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김건희 씨 명품백 수수 사건을 종결 처리한 국민권익위원회가 5천 원짜리 구내식당 식권을 구입, 직원과 식사한 유시춘 EBS 이사장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권익위 국정감사에서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푸디스트 주식회사 EBS 직원 식사 10만 원, 10만 원, 이게 뭔지 아냐"며 "5천 원짜리 식권이다. 유시춘 EBS 이사장이 5천 원짜리 식권을 사서 직원들이랑 구내식당에서 밥 먹은 것을 청탁금지법 위반이라고 해서 수사기관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신장식 의원은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밥 사주면서 청탁을 했다는 거다. 300만 원 디올백(수수)은 종결했다. 국민들이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냐"며 "피신고인인 유 이사장에게 불이익 조치를 했으면 행정절차법상 본인에게 '자료 제출하겠나' '소명 하시겠나' 한 번은 물어봐야 하는데, 그런 절차 없었다. 5천 원짜리 식사는 법 위반이고 디올백은 종결인가"라고 했다.
신장식 의원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김석환 이사에 대해서도 권익위가 명확한 혐의 없이 수사기관에 사건을 넘겼다고 지적했다. 신장식 의원은 "김석환 이사의 경우 현장조사를 했는데 경찰이 조사를 하니까 무혐의 처분이 났다. 그랬더니 권익위가 재수사 요청을 한다"며 "(재수사 결과)또 무혐의 처분을 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김홍일 위원장 체제 권익위는 김석환 이사에게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 경찰에 사건을 이첩했다. 이후 김홍일 권익위원장은 방문진을 관리·감독하는 방통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지난 7월 국회 탄핵소추 절차가 시작되자 자진사퇴했다. (관련기사▶김홍일 권익위가 배임 확인했다던 방문진 이사 '무혐의')

신장식 의원실에 따르면 권익위는 유시춘 이사장을 비롯해 전 정부에서 임명된 언론기관 인사들에 대해 1~2개월 조사를 진행하고 이해충돌방지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의뢰했다. 사건 처리기간은 남영진 전 KBS 이사장은 27일, 정민영 전 방송통신심의위원 10일,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38일, 김석환 방문진 이사 38일, 유시춘 EBS 이사장은 67일 등이다.
그러나 김건희 씨 명품백 수수 사건의 경우, 권익위는 현장조사 없이 116일 만에 종결 처리했다. 박민 KBS 사장 청탁금지법 위반 신고 사건은 현장조사 없이 85일 만에 종결됐고,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 민원사주 의혹(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신고) 사건은 방통심의위로 사건을 송부하기까지 198일이 소요됐다. 권익위가 류희림 위원장이 자신의 사건을 '셀프 조사'하도록 만들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신장식 의원은 김건희 씨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해 '최선을 다해 조사했다'는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적어도 조사를 할 수 없었다고 얘기해야 맞는 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김건희 씨 사건에 대한 권익위 회의록을 보면 '신고자의 신고 내용 외에 별다른 사실관계 조사를 행하지 아니한 채 대통령 선물에 대한 법령 검토와 소관 부처의 운영 현황만을 확인한 상태에서 새로운 증거가 없는 경우, 조사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아 종결처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다수 의견을 확인할 수 있다.
신장식 의원은 "피신고인(김건희) 조사를 안 했다. 6월 대통령실에 현장조사 나갔는데 거부당해서 문앞에서 그냥 돌아오지 않았냐"며 "그런데 왜 사실조사를 했다고 얘기하나. 조사가 안 됐으면 수사기관에 이첩하거나 송부하는 게 청탁금지법인데 그렇게 안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승윤 부위원장은 "그분들(유시춘 이사장 등)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이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는 사실 (권익위에)조사권이 없다"면서 "(EBS)감사실을 통해 가지고 조사를 하니까 충분히 소명을 하라고 이야기를 한다. 남영진 전 이사장은 소명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관련기사
- "권익위, 하다하다 방심위 청부민원을 '공익신고' 판단"
- 류희림 '민원사주' 의혹, 서울경찰청에 재고발…왜?
- "류희림, 우리만큼 당당하면 민원사주 수사 받아라"
- 권익위, 공언련 선거방송심의 북치고 장구치고 '이해충돌' 판단
- '건희권익위' 재확인 "추석명절, 배우자 무제한 선물 가능"
- 주요 일간지 '명품백 종결' 권익위 간부 사망 진상규명 요구
- '대통령실 행정관, 명품백 반환지시 깜빡' 누가 믿을까
- '류희림 민원사주' 공익신고자 "참담하다"
- 방심위 내부서 "권력비호위원회, 류희림 셀프 면죄부 발행"
- 류희림에게 민원사주 맡긴 국민권익위
- 권익위에 '영부인께 300만원 엿 선물 가능' 문의 쇄도
- 참여연대, 권익위 '김건희 명품백' 종결 이의신청…"존재이유 없다"
- 공직사회도 권익위에 뿔났다 "하위직은 티끌도 털면서 권력에는 굴복"
- 전현희가 전한 '건희권익위'의 이유 "KBS·방문진·방심위 현장조사"
- 경향신문 "배우자는 명품백 받아도 된다는 권익위, 존재 이유 없다"
- "권익위, '김건희 명품백' 조사 총선 뒤로 미룬 것"
-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 '권익위 뭐하나' 비판 나오는 이유
- 임은정 "EBS이사장 업추비 수사·징계…검찰총장 식사접대비는?"
- 3대 공영방송 이사들 "EBS 압수수색, 언론말살 폭거"
- 민주당 "강제수사 대상은 EBS 아닌 '청부민원' 류희림"
- 윤 대통령 '언론 쥘 생각 없다' 발언 하루만에 EBS 압수수색
- 검찰, 유시춘 EBS 이사장 '압수수색' 강제 수사
- "류희림, 근무일 208일 중 190일 조퇴"
- '방통위 2인체제' EBS이사, 이사장 자격 행정소송 제기
- 'KBS 장악' 출발점 남영진 이사장 해임 취소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