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박민 KBS 사장이 '수신료 통합징수' 방송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논의테이블을 마련하자는 노동조합·직능단체의 제안을 거부했다. KBS의 올해 1~5월 수신료 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88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언론노조 KBS본부)에 따르면, KBS 노사는 지난달 28일 노사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협의회에 박상현 언론노조 KBS본부장 등 노측 위원 10명, 박민 KBS 사장 등 사측 위원 10명이 참석했다. 안건으로 경영수지 현황, 수신료 분리징수 대응 등이 상정됐다. 

박민 KBS 사장 (KBS)
박민 KBS 사장 (KBS)

앞서 KBS는 7월 1일부터 본격적인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에 돌입한다고 예고했다. KBS 사측이 노사협의회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일반주택·영업장의 경우 전기료 1장-수신료 1장 등 총 2장의 고지서가 발송된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 한국전력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총액 고지서를 발송하되, 수신료 분리고지를 신청한 가구에 한정해 KBS가 별도로 수신료 고지서를 발송한다. 

이에 대해 노측은 "분리고지 자체가 시청자들에게 수신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측은 사내 모든 노조와 협회가 참석을 약속한 '수신료 통합고지 법안 통과를 위한 TF'에 사측이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사측은 입법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적절하다며 노측 제안을 거부했다고 한다. 

수신료 분리징수 제도는 지난해 7월 윤석열 정부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도입됐다. 윤 정부는 기존 방송법 시행령 제43조 제2항을 '지정받은 자(현 한국전력)가 수신료를 징수하는 때에는 지정받은 자의 고유업무와 관련한 고지행위와 결합하여 행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고쳤다.  

시행령에 따르면 전국 가구에 전기요금 고지서와 수신료 고지서를 분리, 발송하고 관리하면 된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상인 직무대행)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신청자에 한정해 수신료 분리납부를 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아파트 입주민에게 기존과 같이 관리비에 통합해서 수신료를 납부하거나, 분리납부를 신청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준 것이다. 통합납부는 방송법 시행령 위반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이 지난달 발의한 '수신료 통합징수'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KBS 3개 노동조합, 8개 직능단체들은 환영 입장을 밝혔다. 언론노조 KBS본부, KBS같이(가치)노조 등은 수신료 통합고지 법안의 통과를 위해 경영진과 사내 모든 단체들이 참여하는 전사적 TF를 구성하자고 사측에 제안했다.

KBS같이노조는 지난달 26일 성명에서 "그동안 수신료 분리징수는 돌이킬 수 없는 조치라 단언해왔지만, 새로운 돌파구가 제시된 상황에서도 주저하는 것은 회사를 해하는 행위"라며 사측에 수신료 통합징수와 KBS 혁신안 논의를 위한 테이블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윤석열 정부는 2023년 7월 12일 'TV수신료 분리징수' 방송법 시행령을 공포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윤석열 정부는 2023년 7월 12일 'TV수신료 분리징수' 방송법 시행령을 공포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KBS 사측이 밝힌 경영수지 현황에 따르면, KBS 1~5월 단기 순손실은 390억 원이다. 수신료 수입은 지난해 같인 기간보다 88억 원, 광고 수입은 58억 원이 감소했다. KBS 사측의 올해 목표에서 각각 12억 원, 300억 원 하락한 수치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연차 100% 촉진과 인력 감축으로 올해 5월까지 인건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억 원 줄어드는 등 노동자들은 이미 고통 분담을 하고 있는데도 사측은 줄곧 임금삭감을 주장하고 있다"며 "광고 수입이 목표보다 300억 원이나 감소한 것은 명백한 사측의 경영실패다.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KBS 뉴스 시청률은 정체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박민 사측 대표는 안건 논의에 앞서 KBS 뉴스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점차 회복되어 가고 있고 시청률도 상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KBS StoRRm 메인 뉴스 시청률 통계를 보면 2024년 3월 5.8%, 4월 5.9%, 5월 5.7%, 6월 5.8%다. 2023년 3월 7%, 4월 6.7%, 5월 6.5%, 6월 6.4% 등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0.6%p에서 1.2%p까지 낮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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