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노하연 기자] ‘12.3 내란사태는 정당하다’ ‘선거에 중국인이 개입했다’ ‘서부지법 폭동은 국민 저항권 행사다’ 등의 극우적인 주장이 보수 성향의 극우 유튜브 채널 시청과 관련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과몰입층의 경우, 시민 대다수의 상식과 동떨어진 사회 인식을 가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IN은 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2025년 유권자 인식 여론조사’ 결과를 25일 발행된 시사IN 제910호에 게재했다. 시사IN은 “보수 유튜브 시청자 중에서도 하루 1시간 이상 시청하는 과몰입층과 1시간 미만 시청층, 그리고 보수 유튜브를 시청하지 않는다는 미시청층 사이 견해가 확연히 갈렸다”며 “보수 극우 유튜브 시청자일수록 12·3 쿠데타를 정당하게 여기고, 윤석열 탄핵에 반대할 것이라는 추측이 ‘〈시사IN〉-한국리서치 2025년 유권자 인식 여론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의 정당성’ 질문에 “잘못됐다”는 응답률은 73% “정당했다” 18% “모르겠다”는 9%로 나타났다. 보수 유튜브를 하루에 1시간 이상 시청한다고 밝힌 이른바 보수 유튜브 과몰입층 68%는 “비상계엄은 정당하다”고 답했다. 27%만 “잘못됐다”고 답했다. 보수 유튜브를 시청하되 하루 1시간 미만 시청하는 응답자의 60%가 “비상계엄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보수 유튜브 과몰입층은 1.19 서부지법 폭동, 부정선거 중국인 개입 음모론 등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응답률과 동떨어진 결과를 보였다. 1.19 서부지법 폭동에 대해 전체 응답자 70%가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자 중대한 도전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으며, 20%가 ‘불법·무효인 구속영장 발부에 대한 국민의 저항권 행사’라고 응답했다. 10%가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보수 유튜브 과몰입층 63%는 서부지법 폭동이 ‘국민의 저항권 행사’라고 답했다. 보수 유튜브를 1시간 미만 시청한다고 밝힌 응답자 58%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답했다.
보수 유튜브 과몰입층의 헌법재판소 신뢰도는 낮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종 변론기일이 25일로 정해진 가운데 탄핵심판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받아들일 것이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50%, ‘내가 기대하는 결과가 아니라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답한 응답자는 39%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10%로 나타났다.
반면 보수 유튜브를 1시간 이상 시청하는 응답자는 68%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답했으며 27%만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진보 유튜브를 1시간 이상 시청하는 응답자 중 38%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답한 반면 57%가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부정선거에 중국인이 개입했다는 음모론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쪽도 보수 유튜브 과몰입층이었다. 선거에 중국인이 개입했다는 ‘중국인 개입설에 대해 동의하는지’ 묻는 질문에 대한 전체 응답은 ‘동의하지 않는다’ 60%, ‘동의한다’, ‘모르겠다’가 각각 20%로 나왔다. 반면 보수 유튜브를 1시간 이상 시청하는 이들의 66%가 중국 개입설에 동의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24%다. 보수 유튜브를 1시간 미만으로 시청한다고 밝힌 응답자들 역시 ‘동의하지 않는다’가 48%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차지했다. ‘동의한다’ 31% ‘모르겠다’ 20%가 뒤를 이었다.
부정선거를 인정하지 않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보수 유튜브 과몰입층 75%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보수 유튜브를 전혀 시청하지 않는다고 밝힌 응답자들 중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힌 응답률은 20%다. 21대 총선에서 인천 연수을에 출마해 낙선한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후보는 총선이 끝나고 ‘부정선거 의혹이 있다’며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2022년 7월 대법원은 “부정선거를 실행한 주체가 존재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증명을 하지 못했다”며 민 전 의원이 제시한 근거인 빳빳한 투표지 묶음 등이 근거로 타당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전체 응답자 중 보수 유튜브 방송을 매일 1시간 이상 시청하거나(75%), 보수 유튜브 채널 시청 개수가 3개 이상(70%)인 응답자들 상당수가 부정선거 음모론을 믿었다. 보수 유튜브를 ‘1시간 미만 시청하는’ 그룹은 44%, ‘1~2개 채널을 시청하는’ 그룹은 50%, ‘0시간 시청하는’ 그룹은 12%, ‘0개 채널을 시청하는’ 그룹 9%로, 보수 성향 유튜브 방송을 적게 볼수록 부정선거 의혹에 동의하지 않는 비율이 높았다.
시사IN은 “윤석열 탄핵 국면에서 보수 극우 유튜브에 몰입하는 세력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이들의 정치·사회 인식이 시민 대다수의 상식과는 동떨어졌다는 점이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며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이후에도 적잖은 사회적 갈등이 불가피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시사IN·한국리서치 공동 ‘2025년 유권자 인식 여론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을 발송하는 웹조사 형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로, 응답률 25.2%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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