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에 가사고 노래 쳐듣지도 않다가 꼭 누구 죽음 마치 지인인 것 마냥 지랄들을 해요. 꼴값한다. 다들.’ 엄밀히 따지면 이 선정적인 비관주의는 강원래의 전문이 아니다. 청춘의 거목, 신해철의 별세에 많은 이들이 공황 상태에 빠졌고 이에 또 다른 이는 충격 받은 대중을 힐난했다. 정작 논란이 된 강원래의 전문은 짧았다. ‘공감 100%’이토록 큰 소동이 되기 전 강원래의 피드백을 보고나서 내가 떠올린 것은 이후의 전개였다. 네티즌은 성난 군중이 되어 분노할 테고 며칠간 버티던 강원래는 곧 백기를 들어 사과문을 남길 것이라고. 선구안이나 영적 능력이 아니라 여태껏 지켜봐왔던 연예인과 네티즌의 기싸움 패턴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논란의 끝에 30일, 강원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문의 사과문을
배우 윤은혜의 새 팬카페가 개설 한 달여 만에 폐쇄되는 사건이 생겨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이름을 바꾼 윤은혜의 소속사는 지난 9월 팬카페를 새로 개설함으로써 보다 활발한 소통의 장을 기대하고 소속 배우의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야심차게 기획한 윤은혜의 시즌2가 시작부터 헛발질을 하게 된 것은 팬의 충언을 악플로 받아들인 소속사와 윤은혜의 과잉 대응 탓이었습니다. 그녀의 팬들은 최근 윤은혜가 고려중인 차기작 사랑후애의 출연을 만류하며 쓴소리를 남겼죠. 이 공간은 개설 직후 피드백을 구하는 팬의 염려로 채워졌고, 윤은혜는 개장하자마자 쓴소리로 채워진 팬의 직언 세례가 힘겨웠나 봅니다.‘그녀를 염려하는 팬의 쓴소리’에서 오로지 ‘쓴소리’만이 귀에 들어왔던 윤은혜에게 이는 공격으로 해석됐
최근 축구 선수 안정환의 아내 이혜원이 딸과 그녀를 병들게 하는 악성 댓글의 폐해를 SNS로 호소했다. 자신의 악성 댓글을 읽고 있는 딸에 놀라 불에 덴 듯 컴퓨터를 꺼버리곤 아이를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는, 절규에 가까운 호소문이었다.그 긴박한 SOS에 대다수의 네티즌은 위로하였지만 냉소적인 태도로 의문을 갖는 사람 또한 적지 않았다. 가십은 인기에 반등하는 것이다. 국민 모두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은 없다. 유명세의 이득은 취하고 싶고 인기의 필연적 그늘은 외면하겠다는 거냐. 연예인 2세 가족으로 주목 받는 것이 싫다면 관심 받을 짓을 안 하면 되는 것 아닌가. 그녀에게 위로 대신 일침을 가한 사람들 또한 악플러가 악이라는 대전제를 무시하진 않았다. 다만 유명세의 양면에서 좋은
‘리원이가 댓글을 읽는 걸 보고 정말 깜짝 놀라 컴퓨터를 부숴버릴 듯이 끄고 꼭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눈물을… 14년 전부터 내가 겪었던 그걸…’최근 이혜원이 그녀의 인스타그램에 남긴 서글픈 사연 하나가 화제가 됐다. 그녀의 딸 안리원이 댓글을 읽고 있는 걸 보고 화들짝 놀라 부숴버릴 듯이 컴퓨터를 꺼버리곤 아이와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는 이야기였다.'14년 전부터 내가 겪었던 그걸… 얼마나 아픈지 아는데… 미안하고 또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엄마가 너무 미안해. 미안하다. 리원아. “엄마, 내 이름은 ’안정환 딸‘이 아니라 ’안리원‘인데요.”하며. 내 이름을 잃은 나랑 같은 절차를 겪게 하는 게 너무 미안하구 미안하다.'그녀의 호소가 너무나도 절실했기에 일부
25일 방송된 무한도전 401회는 전편에서 방영된 400회 특집 – 비긴 어게인 2를 이어나갔습니다. 한 팀이 된 유재석과 정형돈은 급기야 인적 없는 산장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됐습니다. 두 사람의 유명세에 몰려든 인파, 혹여 시민의 도시락에 먼지라도 들어갈까 염려한 국민MC 유재석의 극진한 배려 덕분이었습니다.벌써 8년이나 이런 유재석과 동행중인 정형돈은 누구보다 그의 마음을 잘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인적 없는 곳을 한번 찾아볼게요.” 두 사람은 검색을 통해 정형돈이 알아본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사람 없는 곳을 찾아 찾아 달려온 강원도 영월. 열 시간을 함께한 두 사람. 캄캄한 밤하늘을 덜컹대는 트럭 타고 달리는 둘이 꼭 사람 많은 낮 시간을 피해야 하는 흡혈귀 일족 같아 안쓰럽더군요.“운전하
