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이경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장이 노보를 통해 2년 전 파업당시 외쳤던 "다시 KBS 국민의 방송으로"라는 구호를 기억하느냐고 조합원들에게 물었다. KBS는 최근 '김경록 인터뷰' 논란, '독도헬기 추락사고 영상 미제공' 논란, '일본해·창바이 산 표기' 논란 등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이 본부장은 12일 발행된 노보에 '2년 전 겨울 우리가 외쳤던 구호를 기억하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글에서 이 본부장은 2017년 공영방송 총파업 당시 KBS본부의 구호를 회상하는 것으로 운을 뗐다.

여의도 KBS 사옥 (KBS)

이 본부장은 "KBS본부 2천여 조합원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촛불을 들었다. 구호는 짧았지만 명확했다"며 "'다시 KBS, 국민의 방송으로' KBS가 국민의 방송이 아니었다는 것에 대한 고백이었다. 다시 묻는다. 지금 우리는 그 때 시청자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고 있나? 그렇다고 답하자니 부끄러울 뿐"이라고 썼다.

이어 이 본부장은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나?"라는 질문을 던진 뒤 "여전히 시청자보다 많이 알고, 시청자보다 현명하며 시청자보다 냉철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나?", "내가 지금 가진 것들은 시청자들이 준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노력해서 얻어낸 성과물이라고 자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혹시 잘못이 있더라도 그것은 우리들보다 우리 외부의 잘못이 더 큰 것 아니냐고 항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시청자보다, KBS 전체보다는 내 조직, 내 부서, 그리고 내 사람을 챙기는데 더 많은 정성과 시간을 쏟는 것은 아닌가?"라는 비판적 질문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이 본부장은 "과거 KBS가 망가져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렸던 시절이 있었다. 당신들의 책임이 아니냐고 울분 토하면서 그들을 질타하던 때가 있었다"면서 "그런데 지금 우리는 혹시 그 때 당시 우리가 질타하던 그들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다시 물었다.

마지막으로 이 본부장은 "2년 전 파업의 겨울은 춥지 않았다. 언젠가 끝날 투쟁이었고 그 투쟁의 승리가 멀지 않았음을 알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고 무엇을 생각하고 있나. 시청자들이 묻고 있다. 당신들 말대로 당신들의 주인은 시청자가 아니냐고? 그래서 2년 전 파업 당시 그토록 많이 외쳤던 그 구호를 다시 외쳐본다"고 글을 매듭지었다.

한편 KBS 노사는 올해 단체협약을 체결, '공정방송위원회' 운영에 있어 '24시간 이내 긴급 공방위 개최'를 의무화했다. KBS 노사는 '공방위'라는 노사동수 합의기구를 두어 정례적으로 자사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적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임시 공방위를 열기도 한다.

KBS본부는 이번 단협에서 기존 개최 4일 전에 요구해야 임시 공방위를 열 수 있었던 규정을 개정해 긴급현안의 경우 개최 요청 24시간 이내에 공방위를 열도록 강행규정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방위에서 노사간 의견 대립이 첨예할 경우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중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KBS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저널리즘 교육을 신입사원 연수와 기본연수에 적용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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