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검찰 수사에서 “특정 언론사에 대해서만 단전·단수하는 것이므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장관은 건물에 사람이 없는지 확인한 후 단전·단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앞서 이 전 장관은 허석곤 소방청장과의 통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단전·단수 지시는 부인했다. 

윤석열 대통령,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17일 한국일보 [단독] 보도 <이상민 '단전·단수' 부인했지만... 수사기관에선 "특정 언론사만 하니까 신중하게">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지난 1월 소방 관계자를 조사하면서 이 전 장관의 진술을 언급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3일 밤 허 청장과의 통화 내용과 관련해 검찰에 “24시가 됐다고 무작정 단전·단수하면 안 된다. 특정 언론사에 대해서만 단전·단수하는 것이므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 전 장관은 “건물에 사람이 남아있지 않은지 철저하게 확인한 후 단전·단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도 한다.

지난해 1월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허 청장은 ‘이 전 장관으로부터 주요 언론사 단전 단수 지시를 받았나’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단전·단수 지시가 명확하게 있었던 것은 아니고 ‘경찰에서 (단전·단수)협조요청이 있으면 협조해라’ 이렇게 왔다”고 답했다. 윤 의원이 한겨레, 경향신문, MBC 등의 언론사가 단수·단전 대상이었냐고 질문하자 허 청장은 “(대상에)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일보는 “허 청장은 수사기관 조사에서도 이 전 장관으로부터 ‘24시쯤 한겨레, 경향신문, MBC, JTBC, 김어준 관련 언론사에 경찰이 투입돼 봉쇄하고 단전, 단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해줘라’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허석곤 소방청장이 지난 1월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비상계엄 당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와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허석곤 소방청장이 지난 1월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비상계엄 당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와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이 전 장관은 윤석열 탄핵심판 증인으로 출석해 허 청장과의 통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는 부인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2월 11일 헌법재판소 윤석열 탄핵심판 7차 변론에서 ‘언론사 등 특정 건물에 대한 단전·단수를 대통령으로부터 구두로라도 지시받은 적 있냐'는 윤석열 전 대통령 측 질문에 “전혀 없다”고 답변했다. 

이 전 장관은 “당시 대통령실에서 소방청 단전·단수 이런 내용이 적힌 쪽지를 멀리서 봤다”며 “계엄이 선포되고 광화문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쪽지가 생각났고, 소방이 단전·단수를 하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이후 상황 등을 점검하기 위해 경찰청장과 소방청장에게 전화했고 쪽지가 생각나 만약의 경우 대비해서 ‘국민의 안전에 대해 최우선적으로 챙겨달라’는 취지의 얘기를 한 것이지 단전·단수 지시를 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단장 백동흠 안보수사국장)은 비상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에 대한 이 전 장관의 진술이 최근 확보한 대통령실 CCTV 영상 분석 결과와 배치되는 부분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장관은 내란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일보는 “이 전 장관 입장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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