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양승동 KBS 사장이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피해자 가족에 사과하기 위해 대구에 방문했지만 가족들의 강한 항의로 사과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양 사장은 6일 오후 3시 30분경에 헬기사고 피해 가족들이 있는 대구 달성군 강서소방서에 도착했다. 양 사장은 가족 대기실로 들어서려 했지만 피해 가족들이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돌아갈 것을 요청했다. 이에 양 사장은 피해 가족들을 만나지 못한 채 20여분 만에 강서소방서를 빠져 나왔다.

KBS <뉴스9> 11월 2일 '독도 추락 헬기 이륙 영상 확보...추락 직전 짧은 비행' 보도화면 갈무리.

앞서 피해 가족들은 KBS에 사고 헬기 이륙영상 원본 제공과 목격자인 촬영 담당자와 보도한 기자가 직접 와서 당시 상황을 제대로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가족 측은 “KBS 사장과 해당 장면을 촬영한 영상 직원, 이를 보도한 기자가 오지 않으면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 이날 오전 정필모 부사장과 KBS기술본부장, 보도본부장 등 관계자 4명이 가족 대기실을 찾았지만 같은 이유로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

피해 가족들과 만나지 못한 양 사장은 소방서 1층으로 내려가 취재진에게 간단하게 심경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양승동 KBS 사장은 “아픈 상처를 드린 것에 대해 사과하러 왔다”며 “지금까지 상황을 나름대로 설명하려 했는데 촬영한 직원과 기자가 오지 않아 자세한 부분은 커뮤니케이션 부장이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황상길 KBS커뮤니케이션 부장은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영상을 촬영한 KBS직원과 보도 기자가 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 "촬영한 직원은 어제 공황장애가 와서 입원한 상태고, 보도한 기자는 자료화면에 대해 아는 게 없다"며 "책임자가 와서 설명하는 게 맞다고 보고 보도본부장이 내려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부장은 이날 오전 행정안전부 관계자 등이 실종자 가족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공개한 KBS 녹화 영상을 두고 “오늘 공개된 영상은 이를 촬영한 직원이 가지고 있는 것과 동일하다”며 “해경의 요청에 따라 KBS는 직원의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제출했고, 이후 해경 측이 가족들의 요구에 응해 영상이 공개됐다”고 설명했다. 추가 영상이 있냐는 질문에는 "해당 영상이 전부"라며 "보도에서도 같은 화면을 두 번 썼다. 그 이상의 영상이 없어서다"라고 답했다.

KBS는 지난 2일 <독도 추락 헬기 이륙 영상 확보...추락 직전 짧은 비행>이란 제목의 보도에서 경찰에 제공하지 않은 영상을 단독 공개했다. 영상에는 독도 비행장에 착륙한 헬기가 환자와 보호자를 태운 뒤 이륙하는 장면과 남쪽 방향으로 틀어 날아가는 모습이 등장한다.

보도 이후 독도경비대 소속 팀장과 소방청 대변인, 울릉경비대장 등이 KBS직원에게 영상을 요청했지만 제공받지 못했다고 증언하며 논란이 일었다. KBS는 이에 3일 사과문을 올리며 관련 영상을 KBS홈페이지에 공개했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31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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