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 씨와 기자의 돈거래 사건과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썩은 암덩어리를 과감하게 도려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언론노조는 사적 이익 추구 장소로 변질한 출입처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 김만배 씨가 중앙일간지 언론사 간부에게 금품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겨레 편집국 간부 A 씨는 지난 2019년 김만배 씨로부터 6억 원을 빌렸으며 3억원이 더 전달됐다는 의혹이 추가됐다. 한국일보 간부 B 씨와 중앙일보 간부 C 씨는 각각 김만배 씨로부터 2020년 1억 원, 2019년 9천 만원을 전달받았다. 수십여 명의 기자들이 김만배 씨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고, 1백만 원에서 수백만 원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언론노조는 9일 성명을 내어 “2001년 11월 23일 ‘취재 및 보도,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품 수수 등 직접 이익은 일절 도모하지 않고 간접 이익도 엄격히 제한해 높은 청렴성을 확립’하겠다고 밝혔으나 우리의 다짐은 20여 년이 지나도록 언론계 전반에서 공염불에 그쳐왔음이 다시 확인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언론노조는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외유 접대를 받은 조선일보 주필 ▲삼성으로부터 선물을 받고 문자 인사를 한 유력 언론인 ▲가짜 수산업자로부터 각각 접대와 고급 자동차를 제공받은 TV조선 앵커·중앙일보 논설위원 ▲김만배 씨로부터 금품을 받거나 명품 선물을 받은 한겨레·한국일보·중앙일보·채널A 기자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언론계 전반의 도덕성은 완전히 붕괴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몇몇 미꾸라지들이 일으킨 흙탕물이라고 여기기엔 김만배 사태가 초래한 도덕성 붕괴와 언론 불신은 그 파장이 깊고 크다”며 “이미 '양치기 소년’이 돼 말의 믿음을 잃은 언론계가 공멸하지 않으려면 남은 방법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김만배 사태’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언론인들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취재 현장에서 퇴출해야 할 것”이라며 “또한 국민의 알 권리와 권력 견제를 위한 취재보다 사적 이익을 위한 김만배의 놀이터로 변질된 낡은 출입처 문화도 혁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차제에 언론계 전체는 스스로 저질 언론과 언론인을 시장에서 퇴출시킬 강력한 규제 체제를 즉시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말뿐인 윤리가 아니라 행동으로 자정 노력을 증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지금 이 시간에도 김만배 사태에 연루된 부끄러운 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양심적 언론인이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취재 현장에서 분투하고 있음을 잘 안다”며 “썩은 암덩어리들은 과감하게 도려내되 깊은 자성과 중단 없는 노력으로 언론 개혁의 길을 열고 신뢰를 바탕으로 언론자유를 고양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우리의 책무임을 다시 고씹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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