드라마 '뻐꾸기 둥지'의 뒷심이 무섭습니다. 전작 ‘루비반지’의 황순영 작가와 복수의 여왕 장서희가 손을 맞잡아 ‘대리모’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내세운 이 드라마는, 또 하나의 여주인공 이채영의 개연성 없는 복수 동기와 극을 이끌어가기에는 부족한 연기력으로 혹평을 받았습니다.하지만 KBS 일일극은 망하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죠. '뻐꾸기 둥지' 역시 미흡했던 초반의 성적을 후반의 뒷심이 보완하며 일일 드라마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10퍼센트 내외로 시작했던 시청률이 어느덧 두 배 가까운 성적으로 자리잡았고, 최근 방송은 22.2%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며 마의 20% 영역을 뚫었습니다.'뻐꾸기 둥지'가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대책 없는 악녀 이화영(이채영 분)에게 바보 같이 당하기만 했던 백연
를 향한 대중의 시선이 곱지 않다. 이제 막 4부작인데, 실패라고 단언하기엔 이른 감이 있지만 워낙 그 난리를 치고 기획한 작품인 데다 센세이션한 첫 번째 리메이크의 우수 견본이 있으니 성급한 실망감이 앞서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실패의 원인으로 손꼽는 것은 여주인공 설내일, 즉 노다메의 완성도다. 노다메(설내일) + 칸타빌레(cantabile=노래하듯이)! 제목부터가 여주인공의 이름과 클래식 용어의 혼합인 이 작품은 여주인공인 설내일이 곧 음악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정체성이다. 만화 원작인 노다메 칸타빌레가 이질감 없이 드라마화 될 수 있었던 까닭 또한 비현실적인 인물 노다메를 원작 이상의 완성도로 승화시킨 배우 우에노 주리의 공이 컸다. 노다메 칸타빌레에
호평 받은 작품의 리메이크는 원작과 사사건건 비교 당해야 하는 숙명이 뒤따른다. 그러니 평타만 쳐도 본전은 찾은 거다. 국내 웹툰계의 센세이션인 ‘미생’을 리메이크하고도 극찬이 터진, 실사화 된 ‘드라마판 미생’은 본전 그 이상을 회수한 셈이다. 주말을 기점으로 현 2회까지 방영된 미생은 이 땅의 수백만 직장인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칭찬받고 있는 중이니까. 물론 그 공의 일부는 잘 빠진 캐스팅이다.리메이크작의 관건은 역시나 캐스팅이다. 애초에 실사화 된 작품을 리메이크하는 수준이라면 좀 나을 텐데 – 그건 그나마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니까 – 이건 그림을 상대로 싸우자는 격이니 당해낼 재간이 없다. 인간이 표현할 수 없는 한계조차 가능함이 그림일지니. 원작 팬의 기대치는 현저히 높고 때문에 배우의 부담은 커
이 나이를 먹고 새삼스레 깨닫게 된 건 모든 선택은 가보지 못한 길의 아쉬움을 동반한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은 선택하지 않은 나머지를 아쉬워하며 평생을 보낸다. 그 과정을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한 분야의 최고가 될 수밖에 없다.무한도전 400회 특집은 뜻밖에 검소했다. 연출이나 콘셉트의 특별한 터치 없이 멤버들끼리 짝을 지어 소풍을 떠난 것으로 족했다. 그 소박함이 오히려 무한도전이 성장시킨 9년간의 결과물을 사색할 수 있게 해주어 좋았다.유재석의 짝은 정형돈이었다. 둘은 세종대왕릉으로 나들이를 떠났다. 벌칙 게임이나 미션 수행이 필요치 않은 단순 나들이라 비록 방송이지만, 소풍 떠난 초등학생처럼 설렜을 두 사람이다. 허나 기대감에 찾아간 나들이는 실패로 돌
화제의 리메이크, tvN의 새 드라마 이 시청자의 호평 속에 성공적인 첫 선을 보였습니다. 미생은 2012년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연재된 인기 웹툰으로 2013년 ‘미생 프리퀄’이라는 옴니버스 형식의 단편 영화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바둑에서 집이 두 개 이상 있어야 ‘살아있다’라고 합니다. 두 개 이상의 집을 갖기 위해, 평생을 힘겹게 살아가지만 두 집 내고 안정을 꾀하기란 만만치 않습니다. 겨우겨우 돌 하나 더 잇는 삶이 어느덧 뒤돌아보면 대마가 되어 포기도 쉽지 않게 되지요. 겨우 두 집이라도 내기 위해서, 살아있기 위해서, 자신의 한 판 바둑(삶)을 승리하기 위해서 터벅터벅 한 수, 한 수 돌을 잇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웹툰 미생 예고편에서 -아직 살아있
