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이 휘청거리던 시절, 조선업의 메카 거제시에 취재하러 내려갔던 이승문 피디는 우연히 지도를 보고 거제 여상을 찾았고 거기서 '땐뽀걸즈'라는 동아리를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동아리에서 느껴지는 에너지에 빠져 카메라를 돌리기 시작한 지 어언 1년, 그렇게 다큐 가 탄생되었다. '완뚜쓰리뽀, 완뚜쓰리뽀', 자이브와 차차차를 추는 열여덟 소녀들의 기록은 을 통해 방영되었고, 이후 영화 버전으로 개봉하여 2017 박찬욱 감독이 뽑은 올해의 독립 영화, 2017 푸른 미디어 청소년 부문 상, 그리고 2018년 54회 백상예술대상 TV교양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이어 8부작 드라마로 각색되어 12월 3일부터 방영되었다. 만년 9등급,
하늘을 나는 슈퍼맨도 아니고, 밤하늘을 가르는 배트맨도 아니고, 시대를 가로지르는 원더우먼도 아니고, 물을 가지고 어찌하는 아쿠아맨이라니! 인지도도 활용도도 떨어지는 히어로라 생각했다. 더구나 DC의 2017년 작 의 만듦새를 돌이켜보면 더욱 기대가 되지 않았다. 그간 DC의 작품들, DCEU가(DC Extended Universe; DC코믹스에 등장하는 슈퍼 히어로 영화 세계) 최근 을 빼놓고는 주목받지 못하며 마블에 '완패' 아닌가라는 섣부른 판단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저스티스 리그의 주연도 아닌 의 성공을 점치기는 어려웠다. 더욱, 아쿠아맨이란 캐릭터 자체가 낯선 우리나라에서는.그런데 드라마는 작가 놀음, 영화는 감독 놀음이라더니 ‘made by 제임스 완’
KBS의 단막극 시리즈는 유구하다. 1984년 을 시작으로 , , , 일요베스트(199~2000)>,
결혼적령기의 딸을 둔 언니는 벌써 몇 년 전부터 딸내미 시집보낼 걱정을 한다. 심지어 서른을 넘어서면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할 테니 알아서하라고 엄포까지 놓았단다. 하지만 웬걸, 언니가 목을 매는 그 딸내미는 엄마의 마음이 무색하게 당장 결혼 생각이 없단다. 조카의 눈이 높아서일까? 시간 날 때마다 여행 다니고 맛집 찾아다니는 것으로 만족해서일까? 아니 그보다는 이른바 '결혼적령기'라는, 어른 세대가 만들어 놓은 그 프레임에 자신을 꿰어 맞추는 것이 싫어서가 아닐까? 조카처럼 '비타협적 저항'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젊은이들이 등장하고 있다. 작정하고 결혼을 안 하겠다고 한다. '비혼주의자'이다. 얼마 전 동창 모임, 아이들 결혼 얘기가 자연스레 나왔다. 결혼하기 힘든 세상 이야기가 오가다, 결혼하지 않겠
토비 맥과이어 아니고서는 스파이더맨을 생각할 수 없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토비는 거미줄을 뽑아 벽을 타는 스파이더맨이기엔 중후해져갔다. 결국 우리가 영화로 만난 유일한 스파이더맨 같았던 토비 맥과이어는 1,2,3 트릴로지 시리즈를 남긴 채 앤드류 가필드의 에 바통을 넘겼고, 다시 앤드류는 에 수다쟁이 카메오 소년으로 등장한 톰 홀랜드에게 스파이더맨을 계승시켰다. 그 뒤로 참여수업 대신 벽을 타던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이언맨 아저씨의 지도 편달을 받아 어엿한 어벤져스 군단의 일원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던졌다. 그렇게 미소년 백인 배우들에 의해 계승되던 . 너드라 놀
하나의 드라마가 대중의 관심을 받을 때 주목받는 건 주로 주연배우들이다. 하지만 드라마가 잘 될수록 이른바 '현장 분위기도 좋았다'라는 후일담이 전해지듯 몇 달의 짧은 시간 동안 잠을 줄여 모두가 공동의 목표를 향해 매진해 가는 '특공작전'처럼 드라마를 만드는 과정에서 '협업'의 시스템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기꺼이 주연배우들의 꽃받침이 되어 그들을 빛나게 해주는 역할에 매진하는 조연배우들이야말로 어쩌면 드라마의 진짜 실력자일 수도. 2018년 수많은 드라마들이 명멸하고 그 속에서 스타들은 빛을 발했다. 하지만 그 스타들만큼 올해 우리가 드라마를 만끽하도록 해준 이들이 있으니 바로 누군가의 엄마, 아내, 유모로 등장했던 '그녀들'이다.선과 악, 그 경계가 자유로운- 김혜은
