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는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연속 특별기고 'SDGs 시대, 지역 지속가능발전 현장을 가다'를 총 24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1992년 Rio 국제회의의 결과인 '의제21'의 권고를 바탕으로 지방정부가 설치한 전국협의체로 유엔 경제사회이사회(UN ECOSOC) 특별협의기구입니다.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지자체별 Governance의 확산·발전을 통해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를 구현하고 대한민국의 지속가능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속 특별기고는 전문가 기고와 실제 지속가능발전 정책이 실행된 지역 사례로 구성됩니다. 두 번째 기고는 오창환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상임의장(전북대 교수)이 맡아주셨습니다. 

[미디어스=오창환 칼럼] 인류의 발전은 지구의 자원 사용 능력의 확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는 인류 문명의 발전 단계를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 시대로 구분하는 것으로 잘 증명된다. 인류 역사를 통한 지구 자원 사용 능력의 확대는 지구환경 파괴를 확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구환경 파괴는 빠른 속도로 일어나는 반면 지구환경 복원은 매우 느린 속도로 일어난다. 산업혁명 이전의 환경 파괴 양은 자연적인 환경 복원 양에 비해 훨씬 적은 규모였기 때문에 환경 파괴는 국지적 문명을 파괴하기는 했으나 전 지구적인 문명의 파괴를 가져오지는 않았다. 그 덕에 우리 인류는 환경을 파괴하면서도 문명을 발전시키며 사회적, 문화적, 기술적으로 발전을 이루어왔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그와 함께 환경 파괴의 양과 속도도 비약적으로 증가해 왔다. 그 결과 지금 인류는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풍요 속에서 인류 역사 이래 환경 파괴에 의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현재와 같은 속도로 대기 중 온난화 기체가 증가한다면 2040년이나 그 이전에,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지구 대기 온도가 1.5℃ 증가하면서 인류가 더 이상 기후위기를 막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고 발표하였다. 즉 인류는 더 이상 치료 불가능한 암 선고를 받는 것으로 이로 인해 희망을 잃고 심각한 혼란에 빠질 것이며, 그러한 혼란 중에 인류 종말이나 그에 가까운 사태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 아이들을 포함한 미래세대는 꿈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채 희생자가 될 것이며 희망이 없는 어두운 세상 속에서 엄청난 환경파괴에 의한 식량 부족과 기아, 훨씬 규모가 커지고 빈도가 높아진 자연재해, 인간‧동물 그리고 가축‧식물과 작물 등에 발생하는 코로나와 같은 수많은 질병, 해수면 상승에 의한 해안 지역의 위험 증가 등으로 엄청난 고통을 받으면서 죽어갈 것이다. 

그림 1. 지구온난화에 따른 수문과 지구환경의 변화 및 예상되는 재해 발생
그림 1. 지구온난화에 따른 수문과 지구환경의 변화 및 예상되는 재해 발생

현재 우리의 행동은 부모이자 현 기성세대인 우리 자신의 삶을 위험 속에 빠지게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래세대에게 매우 무책임한 부모와 기성세대가 되는 것이며 그들에게 용서받을 수 없을 존재가 될 것이다. 우리는 모두 자녀를 키우기 위해 매우 열심히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잘 알지 못하며, 나 혼자 행동한다고 세상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거나 어떻게든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가 있기 때문일 수 있다. 동시에 과도한 물질만능주의와 거역하기 힘든 과도한 소비 속에서 심각한 환경 파괴와 함께 본인의 삶도 불행해지고 있음을 인지하지 못함에서 기인할 수 있다.

그럼 기후위기를 막을 수 없는 상태란 무엇일까? 예로, 온난화에 의해 시베리아 동토가 해빙되면 동토 내에 부패하지 않고 얼어있던 엄청난 양의 유기물의 부패와, 동토지역 내에 형성되어있는 얼음 상태의 메탄(170배로 농축된 메탄하이드레이트)의 붕괴에 의해 자연적으로 온난화가스가 발생하는 지구환경 반응이 일어나면서 지구온난화는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질 것이다. 헌데 우리는 시베리아 동토를 해빙시킬 수는 있으나 시베리아 동토를 다시 얼게 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시베리아 동토 해빙이 어느 한계를 넘어서면 우리 인류는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다른 예로, 현재 알프스와 히말라야 산맥의 만년설이 심각하게 감소하고 있다. 아시아의 수십억 명을 먹여 살리고 있는 인더스, 갠지스, 양쯔, 메콩강 등의 하천이 히말라야 산맥으로부터 발원하고 있으며 이들 하천 수량 유지에 만년설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만년설이 없어진다는 것은 이들 하천 수량의 감소와 그에 따른 식수 및 생활용수, 공업용수, 농업용수의 부족을 유발해 식량위기를 포함한 여러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다. 헌데 우리는 역시 만년설을 해빙시킬 수 있으나 만년설을 다시 형성시킬 능력이 없다. 또 다른 예는 사라지는 벌들의 문제이다. 최근 벌들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여러 심각한 문제들이 생길 것이라는 주장이 자주 제기되고 있다. 앞의 두 사례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벌들을 멸종하게 할 수는 있으나 멸종 후 벌들을 다시 살려낼 수 없다. 

