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소방청장에게 12·3 비상계엄 선포 후 약 7분 만에 '한겨레·경향신문·MBC에 들어가는 전기와 물을 끊는 데 협조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일보는 포함되지 않았다. '진보언론'을 특정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단전단수 리스트라는 얘기다.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간사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계엄발표가 있을 때 소방청이 다른 어느 부서보다 빨리 대책회의를 개최했다"며 "당시 이상민 행안부 장관으로부터 지시 사항이 있었나. 그 내용이 주요언론사 단전단수와 관련한 내용이었나"라고 질문했다.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8일 비상계엄 내란 사태로 탄핵 위기에 몰리자 자진사퇴했다.

허석곤 청장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가 윤건영 의원의 반복된 질의에 "단전단수 지시가 명확하게 있었던 것은 아니고 '경찰에서 (단전단수)협조요청이 있으면 협조해라' 이렇게 왔다"고 답했다.
허석곤 청장 답변에 따르면 12월 3일 밤 비상계엄 선포되고 7분 뒤인 10시 37분,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허석곤 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협조 지시를 내렸다. 경찰이 단전단수 협조요청을 해오면 소방청이 협조하라는 지시였다. 대책회의 중 이상민 장관 전화를 받은 허석곤 청장은 옆자리에 있던 차장과 장관 지시사항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단전단수는 소방의 임무가 아니기 때문에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건영 의원이 한겨레, 경향신문, MBC 등의 언론사가 단수단전 대상이었냐고 하나하나 질문하자 허석곤 청장은 "(대상에)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건영 의원이 "조선일보는 들어가냐 안 들어가냐"고 묻자 허석곤 청장은 "기억에 없다"고 답했다.
윤건영 의원은 "한겨레·경향·MBC 등 소위 진보매체라고 하는 언론사의 단전단수를 이상민 장관이 지시했고, 그 지시를 받은 소방청장이 차장과 상의를 했다는 것"이라며 "다른 하부기관이나 다른 사람에게 지시한 적은 없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차후 특검·국정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건영 의원은 "이런 중차대한 일을 왜 국회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나. 한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보고를 하지 않았다"면서 "청장이 뭉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허석곤 청장은 "(이상민 장관에게)전화가 왔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화를 받았다'고 국회에 답변자료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윤건영 의원은 "그 전화에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 있지 않나. 계엄군 또는 계엄군 산하 경찰이 진보매체에 단전단수 조치를 하면 소방이 적극 협조하라는 불법적 지시가 있었다"며 "불법부당한 내란 지시를 받았다는 것을 최소한 국회에는 보고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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