MBC 프로그램 ‘코미디의 길’이 지난달 28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됐다. 하지만 그 마무리는 ‘종영’이라는 부드러운 어감조차 어울리지 않는 잔혹성이 있었다. 28일 방영분이 마지막 방송이었는데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시청자조차 그날이 마지막임을 알지 못했다. 시청자가 종영 사실을 깨달은 건 2주가 지난 15일이었다.코미디의 길 마지막 회는 지금이 마지막임을 알리는 특집 방송이라든지, 하다못해 ‘이제까지 코미디의 길을 시청해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라는 형식적인 이별 문구조차 없었다. 방송사에서 딱히 공지해준 사항도 없었기 때문에 시청자는 끝난 프로그램을 붙잡고 지난 2주간의 결방을 기다렸던 것이다. MBC의 잔혹한 폐지 방식은 이번 일이 처음이 아니었다. 몇 해 전 MB
맹세코 문준영이 ‘을’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9월 중순. “제 프로필사진은 우리 제국의 아이들 태헌이를 아프게 한 일본 다나카 선수입니다.” 포문을 열었던 문준영의 절절한 호소들. KBS 드림팀에서 부러진 다리를 철심 박은 채라는 제국의 아이들의 리더 문준영. 그의 첫인상은 무척이나 순수하고 우직한 사람으로 보였다.9월 21일, 문준영은 본인의 SNS에 장문의 호소문을 썼다. 그만큼이나 대중에겐 낯선 멤버인 김태헌이 최근 격투기 데뷔전에서 흠씬 두들겨 맞은 일이 분노의 포문이 되었을까. 동료를 걱정하던 그의 문장은 담담했던 기록이 가속도를 붙여 항의서한이 됐다.‘앞으로 가슴에 담아둔 얘기 눈으로 본 세상 눈물로 느낀 인생 모두 소통하고 대중 분들에게 알리겠습니다. 팔로우 많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국판 노다메가 첫 선을 보였다. 여주인공의 이름이자 드라마 제목으로 두루 쓰였던 ‘노다 메구미’라는 일본식 이름 위에 새겨진 ‘설내일’ 그리고 ‘'내일도 칸타빌레'’. 마치 KBS 일일 연속극 풍의 이 밝고 씩씩한 리메이크부터가 국내판 노다메의 취지이자 미리 펼쳐놓은 미래였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억척스런 이름 바꾸기에서부터 엿보였던 리메이크의 결과물은 원작도 아닌 일본 드라마를 똑같이 따라하면서 막상 완성도는 그보다 못했다.네티즌으로부터 지적 받은 '내일도 칸타빌레'의 첫 번째 무리수는 역시나 드라마의 상징이랄 수 있을 여주인공 ‘노다 메구미’의 퀄리티 되시겠다. 이미 네티즌으로부터 해썹 마크 달기보다 더 깐깐하게 검증받아 이 배우 저 배우 고사하며 한숨 돌려 들어온 배우 심은경
‘왔다! 장보리’가 총52부작으로 종영됐다. 이 아쉬움과 먹먹함을 어찌하리오. 드라마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2014년의 황폐화된 안방극장에서 ‘왔다! 장보리’는 한 그루의 상쾌한 소나무였다. 초반 스퍼트가 중요한 통속극에서 뜻밖에 미흡한 반응의 초창기였지만, 선구안 대단한 일부 시청자의 입소문이 알음알음 퍼져 지금의 결과를 이룩했다.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역시 부자는 망해도 3년 간다는 속설이 안방극장 등지에서도 진리로 통한다는 사실이다. 드라마 ‘아내의 유혹’으로 누구도 깨뜨릴 수 없었던 임성한 월드의 아성을 위협한 김순옥 작가의 차진 필력은 숨 막히는 스피드,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시청자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래서 한동안 ‘아내의 유혹’은 막장 드라마는커녕 명드로 불려야 한다는 찬사를 받으며 막장
일부 서양에서는 어린이의 외모를 칭찬하는 발언이 암묵적으로 금지되어 있다고 합니다. 칭찬 또한 평가의 일환이며 일부의 어린이에겐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차별 행위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라나요. 생경하지만 우리 어른이 새겨들어야 할 먼 나라의 교육 방침이 아닌가 싶습니다.지난주 ‘아빠! 어디가?’에서 일어난 일부 어른들의 외모 서열화를 보며 문득 외모 칭찬의 반작용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마치 아역 배우 같은 깜찍한 외모로 본격 출연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민율이의 여자 친구 지민이. 부리부리한 이목구비의 아빠를 쏙 빼어 닮은 그 얼굴이 어찌나 깜찍하던지. 정말 유별나게 예뻤던 탤런트 김민정의 아역 시절이 겹쳐 보일 정도였습니다. ‘아빠! 어디가?’의 친구 특집에서 아빠들과 친구들 사이에
