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에 대해 '어제는 노무현 정신을 얘기하고 오늘은 윤석열처럼 행동하는 이중행보를 보인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준석 후보는 27일 대선후보 3차 TV토론에서 입에 담을 수 없는 여성 성폭력을 재현해 후폭풍에 휩싸였다. 또 그는 ‘민주·진보진영의 위선을 지적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아 기름을 붓고 있다. 

김한나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28일 “이준석 후보는 밤새 쏟아진 비판에도 사과나 반성은커녕 적반하장과 동문서답으로 일관하는 입장을 발표했다”면서 “절대 사과할 수 없다는 오기에서 개전의 정은 찾을 수 없었다. 오물 같은 혐오와 차별, 조롱으로 가득 찬 이준석 후보의 정치를 왜 국민이 감당해야 하냐”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자신을 제외한 모든 이를 낮잡아 보며 이죽거리고, 저급한 말장난과 말싸움으로 본질을 흐리며, 끊임없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선동꾼이 우리 사회에 무슨 기여를 한다는 말인가”라면서 “이준석 후보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는 것을 끝으로 그 더러운 혐오의 마이크를 내려놓으시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변인은 “상대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서라면 혐오 표현은 물론이고 언어폭력도 불사하는 이준석 후보는 국민 앞에서 설 자격이 없다. 후보직 사퇴는 물론이고 정계에서 퇴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신민기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여성혐오 발언을 지적했더니 오늘은 홍준표의 돼지발정제 발언을 꺼내들었다”면서 “윤석열의 특기가 이런 물타기였다. 자신의 이 발언 문제되면 다른 사람의 저 발언 가져와 덮고, 남이 잘못 들었다고 하는 식이다. 과연 40대 윤석열답다”고 꼬집었다.

신 부대변인은 “이준석 후보의 발언은 공중파를 납치해 모두를 명백한 언어 성폭력에 무방비하게 노출시킨 폭력”이라며 “타인의 말을 인용했을 뿐이라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문제를 부각시키기 위한 시위라도 누군가 불편하면 바로 ‘극단적’ ‘폭력’ ‘비문명’으로 비난했던 이준석 후보 아닌가. 본인의 잣대대로라면 그 말을 방송 토론에서 문자 그대로 인용한 이준석 후보의 행태가 바로 ‘시민볼모’ ‘비문명’ ‘폭력’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신 부대변인은 “(이준석 후보는)가로세로연구소가 뿌린 자료라 길거리에 떠도는 발언이나 다름없고, 심지어 서로 다른 댓글을 섞은 표현을 아주 적나라하게 묘사했으며, 앞뒤 맥락을 모를 제3자인 권영국 후보에게, 발언 자체에 대한 판단도 아니고 '민주노동당이라면' 운운하며 악의적인 질문을 던졌다”고 지적했다. 

신 부대변인은 “어제는 노무현 정신을 얘기하고 오늘은 윤석열처럼 행동하는 이준석 후보의 이중 행보”라면서 “사람의 존엄을 위해 혐오를 배격하기보다 고통을 정쟁의 도구로 삼는 지도자는 있어선 안 된다. (이 후보를) 경쟁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 부대변인은 “권영국과 민주노동당은 ‘준석열’식 혐오정치 시비에 답하기보다 유권자의 삶의 문제에 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 고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27일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이준석 후보를 여성 모욕죄,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선거법상 후보자 비방죄로 고발하는 내용의 민원을 넣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28일 “온 국민이 미성년 자녀도 함께 지켜본 대선TV토론회에서 이재명 대표와 장남을 공격하기 위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을 한 ‘40대 윤석열’ 이준석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 및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하는엄마들도 고발을 예고했다. 

후폭풍이 거세지자 이준석 후보는 28일 재차 SNS에 글을 올리고 “여성의 신체에 엽기적 위해를 가하겠다는 인터넷 게시글을 쓴 사람을 권영국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어떻게 판단하는지 공개된 자리에서 질의한 것”이라며 “해당 인터넷 게시글이 이재명 후보와 관련이 있다는 것인지,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 어떤 허위사실을 적시했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치적 고소·고발을 남용하는 사람들에게 무고로 맞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선 SNS에서 “2017년 대선에서도, 돼지발정제 표현과 관련된 논란이 있었지만, 홍준표 후보는 자서전의 표현이 부적절했음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해명하고 사과한 바 있다”면서 “지도자의 자세란, 그와 같이 불편하더라도 국민 앞에서 책임 있는 입장을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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