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주요 일간지들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여성 성폭력 재현’ 발언에 “제정신인가” “분노와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로 나설 자격이 없다” “명백한 성폭력”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이준석 후보가 대선 완주를 통해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준석 후보는 대선 TV토론에서 입에 담을 수 없는 여성 성폭력을 재현해 사회적 비판과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3만 7700여 명의 시민들은 “이준석 후보의 성범죄 발언은 전 국민에 대한 모독이자 토론을 시청한 아동, 청소년들 향한 정서적 아동학대”라며 공직선거법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준석 후보는 마지못해 사과하면서도 자신에 대한 비판이 “메신저 공격” “물타기”라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중앙일보는 29일 사설에서 <이준석의 여성 혐오성 저질 발언, 제정신인가>에서 “어린이·청소년을 포함한 전국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TV 방송에서 할 수 있는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다. 토론을 지켜본 시청자들에게서 ‘아이들이 들을까봐 걱정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아무리 남의 말을 인용한 것이라고 해도 시정잡배나 쓸 법한 저속한 표현을 대선 토론에서 꺼내는 건 자제했어야 한다”며 “(중략)최소한의 품위마저 잃은 발언으로 상대를 공격한다면 이준석 후보가 그동안 비판해 온 구태 정치인과 다를 게 뭔가. 이제라도 이준석 후보는 잘못을 인정하고 유권자에게 깊이 사과하길 바란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이준석 후보는 미래 비전 제시가 아니라 네거티브 공세에만 매달렸던 건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은 사설 <이준석의 경악스런 여혐 폭력, 왜 정치하는지 묻는다>에서 “주권자 모두를 모욕한 이준석 후보의 여혐·성폭력 발언에 분노와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면서 “(이준석 후보는) ‘어떤 사람이’라며 적시한 화자도 없이, 여성의 인권·존엄을 훼손한 언어폭력으로 상대 후보를 공격하고 대선판을 오염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이준석 후보는 대통령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분노를 직시해야 한다”면서 “그런데도 이준석 후보는 ‘불편한 국민이 있다는 걸 알고 있고,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후보 가족의) 언행이 사실이면 검증해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법적 책임이 뒤따를 발화자는 특정하지 못하고, 두루뭉술 의혹 제기만 한 것인데 참으로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정치 입문 후 사회적 약자 차별, 남녀 갈라치기로 일관해온 그였다. 줄 잇는 탈당 행렬, 사전투표 참관인 거부 사태에 휩싸인 개혁신당 현실은 그의 자업자득”이라면서 “최소한의 인권 감수성도 없는 이준석 후보가 대선 후보라는 사실이 참담하고 부끄러울 뿐이다. 이준석 후보는 새 정치와 국민통합을 입에 담을 자격을 상실했음을 통감하고, 상처 입은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사설 <이준석 온국민 앞에 언어 성폭력, 대선 후보 자격 없다>에서 “최소한의 인권 감수성도 갖추지 못한 이준석 후보는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로 나설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비판을 끌어내기 위해 ‘이재명 후보의 가족이 온라인에 성폭력 댓글을 썼다’는 극우 유튜버 주장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며 “대선 후보가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공론장에 퍼뜨리고, 심지어 여성에 대한 끔찍한 폭력과 비하의 표현을 온 국민을 대상으로 한 지상파 방송에서 내뱉은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국가기관이 주최하는 토론회에서 여성에게 신체적 폭력을 가하는 범죄 행위를 노골적으로 묘사한 탓에, 토론회를 보던 국민들은 피할 겨를도 없이 그의 폭력적 발언에 노출되고 말았다”며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겠다는 맹목적 목적만 있을 뿐, 여성의 인권과 존엄에 대한 최소한의 인식도 국민에 대한 존중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한겨레는 이준석 후보가 여전히 뭐가 잘못됐는지 모른다는 태도라며 “전 국민 앞에서 여성을 비하·모욕한 발언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생략하고 이를 진영 문제로 호도하고 있다. 이번 대선 토론회 성폭력 발언 논란은 ‘이준석 정치’의 민낯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이준석 후보는 자신이 국민을 통합해 나라를 이끌어야 할 대통령 후보로서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공론장서 저질 성폭력 발언 이준석, 국민 모독이다>에서 “이준석 후보 발언은 명백한 성폭력”이라며 “질문·인용 형식을 취했다고 면죄부를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어린이와 미성년자들도 시청 중이었다. 입에 담기도 끔찍한 발언을 이 후보가 공론장에서 한 것은 대선 후보는 물론이고 정치인·공인 자질에 대해 근본적 회의를 불러일으켰다”며 “이준석 후보가 제3자인 권영국 후보를 통해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려 한 것은 꼼수이거니와, 성폭력을 선거에 이용하려 한 발상도 저급하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학부모들은 ‘아이와 토론을 보다 황급히 TV를 껐다’고 성토했고, 여성들은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분노했다. 인간에 대한 존중부터 배우는 게 마땅할 만한 과오”라며 “이준석 후보가 갈라치기·혐오 전략이 계속 통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보여주겠다던 ‘압도적 새로움’이 고작 이런 것이었나. 제대로 된 사과부터 하고, 왜 정치를 하는가를 돌아보기 바란다”고 했다.
김민아 경향신문 칼럼니스트는 칼럼 <이준석, 그 압도적 해로움>에서 “지금 이준석은 당혹스러울 것이다. ‘압도적 새로움’이란 슬로건 뒤에 숨겨놓았던 ‘압도적 해로움’이 온 나라에 생중계됐으니. 의연한 척 버티지만, 조만간 사퇴할 수도 있다. 눈물 흘리며 ‘구국의 결단’으로 포장할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김 칼럼니스트는 “이준석이 대통령 후보로 자격 미달임은 자명하다”면서 “그러나 그의 ‘사퇴 쇼’를 원하지 않는다. 끝까지 완주해서 ‘숫자’(표)로 심판받기 바란다. 그 숫자를 추억으로 간직한 채, 정치와 공론장에서 완전히 떠나기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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