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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법 논란, 민주당 스텝은 어디서 꼬였나언론현업단체의 전략적 봉쇄 우려, 수정안 반영… 문제는 선택적 속도전과 일부 독소조항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08.19 08:17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언론중재법 수정안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와 언론현업단체의 입장 차이가 있다. 언론현업단체는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개정안 통과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과 고의·중과실 추정, 기사열람차단청구권 등을 지적하는 입장으로 크게 나뉜다. 

18일 언론소비자주권행동, 민생경제연구소 등 13개 단체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 통과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제시한 언론중재법 수정안에서 정치·경제 권력이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등 언론자유 위축 가능성이 해소된 만큼 8월 임시국회에서 개정안이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언론현업단체들의 우려가 제기되었고 그에 따라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의 위축이라는 부작용도 제거했다"며 "이제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처리를 미룰 하등의 이유가 없다. 국민의힘과 일부 언론인들은 악의적 오보로 고통받는 국민들의 피눈물을 언제까지 외면만할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7일 민주당이 공개한 언론중재법 수정안은 고위공직자, 선출직 공무원, 대기업 임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사람들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이어 ▲공익신고자보호법상 공익침해행위와 관련한 보도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위반 사건 보도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데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보도 등은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대상에서 제외했다. 

이 밖에 기사열람차단 청구 표시 조항, 기자에 대한 구상권 청구, 언론사 매출액에 따라 손해배상의 하한선을 권고하는 조항 등이 삭제됐다. 민주당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인 박정 의원은 "그동안 언론단체들이 쭉 제기했던 내용들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략적 봉쇄소송'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실제 언론현업단체의 입장을 일부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지난 6월 언론현업4단체(전국언론노동조합·방송기자연합회·한국기자협회·한국PD연합회)는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논의되던 시기에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시했다. 

언론현업4단체가 제시한 개정안은 정치권·공직자·대기업 관련 보도, 공익신고자보호법상 공익침해행위 관련 사안에 대한 보도,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 보도,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데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보도 등은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민주당 수정안에 반영된 내용이다.

또한 언론현업4단체 개정안은 언론이 비방 목적으로 악의적 허위사실을 보도해 인격권에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를 징벌적 손해배상제 조건으로 규정했다. '악의성'은 고의성, 지속성 및 반복성, 보복성, 피해 내용과 규모 등을 고려해 판단하도록 했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정의당·언론현업4단체 '언론중재법 개정 규탄'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민주당이 수정 방침을 밝힌 이후 언론현업4단체는 "문제적 법안의 강행처리 중단과 국민공청회 개최 요구를 전달하는 자리에서 나온 독소조항 일부에 대한 지적을 수용하는 모양새를 갖춰 강행처리 명분으로 삼는 것은 신뢰를 저버린 반민주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고의·중과실 추정, 기사열람차단청구, 정정보도 청구 표시 등의 독소조항이 살아있으며 사회적 합의 절차를 요구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꼼수'를 부려 강행처리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지적이다. 17일 정의당과 언론현업4단체는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중재법 개정안 폐기가 언론개혁의 시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이 '언론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워 언론중재법 개정안만 추진하는 점도 언론현업4단체의 비판 수위를 높였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편집 독립권 확보를 위한 신문법 개정, 지역신문지원법 등 언론개혁 과제들은 뒤로 밀려나 있다는 지적이다. 

정의당과 언론현업4단체는 "그동안 민주당은 언론개혁의 핵심 과제인 공영방송 관련 법 개정은 뒤로 미루며 정당 추천 관행의 포기 선언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며 "말로는 시민 피해 구제를 외치면서 정작 중요한 시민 참여로 공영방송을 정치세력으로부터 독립시키자는 법안에는 어떤 의지도 표하지 않는 행태가 기득권 유지가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독소 조항의 문제는 여전히 지적되고 있다. 언론의 고의·중과실을 추정하는 조항은 기준이 모호해 '알권리'를 침해할 수 있어 언론인권센터,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언론시민사회 대다수가 삭제를 요구하며 반대하고 있다. '고의' '악의' '허위·조작보도' 등의 개념과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하지만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고의·중과실 추정은 국민이 입증하기 편하도록 만들어놓은 규정인데 그 자체를 없애자고 하는 건 핵심 내용을 건드리는 것"이라며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언론개혁시민연대(언론연대)는 언론중재법 찬반이나 독소조항 논의 이전에 언론 피해에 대한 적정 위자료 산정방안부터 공론장에서 토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언론연대는 기사열람차단청구 조항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언론연대는 11일 논평에서 "민주당은 기사 삭제와 다름없는 강력한 수단을 도입하며 이와 충돌하는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균형 있게 보장하기 위한 절차와 요건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이대로 통과될 경우 인터넷 임시조치 제도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인터넷 언론으로 확대될 것이다. 임시조치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대통령 공약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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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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