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한겨레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자에 대해 “전 국민을 상대로 언어 성폭력을 자행해놓고 여전히 자신의 잘못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30일 사설 <이준석, 억지 그만 부리고 깨끗하게 사과하라>에서 “(이준석 후보가)후보 검증이라는 ‘대의’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자신의 성폭력 언사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이 사안이 대선 TV토론회에서 그렇게 공개적으로 언급해야 할 사안인가”라면서 “대중의 정서와 공감하지 못하는 인사는 정치 지도자가 되어선 안 된다. 그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 더욱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수수께끼 내듯 툭 던지는 식의 간접공격 방식까지 취했는데, 무례하고 졸렬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이준석 후보의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겨레는 “사람들이 ‘윤석열의 개사과’를 떠올리는 것을 돌아봐야 한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자각과 반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자신에 대한 비판을 ‘집단 린치’로 규정하고, 공개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놨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이준석 후보의 행태에 박수를 보내는 이들이 일부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에 취한다면 이준석 후보는 극소수만을 위한 정치인으로 남을 것이다. 이준석 후보는 자신이 그렇게도 비판한 윤석열과 지금 너무 닮아 있다는 걸 아는가”라고 반문했다.
한겨레는 자신에 대한 비판이 ‘민주 진보 진영의 물타기’라는 이준석 후보의 주장을 거론하며 “본인의 잘못을 사과하기는커녕 정치적 탄압인 양 대응하는 모습에서 구태 정치인들의 모습이 보인다. 성폭력 발언은 물론 이 후보의 이후 대처 모습이 더욱 국민들을 화나게 하고 있다. 진심 어린 성찰과 사과가 없다면 앞으로 정치인 이준석이 설 자리는 없다”고 경고했다.
이준석 후보가 직접적으로 혐오를 표현하는 것이 아닌, 선동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석 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제가 한 질문 가운데 어디에 혐오가 있나"라고 강변한 바 있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한겨레에 “이준석 후보의 발언은 혐오표현을 직접 인용해 소수자 집단 구성원의 심리적 고통을 유발하고, 혐오표현으로 인한 차별·폭력 선동이 이루어질 위험성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한다"면서 "혐오표현에 대한 심각성을 고발하려는 선한 의도가 있더라도 사회적 소수자를 고통스럽게 하는 인용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은 깉은 날 한겨레 칼럼 <대선 후보가 사이버레커라니>에서 “그동안 이준석 후보에게 세대, 젠더, 장애 등에 전방위적인 차별주의자이자 혐오주의자라고 비판하면 구체적인 증거를 대라는 반박이 돌아왔다”면서 “보통 그는 구체적인 욕설이나 이미 사회적으로 합의된 혐오 표현을 직접 하기보다는 지지 집단의 혐오와 차별을 선동하는 방식으로 개입해왔기 때문에 구체적인 증거를 ‘단어 하나’로 말하기 어려웠다”고 짚었다.
권김현영 소장은 “그는 혐오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선동’하기 때문이다. 윤석열이 서울서부지법 폭도들에게 애국청년들이라고 격려하는 방식과 동일하다”며 “애국청년들이라는 말 자체가 혐오 표현은 아니지만, 특정 맥락에서 그 말은 폭도들의 행동을 지지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이렇게 ‘그럴듯한 부인’ 전략을 통해 의미를 부인하기 쉬운 방식으로 혐오를 확산한다”고 지적헀다.
권김현영 소장은 “이번(대선TV 토론)에도 이준석 후보는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마치 일반론을 묻는 것처럼 질문하는 방식의 회피 전략을 쓰고자 했으나 권 후보가 답변을 거부하여 그 전략이 먹히지 않았다”면서 “이 후보는 자신이 표현을 ‘순화’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는 순화한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했다고 의심받을 여지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권김현영 소장은 이번 대선에서 여성 후보 대신 여성 혐오가 등장했다고 강조했다. 권김현영 소장은 “만약에 내가 그 자리(토론회)에 있었다면 이 후보에게 되물었을 것”이라면서 ▲개혁신당의 공동선대위원장 함익병 씨가 '50대 이상 남자들은 다 룸살롱 가 봤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것은 남성 혐오 아니냐 ▲함익병 씨에 대한 개혁신당 차원에서 공식적 징계가 있었나 ▲개혁신당의 성폭력 관련 당헌·당규는 어떻게 되나 ▲언어적 성폭력이 무엇인지 아나 등의 질문을 던졌다. 권김현영 소장은 “되묻기는 금지다. 대선 후보답게 책임 있는 답변을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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