지상파, 케이블, 종편, 심지어 웹드까지 범람하는 드라마 시장, ‘이런 드라마가 있었어?’라고 할 정도로 수많은 드라마들. 10%가 넘으면 대박, 애국가 시청률인 1%도 생소하지 않을 정도로 드라마의 제작 편수는 늘어났지만 과연 그 양만큼 질을 담보해 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2018년이다. 그래도 이들 드라마가 있어 볼 맛이 났다는 몇몇 드라마들이 두드러진 활약을 선보였다. 여전히 왕좌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김은숙 작가의 은 '명불허전'이었고 의 박해영 작가에게 는 '환골탈태'였으며 서재원 작가의 에 이르면 '개과천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제 아무리 드라마는 '작가 놀음'이라지만 이들 드라마를 작가
내가 고통 속에서 헤매고 있을 때 가장 위로가 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나와 비슷한 처지나 나보다 못한 사람이라는 게 솔직한 '인지상정'일 것이다. 이른바 동병상련, 저러고도 사는데 혹은 나와 비슷하다는 연민으로 뜻밖에도 내 삶을 버텨낼 에너지를 얻는다. 얍삽하다고? 아니 '사회적 존재'로 태어나고 살아온 인간이기에 불가피한 감정이라고 하는 게 더 맞다. 늘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인 우리들은 그 함께 살아가는 '누군가'가 나보다 잘 살고 있다면, 내 삶의 가치를 '인정'받기 힘들 터이니. 그러기에 성장시대를 일궈낸 우리 부모 세대는 이미 그들보다 더 잘살기 힘들다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확증된 자식 세대에게 어쩌면 '넘지 못할 산'과도 같은 부담이다. '거산'에 막히고 전쟁과도 같은 현
OCN에서 처음으로 편성한 수목 밤 11시 드라마, 그 첫 테이프를 끊은 는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했다'는 말을 증명했다. 1.575%(닐슨 코리아 전국 케이블 기준)로 시작했던 드라마. 하지만 드라마에 잠시 출연했던 배우의 SNS에 궁금증의 댓글이 달리고, 이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들조차도 드라마 중 악의 절대세력을 상징했던 박일도의 정체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그 정체가 밝혀졌음에도 외려 긴장감이 더해지며 끝까지 시청자들을 흡인시키며 주인공 세 사람 '김동욱, 김재욱, 정은채'는 열화와 같은 지지와 함께 4.073%로 '신드롬'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리고 '엑소시즘'을 내건 이 드라마에 대한 관심은 당연히 종영 전부터 예고되었던 같은 방송사의 주말 드라마
MBC 는 ‘해와 하늘빛이/ 문둥이는 서러워// 보리밭에 달 뜨면/ 애기 하나 먹고//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라는 서정주 시인의 란 시로 시작되었다. 아니, 그 시의 한 구절 '애기 하나 먹고'처럼 드라마는 ‘아이’의 희생에 대한 사건을 시로 수식하여 시작되었다. 죽음과 시 그리고 아이 시작은 아이의 죽음이다. 남편과 아이 그리고 이제 곧 세상으로 올 둘째를 가진, 세상 부러울 것 없었던 아동상담사 차우경. 그렇게 햇살 같았던 그녀의 일상은 우연히 그녀 앞에 뛰어든 어린 소년으로 인해 어둠이 깔린다. 그렇게 우경에게 벌어진 우발적 사고와 함께 시작된 강력반에 배당된 의문의 사고들. 아동학대 치사 공범이 차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되고, 그
