍을 개최한다. 워크숍에서는 대탐사 결과를 공유하며 마을실천과제를 발굴하고 보고서를 작성한다.

3년 동안 대탐사를 추진하며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몇 가지 고민을 했다. 먼저 이 사업에 대한 전체적인 프로세스와 프로그램 매뉴얼이 필요하다. 워크숍을 진행하다 보면 지속가능발전목표에 대한 학습 없이 진행되면서 참가자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걸 알 수 있다. 대상자 선정,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해를 위한 학습프로그램, 마을기초조사(이 부분이 아쉽다. 마을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가 전무하다. 구별 사회조사 보고서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대탐사 분야 선정 방법, 관련 분야 전문가 네트워크, 결과보고서 양식, 워크숍을 통한 마을 지속가능발전목표 수립, 보고서 작성 등 일련의 과정이 정리되어 마을에서 스스로 추진할 수 있는 매뉴얼이 필요하다.

지역경제활성화 팀-신도 꼼지락시장 모니터링)/ 마을보행탐사-어린이보호구역 탐사/ 대기질 간이캡슐 설치 (사진= 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지역경제활성화 팀-신도 꼼지락시장 모니터링)/ 마을보행탐사-어린이보호구역 탐사/ 대기질 간이캡슐 설치 (사진= 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두 번째, 마을계획 수립 이후 주민참여예산제를 통해 마을계획이 현실적으로 실행되듯이 마을 지속가능발전목표를 관리하고 이행할 수 있는 예산이 필요하다. 목표 단계의 좌절이 아닌, 주민들이 마을 변화의 모습을 함께 성취해 사업의 효능감을 높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회분야와 경제분야 탐사 콘텐츠가 부족하다. 그래서 구체적인 마을 데이터가 중요하다. 그나마 교통사고와 생활안전분야는 국가에서 제공하는 데이터가 있지만 빈곤, 성평등, 건강과 보건, 마을경제 등에 대한 데이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대탐사와 마을지속가능발전 워크숍 대상을 학교와 학생들과 연계하면 좋겠다. 미래세대들의 생각이 반영된 목표를 만들고 목표와 의견을 주민자치회에 전달하고 이행하는 방식이다. 아이들과 청소년이 행복한 마을이 어른들도 행복한 마을이 될 수 있다.

대전지속가능마을대탐사 탐사 후 전체사진 (사진= 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대전지속가능마을대탐사 탐사 후 전체사진 (사진= 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기후위기, 양극화위기, 코로나19 위기 등 지금의 다양하고 중첩된 위기의 대안과 실천은 마을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주민의 행복과 마을의 지속가능성 그리고 인류의 다양한 문제 해결은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는 주민들의 역량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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