즉 시베리아가 어느 정도 이상 해동되거나, 만년설이 어느 정도 이상 녹아버리거나, 꿀벌을 포함한 생명체의 멸종이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우리는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IPCC는 그 시기가 바로 지구대기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1.5℃ 증가한 시기라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였으며 2040년 이전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1년 이전에는 그 시기가 2050년이나 그 이전일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2021년 IPCC 보고서에서는 2040년이나 그 이전으로 10년 더 당겨졌으며 앞으로 더 당겨질 수도 있다. 따라서 현재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탄소중립 2050은 탄소중립 2040으로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탄소중립 2050 목표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낙관론보다 훨씬 지배적인 상황이다. 그렇다면 우리 인류에게는 희망이 없다는 것일까?

현재 2022년부터 2040년까지는 대략 20년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으며 1.5℃ 증가는 그 이전에 일어날 수도 있다. 즉 최대 20년 안에 우리는 기후위기 대응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야 한다. 20년은 매우 짧은 시간일 수도 있으나, 현재와 같이 통신과 기술 그리고 국가 간 협력시스템이 비약적으로 발달한 현대사회에서는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IPCC는 여러 모델을 설정하여 예측해본 결과 만약 인류가 지속가능한발전을 추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한다면 2040년경 지구 대기온도 상승을 1.5℃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그림 2. 기후위기 대응 방안에 따른 온난화가스의 증가 및 감속 경향 (왼쪽 그림)과 각 대응 방안에 대한 간략한 소개 및 온도 변화 예측 결과 (오른쪽 그림) (IPCC 보고서 인용)
그림 2. 기후위기 대응 방안에 따른 온난화가스의 증가 및 감속 경향 (왼쪽 그림)과 각 대응 방안에 대한 간략한 소개 및 온도 변화 예측 결과 (오른쪽 그림) (IPCC 보고서 인용)

현재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신기술들이 개발되었고 앞으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한 기술이 더 많이 더 빨리 개발될 것이다. 예로 태양광에 의한 전기 생산가격이 10년 내에 90% 감소하였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의 심각성이 인식되어 파리협약에 전 세계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희망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극복하여야 할 여러 가지 기본 요소들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에 화석연료나 원자력에 기반한 전기생산과 산업구조가 형성되어 있고, 이러한 산업구조를 이끌고 있는 기업과 종사자들과 이들을 지원하고 이익을 공유하는 정치인과 언론은 태양광과 같은 새로운 기술 시대로의 전환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한국에서 매우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반인들은 투표할 때 기후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정치인보다 환경파괴를 하더라도 공장을 가져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정치인을 뽑는 경향이 강하며, 물건이 싸고 좋기만 하면 그 물건이 심각한 환경 파괴를 일으켰는지 아닌지 상관하지 않고 구매하는 경향도 강하다. 이러한 태도는 정치인들이 기후위기 대응에 소극적으로 만들거나 기후위기 대응 활동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정치인 선출로 이어지고,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환경 파괴를 일으키게 만들 것이다. 그럴 경우 전 세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파리협약과 같은 기후협약은 성공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없으며,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노력은 매우 저조할 것이다. 앞에 언급한 문제들이 극복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는 희망이 없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과 국가지도자들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행위가 우리를 불편하게 하며 우리에게 경제적 피해를 가져오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아마도 이러한 일반적인 생각은 환경파괴에 의해 심각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기 이전에 만들어진 개념일 것이다. 즉 이런 개념이 현재와는 맞지 않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는 환경 파괴와 관련된 상황의 변화가 너무 빠르게 일어나 우리와 사회가 그에 따른 생각의 변화를 이끌어 낼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했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예로 현 사회에서는 경제발전에는 소비 촉진이 중요하다는 사고가 여전히 지배적이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너무 과도한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심각한 환경 파괴를 수반하는 엄청난 자원 개발이 진행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들 자원으로 상품을 만들고 이동시키기 위해 많은 공장들과 이동 수단에서 발생하는 온난화가스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즉 과도한 소비는 환경파괴를 매우 빠르게 가속화하고 있으며 그 피해를 대처하기 위한 경제적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 대표적이 예가 ‘코로나’다. 