MBC가 2018년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내세운 마지막 작품은 월화 미니시리즈 이다. 2016년 이후 2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신하균을 주인공 나쁜 형사인 우태석 역으로 내세운 이 드라마는 영드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미 입소문이 자자했던 의 '리메이크' 작이다. 또 한 편의 영드 리메이크 그간 우리나라에서 스테디셀러가 되다시피 했던 일드(일본 드라마)나 미드(미국 드라마)의 리메이크 작들이 이나 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 올해는 부진했다. 그런 상황에서 가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에서 성공하며, 제작 편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콘텐츠 고갈에 시달리는 드라마 시장에 '영드'라는 새로운
스페인의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으로 유명한 이곳에 유진우(현빈 분)가 온 이유는 관광 때문이 아니다. 간밤에 온 한 통의 전화, AR(Augmented Reality) 즉 증강현실 게임의 개발자라는 사람의 전화 한 통에 그는 바로 이곳 그라나다로 날아왔다. 그리고 그 AR 게임의 유입 도구가 된 렌즈와 인이어를 끼자, 관광지 그라나다가 달라진다.광장에 우뚝 서있던, 검을 든 무사의 동상이 뛰어내린다. 그리고는 다짜고짜 진우를 향해 달려든다. 무방비 상태에서 진우는 당연히 일격을 당하고. 다음 순간 '치명적 상처를 입었다'는 문구와 함께 레벨 1의 첫 번째 게임에서 그는 로그아웃당하고 만다. 그렇게 시작된 게임, 그라나다의 한 광장을 배경으로, 거리의 맥줏집 화장실에서 찾은 녹슨 철검으로 진우의 도전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화두가 되었다. 그런데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젓는다. 심지어 나라를 위해 총을 들고 싸울지언정 나를 위해 아이를 낳는다는 건 '언어도단'이라며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맞는 말이다. 한참 아이 낳기 좋을 건강한 시절엔 진학이니 취업이니 하느라 엄두를 못 내다 막상 아이를 낳으려니 임신이 쉽지 않은 시대, 이 아이러니한 세태에 대해 EBS 1TV 가 분석한다. 왜 비혼주의일까? 33세 한종택 씨는 안정된 직장을 구하자 집을 옮겼다. 새 침대도 놓고 전등도 새로 사며 공간을 꾸미기에 한창이다. 하지만 그런 그의 집은 오로지 그만을 위한 공간이다. 이른바 '비혼주의', 그게 결혼에 대한 그의 입장이기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는 가장 쉽고 위험한 방법은 이해할 수 있는 것만 이해하는 것이다. 가장 쉽지만, 이것은 사실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해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해하지 않는 것보다 위험하다. -이승우, 중가짜뉴스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다. 단순히 맹목적 소비가 아니라, 어떤 의도를 가지고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이들의 '불순한 음모'에 대한 의심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과연 무엇 때문에 '가짜'가 만들어지는가? 그에 대한 생각을 를 통해 짚어볼 수 있을 것이다. 소녀가 사라졌다 알프스 산맥에 둘러싸인 외딴 마
해와 하늘빛이 문둥이는 서러워보리밭에 달 뜨면애기 하나 먹고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 서정주란 역설적 제목을 가진 MBC 수목드라마는, 그 제목보다 더 미스터리한 설정으로 시작된다. 운동장, 달리기가 시작되고 아이는 전력질주를 한다. 1등으로 골인. 하지만 소란스러움도 잠시, 자신의 아이를 얼싸안고 돌아서는 학부모들 사이 아이는 홀로 서있다. 그도 잠시, 어느덧 아이는 계단 위에 서 있고 그곳에서 자신의 몸을 날린다. 보호받지 못한 아이 결국 아이는 상담센터에서 우경(김선아 분)를 만난다. 햇살이란 태명의, 어린 딸이 기다리는 남동
