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12·3 내란사태’ 당시 국회에 투입된 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이 지난해 2월 MBC 주조정실 등을 시찰하고 사옥 도면을 요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야당은 12·3 내란 사태’ 당시 MBC 단전·단수를 위한 사전 준비라고 지적했다.

군이 단독으로 MBC를 시찰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수방사 1경비단이 여당의 총선 참패 직후인 지난해 4월 KBS, MBC, SBS, CBS, 극동방송 등에 사옥 도면을 요청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박건식 MBC 기획본부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사진=국회방송 유튜브 갈무리)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박건식 MBC 기획본부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사진=국회방송 유튜브 갈무리)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박건식 MBC 기획본부장은 지난해 2월 15일 수방사 1경비단 부대원 5명이 MBC를 시찰했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수방사 군인 5명이 MBC 본사를 방문해 주조정실과, ‘뉴스데스크’ 부조정실을 시찰했다. 주조정실이 장악되면 방송은 중단된다”고 말했다.

박건식 기획본부장은 “(수방사 군인이 시찰 요청)공문에 없던 MBC 사옥 도면을 요청했다”면서 “도면이 필요하면 정식 공문을 보내라고 요청했는데, 이후에 공문이 오지 않았다. 도면이 매우 중요한 이유는 내부의 단전·단수와 관련한 지점을 다 파악할 수 있기 떄문”이라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저희가 듣기로는 국가기간방송 KBS에는 수방사가 (시찰 요청)공문을 보내지 않았고, 찾아온 적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굳이 MBC만 찾아왔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 박 본부장은 소방서, 구청, 군이 함께 보안시설 점검에 나선 적은 있지만 군이 단독으로 방문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수방사 요원들이) MBC에 오기 전 2월 6일자로 먼저 시찰 협조 공문을 보냈다”면서 “사상 처음 일이기 때문에 매우 의아했다. 이전에도 군이 보안시설 MBC를 찾아온 적이 있지만, 항상 경찰, 소방서, 구청에서 합동 점검을 했는데, 2월 6일자 공문은 ‘수방사’ 단독으로 보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독] 군, 총선 직후 MBC 등 5개 방송사에 '건물 도면' 요청‥계엄 준비? (2월 21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갈무리)
[단독] 군, 총선 직후 MBC 등 5개 방송사에 '건물 도면' 요청‥계엄 준비? (2월 21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갈무리)

이에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4일 새벽 국회가 계엄 해제 의결에 실패했다면 MBC, KBS, SBS를 계엄군이 장악했을 것이다. 그를 위해 예비 정찰을 실시했다는 증거가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수방사는 SBS에 도면을 요청했으나, SBS가 주지 않자 구청을 통해 입수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아마 MBC 도면도 다른 경로로 입수했을 가능성이 있다. 단전·단수 요청은 ‘내란 수괴’ 윤석열의 지시에 의해 MBC 등 주요 언론사가 포함됐다는 것이 소방청장의 증언으로 드러났다. 단전·단수(를 위한) 설계 도면 확보, 주조정실 장악 계획이 2024년 2월 사전 정찰을 통해 드러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M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수방사 1경비단은 여당의 총선 참패 이후인 지난해 4월 22일 KBS, MBC, SBS, CBS, 극동방송에 ‘방송사 도면’을 요청했다. 군이 방송사에 건물 도면을 요구한 것은 최근 10년간 없었던 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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