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12·3 비상계엄 내란사태 6개월 만에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일, 경향신문 편집인은 국민들의 투표로 윤석열 정권에서 쌓인 거악을 걷어내고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편집인은 대선 '1강-1중-1약' 구도는 조선일보도 인정하는 바라며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국민이 투표를 통해 '다시 민주주의'를 세우자고 했다. 

3일 이기수 경향신문 편집인은 칼럼 <큰 정치는 국민이 한다>에서 "대선이 본투표만 남았다. 긴장은 그다지 높지 않다"며 "사흘 전에는 '판세 예측이 가능한 예외적 선거'라는 조선일보 편집국장의 사내 공지글이 화제가 됐다. 보수의 본산, 조선일보도 1강(이재명)-1중(김문수)-1약(이준석)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선거벽보 (사진=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선거 선거벽보 (사진=연합뉴스)

딴지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선우정 조선일보 편집국장은 사내 공지를 통해 "이번 대선은 과거 다른 대선과 달리 판세 예측이 가능한 예외적 선거다. 그 판세를 여기에 쓰는 건 조심스럽지만 다들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대선 이후 <진보 정권은 어떻게 대만을 변화시켰나>라는 기획이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선우정 편집국장은 대만 진보 정권의 실용주의를 다룬 취재 시리즈라며 각 부 팀장에게 이를 참고해 어떤 다른 기획을 할 수 있을지 제시해달라고 했다.  

선우정 편집국장은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진보정권이 나라를 살린 케이스를 수집하자는 것이다. (해당 케이스 가운데)지금 이재명 후보 정책과 반대 케이스가 많다"며 "국제적으로는 대만 민진당 정권, 국내적으로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정책이다. 나라를 위해 이재명 정부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기수 경향신문 편집인은 "22일의 공식선거운동 말미, 김문수는 가는 곳마다 ‘큰절 사과’ 하고, 이준석이 잠 줄여 ‘무박(無泊) 선거’ 해도, 이따금 들려오는 판세는 떨림이 없다. 어제오늘에 이 판이 갈렸는가. 아니다"라며 "윤석열이 평지풍파 일으킨 12·3 내란부터다. 주권자의 가슴속 멍울도 그날부터"라고 했다. 

이기수 편집인은 ▲친윤계 새벽 3시 '한덕수 단일화' 시도 막장극 ▲김문수의 헌법재판소 만장일치 탄핵 비난 ▲이준석의 언어 성폭력 등을 거론하며 "단일화 밀당하고 부정선거만 좇다 보수의 대선은 끝났다"고 했다. 이어 ▲'김건희 특혜 수사 지휘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사표 ▲'2인 방통위' 김태규 부위원장 사표 ▲'민원 사주' 류희림 방심위원장 사표 후 병가 연장 ▲감사원 대통령 관저 현장조사 ▲한덕수·최상목·이상민 출국금지 ▲경향신문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무혐의를 거론하며 "권력이 기울자, 관가엔 먼저 눕는 줄사표와 늑장 조치가 끝없다"고 했다. 

이기수 편집인은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내란 단죄, 김건희 씨의 디올백·다이아목걸이·샤넬백 행방, 해병대 채 상병의 해원(解寃, 원통함을 풀다)은 특검으로 끝내야 한다고 했다. 이기수 편집인은 "빠르게 관용 없이 거악의 중심 걷어내고, 문제투성이 검찰은 또 고쳐 쓰려 힘 싣지 말아야 한다"며 "이 모든 진실이 모일 종착점은 내란수괴다. 한강에서 개 산책하고, 부정선거 다큐 관람하고, 대선까지 뛰어든 윤석열의 재구속"이라고 했다. 

또 이기수 편집인은 90조 원 세수펑크, '그냥 쉰다'는 50만 명의 청년들, 내수·저성장 위기, 인구·지역소멸·기후·에너지 위기, 이름과 맞지 않는 행보를 보인 인권·역사·교육기관 문제가 새 대통령이 받아들 '독이 든 성배'라고 했다. 

이기수 편집인은 "정치인이 정치하는 듯해도, 큰 정치는 국민이 한다"며 계엄군을 막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한남동 요새를 무너뜨리고, 만장일치 헌재 파면을 이끌어내고, 조희대 대법원의 정치개입을 차단하고, 내란수괴가 지지한 보수후보 단일화를 멈춘 국민이 투표로 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겨레는 사설 <‘12·3 내란’ 이후 6개월, 민주주의 전환점 될 6·3 대선>에서 "헌정 질서를 파괴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단순한 권력 교체의 의미를 넘어선다"며 "무도한 권력자가 무너뜨리려 한 민주주의를 국민의 손으로 바로 세워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지난 6개월은 사회 곳곳에 자리한 내란 세력의 공고한 카르텔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대통령 권한대행들은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해 윤석열 탄핵심판 진행을 노골적으로 방해했고, 지귀연 재판부의 윤석열 구속 취소와 검찰의 즉시 항고 포기, 조희대 대법원의 노골적 정치 개입 등은 국가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통째로 무너뜨린 사건이었다"며 "내란의 고비고비에서 대한민국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이들은 평범한 시민들이었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제 유권자의 시간"이라며 "한국 사회의 주요한 변곡점이 될 이번 선거는 진영 간 대결이 아닌, 민주와 반민주, 상식과 비상식이 주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 내란 세력의 파괴와 분열적 행태를 멈춰 세우고, 민주주의를 복원하는 과제가 유권자의 손끝에 달려 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나라의 미래와 민주주의 위해 소중한 한 표 행사해야>에서 "이틀간 사전투표율은 34.74%로 전국 단위 선거에서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다"며 "12·3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초유의 헌정질서 붕괴를 목도한 유권자들이 이번 대선이 지닌 의미를 잘 알고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4일 자정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관으로 계엄군이 진입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4일 자정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관으로 계엄군이 진입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요 보수언론은 '국민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동아일보는 사설 <‘위기 극복’도 ‘국민 통합’도 내 한 표에 달렸다>에서 "난데없는 비상계엄으로 치명적 상처를 입은 한국의 민주주의는 어렵사리 복원의 과정을 밟고 있다.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해외에 다시 한번 보여줄 기회"라며 "승패는 갈리겠지만 통합과 승복, 재건의 시간이 돼야 한다. 내가 던진 한 표의 힘이 그 역사적 순간을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 장원수 부국장은 칼럼 <취임사로 듣고 싶지 않은 말, ‘과거 청산’>에서 "정부가 국정 과제를 힘 있게 추진하려면 국가 기강을 바로잡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과거 청산은 명분과 공감대가 있는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며 "예를 들면 비상계엄 의혹이나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관련 의혹 수사는 당연히 정치 보복의 예외로 볼 수 있다. 다만 과하지 않은 강도와 방법으로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한국의 새 미래를 여는 21대 대선이 돼야>에서 "비록 선거전은 상호 비방으로 얼룩졌지만, 국민통합을 위해 투표 결과가 확정되면 승자는 패자를 위로하고, 패자는 결과에 승복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며 "새 정부가 정권인수위 없이 곧바로 임기를 시작하는 만큼 신구 정권의 원활한 업무 협조도 필수적"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오늘 대통령 선거, 갈등에서 통합으로 넘어가길>에서 "국내외 유례없는 위기가 코앞인데 우리끼리 싸우고 있을 수는 없다"며 "이번 대선은 12·3 계엄 이후 혼란을 극복하고 극단으로 갈라진 국민을 통합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누구를 찍든 이 바람만은 모두가 같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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