두터운 외국 장편소설을 읽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아마도 그 '사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위해서는 절반의 페이지가 넘어가야 하거나, 심지어 2/3정도 되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초반의 장황한 설명들은 본격적인 사건을 위한 치밀하고도 필수적인 주춧돌이다. 1926년부터 1945년까지의 시간을 2년마다 5편에 걸쳐 만들 시리즈에서 가 바로 그 시리즈를 위한 장황한 ‘입문서’의 역할을 한다.돌아온 해리 포터 월드 뉴톤 아르테미스 피도 스캐맨더, 줄여서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디메인 분)는 마법 동물학자로 무려 52판에 이르는 의 저자이다. 후에 그의 책이 마법학교 호그와트에서 교과서로 사용되
2018 창사특집 SBS 대기획 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공정성' 문제를 다뤘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로부터 시작된 질문은 올해 정규직 전환과 관련된 젊은이들의 분노와, 한 해 수능 시험자의 3/4이 응시하는 각종 공시와 관련된 한국형 능력주의에 다다른다. 그리고 ‘시험을 통한 경쟁은 공정한가’라는 회의적 물음으로 1부는 끝을 맺는다. 그리고 11월 18일 이어진 2부는 '운'과 '능력'에 대한 질문을 이어간다. 그를 위해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는 한국 사회에서 '대박'을 터트린 사람들을 인터뷰한다. 그런데 그들의 답은 한결같다. “제가 이만큼 성공한 건 운도 중요하지만 노력이 더 중요해요.” 즉, 운이 아니라 '노력'이란다. 자기가 정
장르물의 본가하면 이젠 누구라도 OCN을 떠올린다. 바로 그 '장르물'이라는 수식어로 오늘날의 OCN의 존재를 있게 한, 첫 드라마가 있다. 바로 2010년 희귀병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의학과 범죄수사를 결합한 시즌 1이 그것이다. 이즈음이야 의학과 범죄수사의 결합이 새로울 게 없지만, 당시만 해도 '법의학 연구소'가, 의사가 수사의 주체가 된다는 사실은 신선하고도 획기적인 것이었다. 더구나 거기에 '희귀병'이라니. 그런 취지에 걸맞게 시즌 1은 ‘이런 병도 있었어?’라고 할 만큼 근이영양증, 포르피린증, 길랭-바레 증후군 등 세상의 다양한 희귀질병을 끌어 모아 이 질병을 매개로 벌어지는 우리 사회의 10가지 범죄를 다뤄내며 메디컬 수사극의 신기원을 열었다. 그로부터 2011년,
시부모님 두 분은 만주에서 만나셨다고 한다. 그곳에서 결혼해 일가를 이룬 두 분은 해방과 이어진 전쟁의 격변기에 아이들을 이끌고 남으로 내려왔는데, 시아버님의 형제분은 그곳에 남았고 시어머님의 동생분들은 고향인 북쪽에 머물렀다. 그리고 몇십 년 후 아버님의 동생분, 시숙부님과 그 식솔들은 '조선족'이 되었고, 시어머님은 '이산가족'이 되었다. 아마도 시아버님이 내려오지 않았다면 남편의 일가도 조선족이란 이름으로 지칭되었을 것이다. 한반도의 비극적 역사가 품은 슬픈 설화와도 같은 이야기. 하지만 그 비극은 현재로 오면 '편견'과 '사회적 문제'로 귀결된다. 그 역사와 현실의 행간에 대해 재중동포인 장률 감독이 '페이소스' 짙은 이야기를 건넨다.사랑, 그 무너져버린 아집의 노래여
성인이 된 이후 부모님, 그중에서도 어머니, 엄마와 '대화'를 해본 적이 있나요? 직장인 평균 부모님께 안부 전화하는 횟수 1년에 37통으로 한 달 평균 3통, 열흘에 한 통인 셈이다. 횟수만이 문제가 아니다. 통화를 해봐야 3분을 채우기가 버거운 게 현실, 어른이 되어갈수록 어른이 되고 나면 점점 더 부모님과의 대화가 어색해지는 상황. 은 언제나 '엄마'의 자리에 머물렀던 엄마를 '한 사람의 인생'의 관점에서 들여다보고자 한다. 그리고 그 들여다보는 주체는 다름 아닌 어느덧 엄마가 된 ‘자식’이다. 시작은 엄마들의 팟캐스트 방송이다. 45개월, 36개월 고만고만한 아이를 둔 엄마들이 모여 새삼 깨닫게 된 '엄마'를 이야기하며 다큐의 물꼬를 튼다. 김주강 씨는 자신이 아이의 생물학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