앞에 언급되었듯이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면 ‘코로나’와 같은 질병 여러 개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전 세계 경제를 심각하게 혹은 영구히 파괴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젊은이들을 포함하는 중산층의 소비가 과도하게 촉진됨으로써 개인 소득과 소비지출이 거의 같거나 소비지출이 더 많아져 중산층이 붕괴할 것이며 이는 결국 국내외 경제시스템 붕괴를 가져올 것이다. 또한 과다한 소비를 충족시킬 수 있는 소득 증대를 위한 과다경쟁에 의한 개인들의 정신적 피폐와 건강 악화 그리고 노후대책 부재로 점점 더 많은 사회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과도한 소비는 개인에게는 최종적으로는 불행을 가져다줄 뿐 아니라 대기업과 국가경제의 파탄을 가져올 것이다. 또한 기후위기로 개발도상국의 경제가 무너지면 한국처럼 이들 나라에 물건을 수출하여 경제를 유지하던 선진국들의 경제도 함께 무너질 것이다. 즉 과다한 소비는 환경 파괴에 의한 위기를 발생시킬 뿐 아니라 그 이전에 심각한 경제, 사회 문제를 발생시켜 인류 사회를 붕괴시킬 것이다.

그림 3. 과소비가 발생시키는 경제 및 사회 붕괴와 자연환경 파괴에 의한 위기
그림 3. 과소비가 발생시키는 경제 및 사회 붕괴와 자연환경 파괴에 의한 위기

따라서 적정한 소비 시스템으로의 전환만이 개인의 행복한 삶과 국내외 경제의 지속적 발전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개인이 채식을 하고, 자가용 사용을 30% 줄여 좀 더 걷고, 고기 섭취를 30% 정도 줄이면 노후 건강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2030년에 65세 이상 노인 1인의 건강비용으로 1년에 지불해야 할 비용이 760만 원이다. 이는 국가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렇다고 개인이 감당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기후위기 대응 행동으로 건강해지면 그 비용이 1/3 정도로 감소하여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보면 태양광 에너지의 확대이다. 지구대기 온도 상승을 1.5℃ 이하로 방어한다 해도 이미 발생한 온난화 가스 때문에 전 세계는 어느 정도의 고통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다. 기후위기는 화석연료를 이용한 전기생산을 크게 감축시킬 것이며 이는 우리 생활 전체에 매우 중요한 전기 사용의 제한을 의미한다. 가정의 경우 전기밥솥, 냉장고, 에어컨, TV, 핸드폰, 컴퓨터 사용이 제한될 것이며 이는 우리 삶을 매우 어렵게 할 것이고 공장도 제대로 돌릴 수 없어 그에 따른 국가의 경제적 파장이 커질 것이다. 하지만 태양광 발전으로 에너지 자립을 어느 정도 달성할 경우 ,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앞에 언급된 문제로부터 안전한 국가나 안전한 지역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태양광에너지는 화석연료나 원자력에너지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 국내외적으로 인정되어 있다. 또한 가까운 장래에 미국과 유럽에서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은 물건에 대해 탄소국경세를 부과할 것이며 구글, 애플 등을 포함한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은 기업과는 협력하지 않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태양광에너지의 확대는 선택이 아니라 개인‧기업‧국가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기본이 되는 사업으로 빠르게 추진되어야 한다. 

위 예들과 같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우리의 행동은 우리를 불편하게 하고 경제발전을 저해한다는 과거의 보편적인 견해와 달리 개인에게는 행복과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해주는 행위이며 기업과 국제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대중, 기업, 정부가 인식하고 그 인식을 바탕으로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바탕으로 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한 향후 주요 과제는 우리 인식의 변화와 그에 따른 행동의 변화를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이다.

이러한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발전의 필요성에 대한 교육, 방안 모색 그리고 모색된 방안을 제도화하고 이를 효율적이고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국가 및 지역 시스템이 필요하다. 제시된 활동과 시스템을 현실화하는 데는 국민의 의식 전환과 자발적인 참여가 매우 주요하다. 따라서 앞에 제시한 기후위기 대응 방안은 정부 주도의 하향식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며 최대한 많은 국민들의 이해와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한 상향식 방법으로 달성 가능하다. 이러한 상향식 노력에 중요한 중추 역할을 하는 것이 지속가능발전기본법과 전국적인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조직이며, 한국지속가능발전학회는 이러한 활동을 지원하는 싱크탱크의 역할을 할 것이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