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언론에서 계속 제기되었던 의혹의 핵심인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지시 혐의는 언급도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개인적으로는 말할 수 없이 억울하고, 법률가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황당하기까지 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해진 사법절차이고 이를 존중하는 것은 공직자로서뿐만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도 당연한 도리"라면서 "모든 힘을 다하여 제 개인의 무고함뿐만 아니라 참기 어려운 고초를 겪고 있는 방통위 전체 직원들의 무고함을 적극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오전 도봉구 서울 북부지방검찰청에 TV조선 재승인 고의감점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위원장은 검찰이 주장하는 범죄혐의로 4가지 항목이 제시됐다고 밝혔다. 4가지 혐의는 ▲방통위 상임위원 간담회 등 정해진 절차를 무시하고 TV조선에 비판적 입장을 가진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출신 특정 인물을 심사위원으로 선임했다(직권남용) ▲심사점수가 조작된 사실을 보고받아 알면서도 이를 방통위 상임위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공무집행 방해) ▲TV조선에 4년의 승인기간 부여가 가능함에도 3년을 부여하도록 안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직권남용) ▲TV조선 심사결과가 조작되었음에도 이를 부인하는 허위공문서인 보도설명자료를 행사목적으로 작성했다 등이다. 

한 위원장은 "심사위원 선임은 심사위원회 구성이 완료된 이후 심사일정의 변경으로 불참을 통보해 온 같은 민언련 추천 심사위원을 대체하기 위해 같은 민언련 출신이자 언론 관련 학회에서 심사위원으로 추천된 바 있는 분을 후보로 명단에 올렸다"며 "이후 상임위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알리는 과정을 거친 후 이루어졌다. 더구나 심사위원의 선정은 심사위원장이 방통위원장과 협의해 정하도록 계획되어 있을 뿐 간담회 등의 개최가 법적 필수 요건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 위원장은 "적극적 조작 사실은 결코 보고받은 바 없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설사 일부 점수변경 사실을 알았다 하더라도 이는 심사위원회의 운영 중 심사위원이 자신이 부여한 점수를 심사위원회 종료 이전에 정당하게 변경한 것으로 인지하였으므로 이를 알리지 않은 것을 방통위 상임위원들의 업무집행을 방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TV조선 승인 유효기간에 대해 "재승인 심사 기본계획의 해석상 조건부 재승인의 경우 3년의 승인 기간 부여가 법리상 가능할 뿐 아니라 설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최종 결정은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심도 있는 토론을 거친 후 내린 것"이라며 "안건 작성만으로 직권을 남용한 것이라 볼 수 없다"고 했다. 

2020년 상반기 종편·보도PP 재승인 사전 기본계획상 점수에 따른 유효기간은 ▲700점 이상 5년 ▲650점 이상 700점 미만 4년 ▲650점 미만 '조건부 재승인' 시 3년 등으로 규정됐다. 중점심사사항 과락 사업자는 '조건부 재승인' 또는 '재승인 거부' 대상이다. TV조선은 653.39점을 받았지만 중점심사사항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 및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 항목에서 과락 평가를 받았다. 

또 한 위원장은 보도설명자료가 허위공문서라는 검찰 주장에 대해 "허위의 문서가 아닐 뿐 아니라, 허위라고 하더라도 허위의 인식이 없어 죄가 될 수 없다"고 했다. 검찰은 2022년 9월 8일자 보도설명자료를 문제삼고 있다. 감사원이 TV조선 재승인 심사위원 일부가 점수를 조작한 정황이 있다며 수사참고자료를 검찰에 넘겼다고 조선일보·TV조선이 보도하자 방통위는 보도설명자료를 발표했다. 

방통위는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2020년 3월 당시 방통위는 엄격하고 공정한 종편·보도PP 재승인 심사를 위해 분야별 외부전문가로 심사위원회를 구성·운영했다"며 "심사위원들은 외부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심사·평가하고 방통위는 심사위원들의 점수평가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 사건 수사 이후 구속되어 재판을 앞두고 있는 심사위원장님, 그리고 두 분의 국장님과 과장님을 생각하면 가슴이 쓰리고 먹먹하여 견딜 수가 없다"며 '가능하다면 그들의 고통을 모두 제가 감당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2022년 이후 이런 저런 감사와 수사 등으로 심적 고통을 겪고 있는 방통위의 모든 직원들에게도 깊은 위로의 인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9일 오후 2시 서울북부지법 이창열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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