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TV토론에서 입에 담을 수 없는 여성 성폭력을 재현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에 대한 사회적 비판과 사퇴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후보는 유세 중 기자 질의가 이어지자 마지못해 사과했다. 그러나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가족을 검증하기 위한 질문이었다며 진보진영의 위선과 계속 싸우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은 이 후보 혐오 발언의 근거는 확인되지 않은 가로세로연구소의 의혹 제기라고 비판했다. 

28일 16개 언론·시민단체 연대체 '혐오와 검열에 맞서는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약칭 21조넷)는 성명을 내어 "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후보들이 서로 비방하고 헐뜯는 장면은 수없이 봐왔다.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여성의 신체 부위를 언급하며 언어 성폭력 발언을 노골적으로 한 후보는 없었다"며 "이 후보는 본인 발언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유세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유세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조넷은 "이 후보가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언급한 그 발언은 정확히 남초커뮤니티 내 여성혐오 문화를 그대로 옮겨온 것에 불과하다"며 "그것이 이날 토론 주제였던 정치와 무슨 상관이 있나. 단지 이 후보는 그를 지지하는 그룹에 소구할 만한 이야깃거리를 던져 이득을 취하기 위해 혐오를 가져왔고, 영향이 큰 TV토론을 활용했다"고 비판했다. 

21조넷은 "'이준석 사당화'라는 평가를 받는 개혁신당도 문제"라며 "개혁신당은 이번 이 후보의 성폭력 발언에 대해 '사과' 대신 '옹호'와 '진보정당에 대한 혐오'로 대처하기로 작정한 듯하다"고 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공동선대위원장은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준석이라는 사람의 정치적 성정이라고 하는 것이 불편해도 공론장으로 끌어와야 된다라는 성정"이라고 했다. 21조넷은 "TV토론이라는 공론장에 들어와야 할 게 고작 '혐오'인가"라고 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성명에서 "(TV토론)현장에는 여러 여성 방송노동자들이 전 국민에게 대선 후보의 정견을 전하기 위해 있었다. 이들은 이 발언을 직접 듣고도 이를 제지할 수도, 자리를 피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며 "이들이 그 순간 느꼈을 불쾌함과 모욕감에 대해 이 후보는 생각해본 적 있냐"고 말했다. 

한빛센터는 "이 후보는 성평등을 위한 정치적 실천은커녕 성차별 조장에 앞장서 왔고, 이제는 인용을 빙자해 언어 성폭력을 가하는 초유의 정치인이 됐다"며 "이 후보는 명백한 언어 성폭력을 업무상 피할 수 없었던 방송 노동자들에게 즉각 사과하라. 또한 오직 정략적 의도로 언어 성폭력을 저지른 이 후보는 즉각 사퇴하라"고 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성명에서 "이 후보는 더 이상 대통령 후보로서, 정치인으로서 그 누구도 대표할 자격이 없다. 이 후보의 즉각적인 사퇴와 국회의원직 제명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언론은 내란옹호세력뿐만 아니라 폭력을 선동하고 혐오차별을 조장하는 자에게도 마이크를 내어주어선 안 된다.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역시 이번 사태에 공식 사과하고 혐오와 폭력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라"고 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논평에서 "이준석의 혐오정치는 여기서 단호하게 끝내야 한다. 이준석의 행태가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에 대한 혐오 선동, 특히 여성혐오로 키운 인지도와 힘으로 공직을 거머쥐고 대통령 후보로 나선 이준석의 말로는 윤석열과 다르지 않아야 한다. 과분한 대통령 후보자 자리에서 사퇴하라"고 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어 "이 후보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비하의 표현이 하지 말아야 할 언행이라는 점이 분명함에도 정치적 공격에 활용했다"며 "아니면 그조차 판단할 최소한의 이성도 없는 것인가. 전 국민 앞에 사과하고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유세를 마치고 백브리핑을 하던 중 한 시민으로부터 전날 TV토론회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폭력적 표현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항의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유세를 마치고 백브리핑을 하던 중 한 시민으로부터 전날 TV토론회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폭력적 표현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항의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 후보는 28일 서울 여의도공원 유세 현장에서 '어제 TV토론 발언 표현이 앞으로도 방송에서 계속 쓰여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원래 무슨 발언인지 인터넷을 통해 확인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 발언을 XX와 XXX 외에 제가 어떻게 순화해서 표현해야 될지 저는 알지 못한다"며 "어떻게 순화해야 될지에 대해 다른 제안이 있다면 고민해보겠지만 그것은 실제 발언을 제가 그대로 옮겨서 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후보자와 후보자 가족의 도덕성 검증을 해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 저는 어떤 상황을 가정해서 이런 상황에 대해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의 입장은 어떻냐는 것을 질문했는데 두 후보가 답변하기 꺼려했다"며 "앞으로도 그런 위선적인 행태와는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2차 피해자는 방송을 시청한 전 국민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실제 발언에 대해 순화해서 표현한 것"이라며 "물론 그것을 보면서 불편할 국민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해 제가 심심한 사과를 하겠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 그런 언행이 만약 사실이라면 충분히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했다. 

민주노동당은 이 후보 발언에 대한 팩트체크에 나섰다. 민주노동당에 따르면 이 후보 발언의 내용은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채널에서 제기한 의혹에 근거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댓글 형식으로 댓글 게시자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해당 댓글 내용은 여성이 아닌 남성의 신체부위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전혀 다른 댓글을 섞어 여성혐오 발언으로 왜곡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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