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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공동 팩트체크, '조국 보도' 사태로 탄력받을까[토론회] 언론노조-지상파, 뉴스 신뢰도 회복 방안 머리 맞대…취재 보도의 한계 거론되기도
김혜인 기자 | 승인 2019.10.24 10:35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지상파가 ‘조국 사태’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제안한 ‘지상파 공동 팩트체크'를 따져보는 토론회가 열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기자연합회, KBS, MBC가 주최한 ‘지상파방송 뉴스 신뢰도 향상을 위한 협력 방안-팩트체크 저널리즘 강화를 중심으로’ 토론회가 22일 열렸다. 언론노조는 지난해부터 지상파 4개사에 공동팩트체크센터 설립을 제안하고 협상 중이다. 토론회는 지상파방송 뉴스의 신뢰도 실태를 돌아보고 협력 팩트체크의 실효성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23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지상파방송 뉴스 신뢰도 향상을 위한 협력 방안' 토론회 (사진=미디어스)

발제를 맡은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KBS와 MBC가 정상화되면 제대로 된 보도를 지상파에서 볼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지상파 방송 보도는 허위조작정보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보도는 사실 검증이 부족했거나 가족 관련 의혹에 치우친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이 9월 9일부터 16일까지 저녁 종합 뉴스를 모니터한 결과 ‘조국 5촌 조카’ 관련 의혹을 보도하며 조국 전 장관 얼굴을 띄운 뉴스 비중은 MBC 87.5%, YTN 76.9%, SBS 42.9%로 나타났다.

김 처장은 지상파가 ‘검찰 받아쓰기’ 보도 관행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이 9월 10일부터 24일까지 방송사 저녁 종합 뉴스의 ‘조국 의혹 단독보도’의 출처를 살펴본 결과 SBS 단독보도의 10건 중 6건은 검찰발 보도였다. 특히 9월 7일 <‘조국 아내 연구실 PC에 ’총장 직인 파일‘발견>보도를 대표적인 검찰발 뉴스로 꼽았다.

김 처장은 “검찰이 수사 중이라고 답하면 언론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 무엇인지 더 밝혀줘야한다. 다른 언론이 못했다면 지상파 3사가 그 중심을 잡아줬어야 한다”며 “과연 지상파 3사가 조국 관련 보도에 있어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제대로 짚어주는 보도를 했냐. 어떤 것이 사실일까 하는 궁금증 속에서 최소한 합리적인 고민의 지점을 정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BS ’김경록 인터뷰‘ 왜곡 논란에 대해선 “KBS는 교차 검증을 할 수 있는 다른 길을 배제한 채 김경록 차장으로부터 조 전 장관 측에 불리한 증언을 이끌어내야 하는 또 다른 이해당사자인 검찰을 믿고 검증했다”며 “검찰이 확인하면 사실이라 전제하는 언론의 습관이 묻어나온 과정은 아니었나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진성 KBS방송뉴스제작 1부 기자는 “검찰의 피의사실공표 논란이 커졌고, 결과적으로 저희도 연루돼 있는 상황이라 자체만 두고 판단하긴 어렵다”며 “피의자의 방어권과 국민의 알권리는 충돌하는 사안이고 공적인 사안·인물인지에 따라 피의사실공표 문제를 달리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의 발언을 전했다. “다만 검찰이 어떤 목적으로 피의사실을 흘리는 건 주의해야 한다는 김 대표의 말에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남상호 MBC보도국 탐사기획팀 기자는 방송뉴스 특성상 반론을 충실히 담기 어려운 현실을 전했다. 남 기자는 “취재를 하다 보면 언론을 믿지 못하거나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해 반론 당사자들이 기자를 피하곤 한다. 취재 당일 반론을 들을 수 있으면 좋지만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이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내부적으로 고민”이라고 말했다.

지상파가 협업해 초기에 공동으로 팩트체크를 했다면 조국 보도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는 의견이 나왔다. 송현준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8월 말부터 등장한 지상파 3사 보도에는 조국 전 장관 부인이 코링크 투자처를 아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는 명제가 깔려있다. 틀린 명제로 보도를 시작한 것”이라며 “지상파 공동 팩트체크가 있었다면 보도하기 전에 정경심 교수의 투자의 법 위반 여부를 명제로 두고 검증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쉽다”고 말했다.

지상파 공동의 팩트체크 설립을 두고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실효성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대해 정은령 SNU팩트체크 센터장은 국내 및 해외 사례를 들며 답했다.

정은령 SNU팩트체크센터 센터장은 “SNU 팩트체크센터는 동일 사안을 두고 다르게 보도하는 매체별 보도를 교차 검증해 사실인지 아닌지 5단계로 판정한다”며 “검증 기사와 내용을 토대로 판단하기 때문에 ‘대체로 사실이다’ 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로 판단 가능하다”고 말했다.  

팩트체크 협업이 언론사간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정 센터장은 “오히려 언론사들이 답을 내기까지 서로 다른 증거들을 대면서 기사를 쓰는데 그 증거들을 토대로 사실에 가장 가까운 부분을 찾을 수 있다”고 답했다.

또한 기존 방송 보도가 가진 반론을 충분히 싣지 못하는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한번은 KBS 보도에 반론을 제기한 이가 저희에게 연락 한 적이 있다. KBS에 자료 요구를 했고 이틀 뒤 KBS가 자신들이 보도한 근거를 보내주니 더이상 후속 조치를 요구하는 연락이 없었다”며 “팩트체크 과정이 이용자들과의 관계회복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상시로 발생하는 사안마다 협력 팩트체크를 하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총선과 같은 상황에서는 펙트체크 의제를 선정하고 협업하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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