지금으로부터 대략 10년 전, 유재석의 ‘천하제일 외인구단’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오합지졸 버라이어티의 시초라고 말할 수 있을 이 프로그램은 소위 떼거지 쇼에서 유재석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빛을 발한 버라이어티다.마이너격의 다수 예능인과 형, 동생하며 난장판의 팀을 통솔하던 유재석은 시종 어깨의 힘을 풀고 깐족대다가도 프로그램의 말미에선 정말이지 송구스러워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얼굴로 “시청자 여러분 죄송합니다!”를 외쳐대곤 했었다.그 분야의 초고수라고 할 수 있을 단 한 명의 달인과 경험 무의 초보들이 대결하는 콘텐츠라 아무리 일대 다수라 해도 상대가 될 턱이 없었고 전승 무패는커녕, 프로그램이 끝나기 전까지 단 한 판의 일승이라도 따내는 것이 관건이었기에 미션에 실패한 유재석은 시종일관
인터넷은커녕 PC통신조차 대중화되지 않았던 90년대 초반, 미확인 비행물체처럼 등장한 서태지와 아이들은 다가가지 못하는 저쪽 세상을 연결하는 인간 포털이었다. 서태지는, 마니아들 사이에서나 알음알음 전해지던 저 세계의 최신 음악을 특유의 깔끔한 손길로 현지화했다.무엇보다 신선했던 것은 음악 그 이상인 서태지와 아이들의 이데아를 총괄하는 전략이었다. 투명한 안경 뒤에 반짝이는 영민한 눈빛만큼이나 서태지는 머리가 좋은 사람이었고, 그가 닿은 손길은 고착화된 패러다임을 무너뜨리는 혁신을 선사했다. 상표를 떼지 않은 의상 같은 소소한 것들에서부터 앨범과 다음 앨범 사이에 틈을 두어 ‘잠적 기간’을 갖는 가수들의 연례행사 또한 그가 대중화한 것이다.서태지의 해피투게더 출연이 감정의 호불호를 떠나 애석했던 것은
‘장보리 촬영 중 시민이 연민정에게 욕함’이라는 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무려 128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한 이 영상은 드라마 ‘왔다! 장보리’를 촬영하던 도중 지나가던 시민에게 욕을 먹어 울상 짓는 배우 이유리의 일상이 담겨있다.비단이 역의 아역 김지영에게 장난을 거는 남녀주인공을 엄마미소로 바라보던 이유리는 그 와중에도 감정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몰입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정신을 가다듬고 막 촬영에 들어가려던 도중 그녀를 스쳐 지나는 버스 한 대에서 “저 나쁜X”이라는 욕설이 터져 나왔던 것이다.차가운 도시 여자 연민정의 비소에서 순식간에 댕그란 토끼눈의 이유리가 되어버린 그녀. 어찌할 바를 모르는 이유리를 보며 나는 아마도 그 속은 웃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대낮의 길 한복판에서 여배우가
‘뮤지컬’의 계보를 잇는 ‘렛잇비’는 개그콘서트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코너다. 개그가 7할, 음악이 3할인 개그+콘서트에서 노래와 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문율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처음 ‘직장인의 애환을 노래와 유머로 승화’한 렛잇비가 대중에게 선을 보였을 때 오래갈 수 있을지를 염려했었다. 신박한 코너라는 생각은 했지만 매회 방영하기엔 한계가 있는 소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직장인의 희로애락을 경험 없는 연예인들이 제대로 그려낼 수 있을지 또한 미지수였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가 되었다. 파일럿 방송 같았던 시범 기간을 거쳐 정규 코너로 우뚝 선 렛잇비는 힙합의 신, 선배, 선배! 등의 뒤를 이어 개그콘서트 내의 최고 인기 코너로 자리매김했다. 소재의 한계가 있
‘이게 바로 현실 부자지간’ 어린 네티즌 사이에 새삼스레 트롯 가수 설운도의 이름이 회자되곤 했었다. 가수 설운도가 아니라 아버지 설운도의 가치가 재평가된 것이다.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한 설운도와 그의 아들 루민의 일상은 연예인 부자의 선입견을 무너뜨리며 익숙해서 도리어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그런데 왜 알도 없는 안경을 끼고 오셨어요?” “아빠 알도 없는 안경 쓰는 거 하고 너하고 무슨 관계가 있어?” 쫓고 쫓기는 톰과 제리처럼 대화의 9할이 입씨름인 설운도 부자. 어찌 보면 패륜이 아닌가 싶어도 꾸중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박힐 못이 아닌 엔돌핀 같은 설운도의 입담과 싫은 소릴 들어도 배시시 웃고 마는 아들 루민의 선선한 대응은 그저 유쾌할 따름이었다. 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