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노하연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뉴스타파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고, 캠프 관계자가 해당 기자의 접근을 물리적으로 막아선 것을 두고 “기자 밀쳐내기가 정치 풍토로 자리잡을까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방송기자연합회는 28일 성명을 내어 전날 발생한 이 후보의 기자 제지에 대해 “질문에 대한 회피를 넘어 물리적 저지로까지 나아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27일 뉴스타파 리포트 갈무리
27일 뉴스타파 리포트 갈무리

방송기자연합회는 과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16일 뉴스타파 기자의 손목을 잡고 수십 미터를 끌고 가고, 지난 12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판 출석 과정에서 대통령 경호처가 기자를 물리적으로 제지한 사례를 가리키며 “우려스러운 점은 이러한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기자연합회는 “이번에도 보란 듯이 물리력을 행사하고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상황이 넘어가는 분위기”라며 “이는 특정 기자 개인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국민을 대신해 묻는 언론의 기능 자체를 위협하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방송기자연합회는 “거리낌 없이 기자를 밀쳐내고, 질문을 막기 위해 고성을 지르는 장면이 카메라로 찍는 공개적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은 심각하다”며 “질문을 거칠게 차단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정치적으로 이득이라고 생각해 그렇게 했다면, 언론에 대한 적대감을 조장하고 선동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4월 16일 뉴스타파 보도
4월 16일 뉴스타파 보도

방송기자연합회는 “기자는 묻고, 공인은 답해야 한다. 공적 위치에 있는 인물이 언론의 질문을 ‘선택적’으로 수용하고,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기자를 비하하거나 배제하며, 그 질문조차 막으려 드는 태도는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시금 강조한다. 기자의 질문은 곧 국민의 질문이다. 정치권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언론에 대한 위협적 행태에 깊은 경각심을 갖고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며 “불편한 질문을 품위 있게 감내하고 성실히 답하는 것이야말로 공인의 책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뉴스타파 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뉴스타파지부는 성명 <이준석 후보의 참담한 언론관, 보좌진은 기자 밀고 소리질렀다>에서 “그동안 이준석 후보는 뉴스타파 취재에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며 “전화, 문자, 이메일, 카카오톡, 팩스 등으로 최소 서른 차례 이상 반론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이명선 기자가 이준석 후보의 기자회견장을 직접 찾아가 질문을 던져야 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뉴스타파 기자협회와 뉴스타파지부는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언론은 언론이 아니라는 편향적이고 선택적인 언론관이다. 대선 후보로서의 자질과 함량 미달”이라며 “이 후보는 보좌진의 폭력적 대응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대선후보로서 국민 앞에 보여준 참담한 수준의 언론관에 대해 깊이 성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러지 않는다면 이 후보의 정치 커리어는 ‘청년’에서 멈춘 채 더 나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7일 뉴스타파 리포트 갈무리
27일 뉴스타파 리포트 갈무리

뉴스타파가 27일 공개한 <노무현 정신 외친 '청년 이준석' 후보의 '언론관'> 리포트에 따르면 이날 이준석 후보는 국회 소통관 앞에서 ‘대선 완주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명선 뉴스타파 기자가 “22대 총선 때 이준석 후보 관련해 명태균 씨가 여론조사 4번 실시했다. 직접 의뢰했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명 씨는 알아서 여론조사 돌리는 분이지 누가 의뢰한다고 돌리는 분이 아니다”라면서 “기자회견에 관한 질문을 해달라. 저는 어제 뉴스타파 보도에 제 입장을 페이스북에 게재하지 않았나”라고 답했다.

이후 뉴스타파 기자가 재차 질문하려고 하자 이준석 후보는 “뉴스타파 보도에 대한 거면 답 안 하겠다. 저희는 답변했다”고 선을 그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뉴스타파 기자가 추가 질문에 나서자 캠프 관계자가 기자의 몸을 밀치며 막아섰다. 뉴스타파 기자가 “길을 막지 말라. 여쭤보는 것도 안 되냐”며 “성상납 리스트 확보했다. 거기에 이준석 의원이 등장한다. 입장을 달라”고 물었지만 캠프 관계자는 “이렇게 취재하면 안 된다”, “거기까지만 하라”고 제지했다. 뉴스타파 기자가 “우호적인 기자는 질문해도 되고 뉴스타파는 안 되냐”고 항의하자 캠프 관계자는 “그만한다는데 왜 그렇게 하냐”며 언성을 높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헛소리를 하고 있잖아”라고 말했다.

성상납 의혹과 관련해 이준석 후보는 SNS에 “뉴스타파는 항상 사실관계를 거꾸로 뒤집는데, 이걸 수사 안 한 게 아니라 이걸 가세연이 폭로한다고 들고나와서 이걸 검찰이 수사해서 이준석이 무혐의 나온 것”이라며 “내용을 들여다 보고 말이 안 되니까 무혐의가 나온 거지 덮어서 안 나온 게 아니다. 후보자 비방 목적으로 마음대로 뒤집어 보도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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